갈 때까지 가보는 거죠 — 소프트웨어 개발과 생계, 지난 10여 년

안녕하세요. Nimf·Guiyom 개발자 김호동입니다.

개발을 계속하기 위해 선택한 일

2015년부터 Dasom에서 Nimf로 이어지는 입력기 개발을 해 왔습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서 다른 프로젝트에 버그를 보고하고 패치를 제공하는 일도 꾸준히 해 왔습니다.

하지만 개발을 계속하는 일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요구사항을 해결해 주지 못하거나 답변이 늦어지면, 개발자가 무능하거나 사용자를 무시한다는 식의 비난을 듣기도 했습니다. 온라인에서 반복적으로 겪은 모욕과 비방은 저에게 큰 스트레스였고, 개발 일정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2016년경에는 군포에서 주간 택배 상차 일을 했습니다. 그때도 Nimf를 한창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2017년에는 다른 직장에 취업할 기회도 있었지만, Nimf 개발을 계속하고 싶었습니다. 당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있었지만 개발을 포기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래, 한번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심정이었습니다.

개발 시간과 생활비를 확보하기 위해 2017년부터 덕평 쿠팡 물류 허브 및 FC에서 일용직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낮이나 밤에 물류센터에서 일하고, 일을 마친 뒤에는 Nimf를 연구하고 개발했습니다.

생계를 위해 개발을 그만둔 것이 아니라, 개발을 계속하기 위해 생계에 필요한 일을 한 것입니다.

2018년 12월 덕평 쿠팡 물류센터 인근에서 촬영한 새벽 풍경

2018년 12월 7일 오전 7시경, 덕평 쿠팡 물류센터 인근에서 제가 촬영한 새벽 풍경입니다. 사진 속 건물은 쿠팡 물류센터가 아닌 인근의 다른 물류시설입니다.

2021년 6월 17일에는 덕평 쿠팡 물류센터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저는 일을 마치고 퇴근하던 길이었습니다. 그 후 그곳에서는 더 이상 근무하지 못했습니다.

2020년 10월 23일 덕평 쿠팡 물류센터 3층에서 촬영한 사진

다들 고마웠어. 2020년 10월 23일 덕쿠 3층에서 찍은 사진.

Nimf 이후에도 이어진 연구개발

저의 개발은 Nimf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GLib를 대체하기 위한 Clair 라이브러리, 파편화된 입력 방식들을 통합하기 위한 Cim(Common Input Method), 콘솔 입력기 등을 개발했습니다. 콘솔에서 입력하다가 멈추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고민하면서 Guiyom GUI 툴킷 개발도 시작했습니다.

그 밖에도 Sonbal, Fasyn, Vring 등 여러 소프트웨어를 만들었으며, Adac도 계속 개발하고 있습니다. 제게 필요한 도구를 직접 만들다 보니 프로젝트가 하나둘 늘어났습니다.

오픈소스 라이선스와 1인 개발은 별개입니다

과거 Nimf를 오픈소스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여러 분쟁과 비난을 겪었고, 그로 인해 개발 일정이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2019년부터는 Nimf를 프리웨어 방식으로 배포·관리해 왔습니다.

현재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오픈소스 공동 개발을 진행하지 않습니다. 일부 프로젝트의 소스코드는 오픈소스 라이선스로 공개했지만, 외부 Pull Request를 받지 않고 제가 독립적으로 개발하는 1인 프로젝트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소스코드를 공개한다는 사실과 외부 개발자들과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운영한다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앞으로 만들고 싶은 것들

2026년에는 제가 개발한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특허 2건을 출원했습니다. 관련된 추가 출원도 계획하고 있지만, 비용 문제 때문에 10월보다는 11월경 진행하게 될 것 같습니다.

Nimf를 셰어웨어 형태로 출시하고 사업자등록도 할 예정입니다. Nimf에서 시작해 Cim, Clair, Guiyom으로 발전시켜 온 기술을 소프트웨어 제품으로 연결하려고 합니다. 과거에 만들었던 애플리케이션도 AI의 도움을 받아 Guiyom 기반으로 다시 작성하고, 셰어웨어 형태로 재출시할 계획입니다.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는 자체 데스크톱 환경까지 개발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을 실현하는 동안에도 생계를 꾸려야 하고, 예상치 못한 일에 대응해야 합니다. 2026년 10월에는 온라인 게시물에 대응하느라 생업과 개발에 지장이 생겼습니다. 이번 사건의 경위와 실제 피해는 별도의 글에 기록했습니다. 과거에 겪었던 일들의 관계자와 이번 사건의 작성자가 동일인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이번 일로 생긴 경제적 손실을 메우기 위해 야간 택배 상차 일도 다시 병행할 생각입니다. 하루 약 15만 원의 수입을 예상하지만, 실제 수입은 근무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2016년 군포에서, 2017년 덕평에서 그랬듯 생계를 위해 일하면서도 개발은 계속하려고 합니다.

저는 소개 페이지에 실명과 사진을 공개해 두었습니다. 제가 실명과 사진을 밝힐 수 있는 이유는 인생을 떳떳하게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2017년부터 틀어진 삶.
각종 역경과 온라인에서 겪은 괴로운 일에도 굴복하지 않고,
갈 때까지 가보는 거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