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스트 담론을 해체하다


최종 수정일:

김호동 <hodong@nimfsoft.art>

머리말

이 책은 프로그래밍 언어 러스트(Rust)를 둘러싼 특정 기술적, 사회적 담론을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분석 대상에는 “메모리 안전성은 러스트를 통해서만 달성 가능하다” 또는 “C++은 더 이상 현대적 시스템 프로그래밍 언어가 아니다”와 같은 주장이 포함됩니다. 이 책은 러스트의 핵심 원칙인 ‘안전성’, ‘성능’, ‘동시성’이 공학적 상충 관계(trade-off,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를 일부 포기해야 하는 설계상의 교환 관계)의 결과물임을 규명하고, 해당 개념들의 역사적, 기술적 맥락을 검토합니다.

이를 위해 본서는 C++, Java, C#, Go, Ada를 포함한 여러 프로그래밍 언어의 설계와 역사에 대한 논의를 포함합니다. 따라서 이 책은 다양한 시스템 프로그래밍 패러다임과 컴퓨터 과학의 기본 원리에 대한 이해를 갖춘 독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본서에서는 러스트 담론에서 주로 비교되는 C++ 외에, 상대적으로 덜 언급되는 Ada 및 그 부분집합인 SPARK를 비교 대상으로 참조합니다. Ada/SPARK는 ‘안전성’이라는 동일한 목표를 다른 철학과 공학적 타협을 통해 달성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분석적 비교 수단(analytical means of comparison)으로 사용됩니다. 이를 통해 러스트의 설계 방식이 여러 가능한 접근법 중 하나임을 분석하고, ‘가비지 컬렉터(GC)1 없는 메모리 안전성’ 원칙에 대한 역사적 선례를 제시합니다. 이 접근법은 C++과의 이분법적 구도를 넘어 기술 평가의 범위를 확장하며, 러스트의 공학적 측면을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평가하는 데 기여합니다.

본서의 분석 대상이 러스트 기술 자체나, 러스트 재단 및 개발팀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명확히 합니다. 러스트 프로젝트의 공식 채널에서는 이 책에서 다루는 기술적 과제들을 개선 사항으로 인식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공식적 활동이 아닌, 일부 온라인 기술 포럼 및 소셜 미디어에서 관찰되는 특정 담론의 형성 및 확산 방식을 분석합니다. 따라서 이 분석은 특정 집단에 대한 평가가 아니며, 기술 생태계의 담론 구조에 대한 이해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본서에서 ‘러스트 담론’은 커뮤니티 전체의 의견이 아닌, 분석 대상으로 선정된 특정 경향성을 지칭합니다.

본서는 러스트의 기술적 성과를 평가절하할 의도가 없습니다. 이 책의 전제는 러스트가 널리 채택된 기술이므로 상세하고 다각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책의 목적은 특정 기술에 대한 지지나 비판이 아닌, 공학적 상충 관계와 기술 담론의 형성 과정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것입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목차


1부: 러스트의 등장과 기술적 특징

1부에서는 프로그래밍 언어 러스트(Rust)가 시스템 프로그래밍 분야의 과제에 어떻게 접근했으며, 어떤 특징을 통해 논의되는지 분석합니다.

첫 번째 장(1장)에서는 러스트의 탄생 배경이 된 ‘성능’과 ‘안전성’의 상충 관계를 살펴보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된 소유권(ownership) 모델, 무비용 추상화(ZCA) 철학, 그리고 카고(Cargo)로 대표되는 생태계 등 주요 기술적 특징들을 소개합니다.

두 번째 장(2장)에서는 이러한 기술적 기반이 개발자 경험(DX), 서사(narrative), 그리고 기관의 후원 등과 상호작용하며 채택에 영향을 미친 복합적인 요인을 분석합니다.

1. 러스트 언어 소개 및 주요 특징

이 장에서는 러스트(Rust) 언어의 설계 철학과 이를 구현하는 기술적 특징들을 분석합니다. 논의는 러스트가 대응하고자 한 시스템 프로그래밍 분야의 문제, 즉 ‘성능’과 ‘안전성’의 상충 관계를 살펴보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이어서,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러스트가 도입한 메모리 관리 모델(소유권, 빌림, 생명주기), C++의 계보를 잇는 ‘무비용 추상화’ 원칙, 타입 시스템을 통한 안전성 확보 방식,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표준화된 개발 도구 생태계 순으로 그 주요 특징을 검토합니다.

1.1 탄생 배경: ‘성능’과 ‘안전성’의 상충 관계

프로그래밍 언어는 각기 다른 이유를 가지고 개발되지만, 러스트는 기존 패러다임에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여 주목을 받았습니다. 러스트의 개발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프로그래밍 분야에서 오랫동안 논의되어 온 선택의 문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 저수준(low-level) 시스템 개발자들은 ‘성능’과 ‘안전성’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한쪽에는 C/C++와 같은 언어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하드웨어를 직접 제어하여 높은 수준의 성능과 제어권을 제공했으나, 세그멘테이션 폴트(segmentation fault), 버퍼 오버플로(buffer overflow), 데이터 경쟁(data race)과 같은 메모리 오류의 처리 책임을 프로그래머에게 부여했습니다. 다른 한편에는 Ada처럼 언어 차원에서 높은 수준의 안전성과 예측 가능성을 추구하며 특정 고신뢰성 시스템 분야에서 사용되어 온 언어가 존재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는 Java나 C#과 같은 가비지 컬렉터(GC) 기반의 언어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자동 메모리 관리를 통해 메모리 안전성을 제공했지만, GC의 런타임 오버헤드와 동작의 예측 불가능성으로 인해 실시간 시스템이나 운영체제 커널과 같은 일부 시스템 영역에서는 사용이 제한되었습니다.

모질라(Mozilla)의 연구 프로젝트로 시작된 러스트는 ‘성능과 안전성’의 상충 관계를 해결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개발되었습니다. 즉, “C++ 수준의 성능을 가지면서도, GC 없이 메모리 안전성을 보장하는 언어”를 만들고자 한 것입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러스트는 설계 초기부터 안전성, 성능, 동시성이라는 핵심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안전성 (safety)

러스트의 핵심 설계 원칙 중 하나는 메모리 안전성입니다. 컴파일 시점에 코드의 메모리 사용 규칙을 검사하여, 메모리 오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비정상적 종료, 데이터 오염, 시스템 제어권 탈취와 같은 문제들을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는 프로그래머의 실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컴파일러가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코드의 컴파일을 차단하는 접근법입니다.

성능 (performance)

러스트는 시스템 프로그래밍 언어를 지향하며, 성능을 핵심 목표 중 하나로 삼았습니다. GC와 같은 런타임에 의존하지 않고, 하드웨어의 성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무비용 추상화(Zero-Cost Abstractions)’ 원칙은, 개발자가 고수준의 추상화 기능을 사용하더라도 추가적인 런타임 비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러스트의 설계 원칙을 나타냅니다.

동시성 (concurrency)

멀티코어 프로세서 환경에서, 여러 스레드가 충돌 없이 데이터를 공유하도록 작성하는 것은 복잡한 문제입니다. 러스트는 언어의 소유권 시스템을 통해, 컴파일 시점에 ‘데이터 경쟁’과 같은 동시성 관련 오류를 찾아내고 방지합니다. 이를 통해 개발자들은 ‘두려움 없는 동시성(fearless concurrency)’이라는 개념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두려움 없는’이란, 데이터 경쟁과 같은 특정 유형의 버그가 컴파일러에 의해 방지된다는 기술적 보장을 바탕으로, 개발자가 동시성 코드를 작성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결론적으로, ‘왜 러스트인가?’라는 질문은 이 세 가지 목표의 교차점에서 설명될 수 있습니다. 러스트는 성능, 안전성, 동시성이라는, 이전에는 동시에 달성하기 어려웠던 가치들을 하나의 언어 안에서 구현하려는 시도입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러스트는 ‘소유권’이라는 개념을 언어의 핵심 기능으로 도입했습니다.

1.2 소유권, 빌림, 생명주기를 통한 메모리 관리

러스트의 목표인 ‘가비지 컬렉터(GC) 없는 메모리 안전성’은 기존 방식과 구별됩니다. C/C++의 수동 관리는 오류 발생 가능성이 있으며, Java의 GC는 런타임 오버헤드를 수반합니다. 러스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런타임이 아닌 컴파일 타임에 메모리 관리 규칙을 강제하는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이는 소유권(ownership), 빌림(borrowing), 생명주기(lifetimes)라는 세 가지 개념으로 구성됩니다.

1. 소유권 (ownership): 모든 값에는 소유자가 있다

러스트의 메모리 관리는 ‘소유권’ 규칙을 기반으로 합니다.

  • 모든 값(value)은 단 하나의 소유자(owner) 변수만을 가집니다.
  • 소유자가 스코프(scope, 유효 범위)를 벗어나면, 그 값은 자동으로 메모리에서 해제(drop)됩니다.
  • 소유권은 다른 변수로 ‘이동(move)’될 수 있으며, 이동 후 원래의 소유자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이 규칙들은 ‘이중 해제(double free)’ 오류를 방지합니다. 또한, 소유권이 이동하면 이전 변수는 사용할 수 없으므로 ‘해제 후 사용(use-after-free)’ 오류가 컴파일 시점에 방지됩니다.

2. 빌림 (borrowing): 소유권 없이 접근하기

소유권 이동만이 유일한 데이터 전달 방식일 경우,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러스트는 ‘빌림’ 개념을 제공합니다. 이는 데이터의 소유권을 넘기지 않고, 특정 스코프 내에서 데이터에 대한 접근 권한(참조, reference)을 일시적으로 허용하는 것입니다.

‘빌림’에는 다음과 같은 규칙이 적용됩니다.

  • 특정 데이터에 대해, 여러 개의 ‘읽기 전용 빌림(immutable borrow, &T)’은 동시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
  • ‘수정 가능한 빌림(mutable borrow, &mut T)’은 단 하나만 존재할 수 있으며, 이 빌림이 유효한 기간에는 다른 빌림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컴파일러는 이 규칙을 통해, 하나의 데이터에 대해 동시 수정 시도나 읽기와 수정의 동시 시도를 컴파일 시점에 차단합니다. 이것이 러스트가 ‘데이터 경쟁(data race)’을 방지하는 원리입니다.

3. 생명주기 (lifetimes): 빌린 데이터의 유효 기간 보장

‘생명주기’는 ‘빌림(참조)’이 유효한 스코프, 즉 ‘생존 기간’을 컴파일러에 명시하는 역할을 합니다.

컴파일러는 생명주기 분석을 통해, 빌려온 데이터가 소유자에 의해 먼저 해제되어 발생하는 ‘댕글링 포인터(dangling pointer)’ 문제를 방지합니다. 즉, “데이터의 실제 생존 기간보다, 그것을 빌려온 참조의 생존 기간이 더 길어지는” 상황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컴파일러가 생명주기를 자동으로 추론하는 경우가 많으나, 추론이 어려운 경우 개발자가 명시적으로 생명주기를 지정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 개념, 즉 소유권으로 자원의 생애를 관리하고, 빌림으로 데이터 접근을 제어하며, 생명주기로 댕글링 포인터를 방지하는 시스템은 ‘빌림 검사기(borrow checker)’라는 컴파일러의 일부에 의해 강제됩니다. 이 검사기는 ‘성능 저하 없는 안전성’을 구현하는 메커니즘입니다.

1.3 무비용 추상화(Zero-Cost Abstractions)의 계보

고수준 추상화와 저수준 제어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추상화 수준’과 ‘성능’은 상충 관계에 있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파이썬(Python)이나 자바(Java) 같은 고수준 언어는 개발자에게 추상화 기능을 제공하지만, 고수준 기능을 사용할수록 런타임 비용(overhead)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반대로 C언어와 같은 저수준 언어는 상대적으로 높은 성능을 제공했지만, 개발자는 수동으로 메모리 등을 제어해야 했으며, 이는 코드의 가독성 및 유지보수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습니다.

C++과 러스트는 이 상충 관계에 대해 “사용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철학을 제시합니다. 이것은 ‘무비용 추상화(Zero-Cost Abstractions, ZCA)’ 원칙입니다. ZCA란, 개발자가 이터레이터(iterator), 제네릭(generics), 트레잇(trait) 등 고수준 추상화 기능을 사용해 코드를 작성하더라도, 컴파일된 최종 결과물은 저수준에서 수동으로 최적화한 코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성능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원칙입니다.

이 원칙의 기원은 C언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C는 struct를 통해 개발자가 메모리 레이아웃을 제어하게 하고, inline 함수나 매크로를 통해 함수 호출 비용을 줄이는 등, 프로그래머가 수동으로 비용 없는 코드를 작성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했습니다. 예를 들어, sizeof 연산자를 사용하여 자료구조의 메모리 크기를 컴파일 타임에 계산하거나, #define 매크로를 활용하여 코드를 컴파일 전에 확장시키는 방식은 런타임 오버헤드 없이 특정 기능을 구현하는 C의 초기 ZCA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C++은 이 기반 위에 언어 차원의 추상화를 구축했습니다. 핵심 요소는 템플릿(templates)과 RAII(자원 획득은 초기화다)였습니다.

  • 템플릿은 타입 검사를 수행하며 컴파일 시점에 여러 타입에 대한 코드를 생성합니다.
  • RAII는 소멸자를 통해 자원 관리를 자동화하는 패턴입니다.

러스트는 C/C++의 ZCA 철학을 계승하며, ‘소유권’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즉, 추상화에 대한 비용을 런타임이 아닌 컴파일 타임에 처리하여 성능 저하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빌림 검사기를 통해 추상화가 메모리 안전 규칙을 준수하도록 강제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는 이터레이터입니다.

// 1부터 99까지의 숫자 중, 3의 배수만 골라 제곱한 값들의 합을 구하는 코드
let sum = (1..100).filter(|&x| x % 3 == 0).map(|x| x * x).sum::<u32>();

이 코드는 filter, map, sum과 같은 고수준 메서드를 연쇄적으로 사용하여 작업을 선언적으로 기술합니다. C언어에서는 for 루프와 if 조건문, 별도의 합계 변수를 사용하는 명령형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러스트 컴파일러는 이 고수준 이터레이터 코드를 최적화하여, 수동으로 작성한 for 루프와 유사한 성능의 기계 코드를 생성합니다. filtermap과 같은 중간 단계의 호출 비용은 컴파일 과정에서 인라이닝 등을 통해 제거될 수 있으며, 또한 메모리 접근이 컴파일 시점에 안전한지 검사합니다.

이러한 컴파일 시점 최적화는 러스트의 타입 시스템과 제네릭, 그리고 컴파일러의 인라이닝(inlining)과 모노모피제이션(monomorphization) 같은 기술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는 런타임 비용을 줄이는 대신 컴파일 타임에 더 많은 처리를 수행하는 방식입니다.

1.4 타입 시스템과 패턴 매칭을 통한 안전성 확보

컴파일 시점의 오류 검사

러스트의 ‘안전성’은 메모리 관리 외의 영역을 포함합니다. 러스트는 정적 타입 시스템(static type system)을 통해, 프로그램이 처할 수 있는 다양한 상태와 오류 가능성을 코드 수준에서 명시적으로 표현하고, 컴파일러가 이를 강제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는 잠재적인 런타임 오류를 컴파일 시점에 발견하여, 프로그램의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러스트의 타입 시스템과 패턴 매칭(pattern matching)을 기반으로 합니다.

러스트 타입 시스템의 특징 중 하나는 열거형(enum)입니다. 일부 언어의 enum이 상수를 나열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것과 달리, 러스트의 enum은 각 변형(variant)이 서로 다른 타입과 개수의 데이터를 포함할 수 있는 데이터 구조입니다. 러스트는 이를 활용하여 프로그램의 불확실한 상태를 다룹니다.

대표적인 예는 Option<T> 타입이며, 이는 널 포인터(null pointer) 관련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러스트에는 null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신, 값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상황을 Some(value) 또는 None이라는 두 가지 상태를 가진 Option 열거형으로 표현합니다. 이를 통해 컴파일러는 개발자가 None일 경우를 처리하도록 요구하며, ‘null 포인터 역참조’와 같은 런타임 오류 발생 가능성을 컴파일 시점에 검사합니다. 마찬가지로, 성공 또는 실패 가능성이 있는 연산은 Result<T, E> 타입을 통해 Ok(value) 또는 Err(error) 상태를 명시적으로 반환하도록 하여, 오류 처리가 누락되는 경우를 방지합니다.

이러한 타입들을 다루는 도구로 패턴 매칭이 사용됩니다. 러스트의 match 표현식은 Option이나 Result와 같은 열거형의 모든 가능한 경우를 남김없이 검사하도록 컴파일러가 강제합니다. 이를 소진 검사(exhaustiveness checking)라고 합니다.

let maybe_number: Option<i32> = Some(10);

// `match` 표현식은 모든 가능한 경우를 빠짐없이 검사하도록 강제하는데,
// 이를 '소진 검사(exhaustiveness checking)'라고 합니다.
// 따라서 `None` 경우를 처리하는 코드를 빠뜨리면 컴파일 에러가 발생합니다.
match maybe_number {
    Some(number) => println!("숫자: {}", number),
    None => println!("숫자가 없습니다."),
}

이처럼 프로그래머가 특정 상태나 오류 케이스 처리를 누락하는 경우, 컴파일러가 오류를 발생시켜 이를 방지합니다.

요컨대, 러스트의 타입 시스템은 프로그램의 상태를 명시적으로 모델링하게 하고, 패턴 매칭은 그 모든 상태가 처리되도록 강제합니다. 이는 런타임(runtime)에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컴파일 시점에 발견하려는 러스트의 설계 원칙을 보여주는 예입니다.

1.5 생태계: 카고(Cargo)와 크레이트(Crates.io)

빌드 시스템과 패키지 매니저

프로그래밍 언어의 채택에는 언어 자체의 특징 외에 생태계와 도구가 영향을 미칩니다. C/C++와 같은 일부 시스템 프로그래밍 언어들은 공식 지정된 패키지 관리자나 빌드 시스템이 부재하여, 개발자들이 프로젝트마다 다른 도구(Makefile, CMake 등)를 사용하고 의존성을 관리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러스트는 언어 설계 시점에 개발 환경 관련 도구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 중 하나로 설정했습니다. 그 결과물은 공식 빌드 시스템 겸 패키지 매니저인 카고(Cargo)와 공식 패키지 저장소인 크레이트(Crates.io)입니다.

카고는 코드 컴파일을 포함하여 프로젝트 생명주기를 관리하는 커맨드 라인 도구입니다. 개발자는 명령어를 통해 다음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 프로젝트 생성 (cargo new): 표준화된 디렉터리 구조를 가진 새로운 프로젝트를 생성합니다.
  • 의존성 관리: cargo.toml 설정 파일에 필요한 라이브러리(러스트에서는 ‘크레이트’로 지칭)의 이름과 버전을 명시하면, 카고가 해당 라이브러리와 그 하위 의존성을 다운로드하고 관리합니다.
  • 빌드 및 실행 (cargo build, cargo run): 명령어를 통해 프로젝트를 컴파일하고 실행합니다.
  • 테스트 및 문서화 (cargo test, cargo doc): 프로젝트에 포함된 테스트 코드를 실행하고, 소스코드 주석을 바탕으로 HTML 문서를 생성합니다.

크레이트(Crates.io)Node.jsNPM이나 파이썬의 PyPI와 유사한 중앙 집중형 패키지 저장소입니다. 이곳은 러스트 개발자들이 라이브러리를 공유하고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합니다.

카고는 프로젝트 설정, 의존성 관리, 빌드, 테스트 과정을 표준화된 도구로 통합하여, 개발 환경 설정 및 의존성 관리의 부담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2. 러스트 채택 요인: 기술, 생태계, 서사의 상호작용

러스트는 다수의 언어가 등장하고 사라진 프로그래밍 언어 시장에서, 단기간에 개발자 선호도와 주요 기술 기업의 채택을 이끌어냈습니다. 이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러스트의 채택에 기여한 복합적인 요인들을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러스트의 채택은 단일 요인으로 설명되기 어려우며, 기술적 배경, 개발자 경험, 서사, 그리고 시대적 요구가 상호작용을 일으킨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본 장에서는 이러한 요인들을 분석하여, 러스트가 소프트웨어 개발 생태계에서 특정 위치를 차지하게 된 과정을 검토합니다.

2.1 기술적 배경: 메모리 안전성 및 성능 목표

러스트 채택의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시스템 프로그래밍 분야의 과제였던 ‘성능 저하 없는 메모리 안전성’이라는 목표에 대한 기술적 접근 방식에 있습니다.

C/C++는 하드웨어 제어권과 성능을 제공했으나, 메모리 오류 처리는 개발자의 책임 영역에 속했습니다. 반면 Java나 C#과 같은 가비지 컬렉터(GC) 기반 언어들은 메모리 안전성을 제공했지만, GC 동작으로 인한 런타임 오버헤드와 일시 정지 가능성으로 인해 특정 시스템 영역(운영체제, 브라우저 엔진 등)에서는 사용이 제한되었습니다.

러스트는 C/C++와 GC 기반 언어의 접근 방식과는 다른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소유권과 빌림 검사기라는 컴파일 시점의 정적 분석 모델을 통해, GC 없이 메모리 오류를 방지하면서 C++와 유사한 런타임 성능을 목표로 합니다.

이 접근법은 ‘안전성과 성능은 상충 관계’라는 기존 관점과는 다른 방식의 기술적 설계를 제시합니다. 하트블리드(Heartbleed)와 같은 보안 사고 이후 메모리 안전성에 대한 산업계의 요구가 증가했으며, 러스트는 이러한 배경에서 주목받았습니다.

2.2 개발자 경험(DX): ‘카고(Cargo)’와 툴체인

러스트의 채택 과정을 논할 때 고려되는 요소 중 하나는 공식 빌드 시스템이자 패키지 매니저인 카고(Cargo)를 중심으로 한 개발자 경험(Developer Experience, DX)입니다.

C/C++ 생태계는 Makefile, CMake, autotools 등 다양한 빌드 시스템을 사용하며 표준화된 의존성 관리 방식이 부재했던 반면, 러스트는 설계 초기부터 단일화된 툴체인을 제공했습니다. 개발자는 cargo new, cargo build, cargo test 등의 명령어를 통해 프로젝트 생성, 의존성 관리, 빌드, 테스트, 문서화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npm (JavaScript)이나 pip (Python)과 유사하게, 카고는 러스트 생태계 성장에 기여한 인프라로 기능했습니다. 러스트의 학습 곡선과 별개로, 일부 개발자들은 툴체인을 근거로 생산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2.3 서사 구축 및 ‘의제 설정’ 분석

기술의 채택은 기술적 요인 외에도, 그 기술을 둘러싼 서사(narrative)와 대중적 인식이 상호작용합니다. 러스트의 경우, 특정 서사 전략이 관찰됩니다.

  • 가치 제안: “두려움 없는 동시성(fearless concurrency)”, “성능 저하 없는 안전성”과 같은 슬로건은 러스트가 해결하려는 문제와 가치를 제시했습니다.
  • ‘의제 설정(agenda-setting)’ 분석: 러스트 담론은 C/C++와의 비교 구도를 통해 ‘메모리 안전성’을 시스템 프로그래밍 언어 평가 기준으로 부각시켰습니다. 이 가치를 논의의 중심으로 가져옴으로써, ‘메모리 안전성’이 주요 평가 기준이 되었습니다. 이는 기술 커뮤니티가 특정 가치를 중심으로 대중의 인식을 형성하고 의제를 설정한 사례로 분석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서사는 개발자들에게 러스트를 학습하고 사용하는 동기를 제공했으며, 커뮤니티 내부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2.4 기관 후원과 공동체 문화

러스트는 초기부터 모질라(Mozilla)의 후원을 받았습니다. 이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이 참여하는 러스트 재단(Rust Foundation)이 설립되었습니다. 이러한 기관 및 기업의 후원은 러스트가 산업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동시에, 러스트 프로젝트는 공식적으로 행동 강령(Code of Conduct)을 채택하고, 신규 참여자에 대한 문화를 강조했습니다. “The Rust Programming Language” (통칭 “The Book”)와 같은 공식 문서는 개발자들의 학습 자료로 활용되었으며, 이는 진입 장벽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2.5 채택 요인 종합

러스트의 채택은, 위에서 분석한 여러 요인이 상호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1. ‘성능 저하 없는 안전성’ 문제에 대한
  2. 기술적 접근을 제시했고,
  3. Cargo를 포함한 개발자 경험을 제공했으며,
  4. 서사를 통해 그 가치를 전달하고,
  5. 기관의 후원과 커뮤니티를 통해 생태계의 기반을 구축했습니다.

이러한 다각적인 채택 요인에 대한 이해는, 이 책의 다른 장에서 다루는 러스트의 기술적 한계와 담론적 문제점들을 평가하는 배경을 제공합니다.


2부: 주요 설계 원칙에 대한 기술적 분석

제1부에서는 러스트의 기술적 특징과 관련 서사를 살펴보았습니다. 제2부에서는 러스트의 주요 설계 원칙인 ‘안전성’과 ‘소유권’을 기술적으로 분석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원칙들에 대한 ‘혁신’이라는 평가의 배경과 공학적 상충 관계(trade-off), 그리고 이 개념들이 C++와 Ada 등 프로그래밍 언어의 역사 속 선례와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다각적으로 분석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본 부는 러스트의 핵심 설계 철학을 이해하기 위한 분석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3. ‘안전성’ 서사의 다각적 분석

프로그래밍 언어 러스트의 정체성은 ‘안전성(safety)’이라는 주요 속성에 기반합니다. 러스트 담론에서 ‘안전성’은 C/C++의 메모리 오류 문제를 해결하는 주요 특징으로 강조됩니다. 그러나 ‘안전성’이라는 용어는 기술적, 역사적, 담론적 맥락에서 다층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본 3장에서는 이 ‘안전성’ 서사를 다각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첫째, ‘혁신’으로 평가되는 러스트의 핵심 개념들이 C++, Ada 등 선행 기술들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역사적 맥락을 검토합니다 (3.1절). 둘째, 러스트가 보증하는 ‘안전성’의 기술적 정의와 그 경계(unsafe, panic) 및 한계(메모리 릭, 논리적 오류)를 명확히 규정합니다 (3.2절). 셋째, C++, Ada/SPARK, 그리고 GC 기반 언어와의 비교 분석을 통해, 각기 다른 공학적 접근법이 선택한 ‘안전성’의 보증 수준과 상충 관계를 분석합니다 (3.3-3.5절). 마지막으로, 이러한 기술적 분석을 바탕으로 ‘안전성’이라는 개념이 담론 내에서 어떻게 기능하는지 검토하고(3.6절), 프로그래밍 언어 설계의 상충 관계를 결론으로 제시합니다 (3.7절).

3.1 ‘혁신’의 의미와 역사적 선례 분석

러스트는 ‘성능’과 ‘안전성’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며, 시스템 프로그래밍의 기존 설계 방식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혁신’으로 평가됩니다. 이 ‘혁신’의 의미를 공학적, 역사적 관점에서 분석하기 위해, 본 절은 러스트의 핵심 개념들이 어떤 기술적 선례에 기반하고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소프트웨어 공학의 발전은 기존 아이디어의 계승과 새로운 적용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본 절에서는 러스트의 핵심 개념들이 C++, Ada, 그리고 함수형 언어 등에서 발전된 아이디어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분석합니다.

특히 본 절에서는 Ada 및 그 부분집합인 SPARK를 비교 대상으로 참조합니다. 이는 Ada/SPARK가 ‘GC 없는 안전성’이라는 러스트의 목표를 수십 년 전에 다른 방식으로 달성했던 역사적 선례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두 기술을 비교하는 것은 러스트의 접근 방식이 어떤 지점에서 독창성을 갖는지를 이해하기 위한 분석 도구로 사용됩니다.

소유권과 자원 관리: C++ RAII 패턴의 계승

러스트의 ‘소유권(ownership)’ 모델은 C++에서 발전된 자원 관리 기법과 연관됩니다. C++은 자원의 생명주기를 객체의 생명주기와 연동하여, 소멸자 호출 시 자원을 자동으로 해제하는 RAII(Resource Acquisition Is Initialization) 디자인 패턴을 정립하고, 이를 스마트 포인터를 통해 구체화했습니다.

자원의 ‘소유권’을 통해 메모리를 관리한다는 개념 자체는 C++에서 먼저 정립되었습니다. 러스트의 특징은 이 아이디어를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패턴이 아닌, 컴파일러가 언어의 모든 영역에서 강제하는 규칙으로 만들었다는 점에 있습니다. (C++의 RAII와 스마트 포인터에 대한 상세한 분석은 4.1절에서 이어집니다.)

GC 없는 안전성: Ada/SPARK의 선례

러스트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가비지 컬렉터(GC) 없는 메모리 안전성’입니다. 이 목표는 1980년대에 미 국방부 주도로 개발된 Ada 언어에서 먼저 추구되었습니다. Ada는 고신뢰성 시스템을 위해 설계된 언어로, 타입 시스템과 런타임 검사를 통해 GC 없이도 널 포인터 접근, 버퍼 오버플로 등의 오류를 방지합니다.

Ada의 부분집합인 SPARK는 정형 검증(formal verification) 기법을 도입했습니다.2 이는 프로그램의 특정 속성(예: 런타임 오류의 부재)을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기술로, 러스트의 빌림 검사기가 제공하는 메모리 안전성 보증과는 다른 범위와 수준의 신뢰도를 제공합니다. (이에 대한 상세한 비교는 3.4절에서 이어집니다.)

러스트의 빌림 검사기는 정형 검증보다 자동화된 방식으로 메모리 안전성 문제에 접근한다는 실용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GC 없이 안전성을 달성한다’는 목표 자체는 Ada/SPARK 생태계에서 먼저 구현된 역사적 선례가 존재합니다.

명시적 오류 처리: 함수형 프로그래밍의 영향

러스트의 ResultOption을 통한 명시적인 오류 처리 방식 또한 기존 프로그래밍 패러다임에 그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이는 Haskell, OCaml과 같은 ML 계열 함수형 언어에서 발전된 ‘대수적 데이터 타입(Algebraic Data Type, ADT)’과 모나딕(Monadic) 에러 처리 기법을 차용한 것입니다. 이들 언어는 타입 시스템을 통해 ‘값이 없는 상태’나 ‘오류가 발생한 상태’를 명시적으로 표현하고, 컴파일러가 모든 경우를 처리하도록 강제하는 방식을 사용해왔습니다.

개념의 통합과 강제

러스트의 핵심 개념들은 독립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기존 언어들의 아이디어를 통합한 결과물입니다. C++의 RAII 원칙, Ada/SPARK의 GC 없는 안전성 추구, 그리고 함수형 언어의 타입 기반 오류 처리 방식 등이 그 예입니다.

따라서 러스트의 설계상 특징은 여러 개념을 하나의 언어 안에 통합하고, 이를 컴파일러를 통해 언어의 기본 규칙으로 ‘강제’함으로써 광범위한 코드에 걸쳐 안전성 보증을 제공하려는 시도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3.2 러스트 ‘안전성’의 정의, 경계, 그리고 한계

러스트의 ‘안전성’은 포괄적인 ‘무결점(bug-free)’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명확하게 정의된 기술적 보증 범위를 지칭합니다. 이 ‘안전성’의 정확한 의미와 그 범위를 이해하는 것은 러스트의 공학적 설계를 분석하는 데 필요합니다.

본 3.2절에서는 먼저 러스트가 보증하는 ‘안전성’의 핵심 정의를 규명하고(3.2.1), 이어서 unsafe 키워드로 대표되는 보증의 경계(3.2.2), panic이라는 실패 모델(3.2.3), 그리고 메모리 릭과 논리적 오류처럼 보증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문제들(3.2.4, 3.2.5)을 순차적으로 분석하여 그 한계를 명확히 합니다.

3.2.1 ‘안전성’의 정의: 정의되지 않은 동작(UB) 방지

러스트 담론에서 ‘안전성(safety)’은 핵심 개념으로 제시됩니다. 이 용어의 기술적 정의는 명확한 규정이 필요합니다. 러스트 언어 모델에서 ‘안전성’은 모든 종류의 버그(bug)가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되지 않은 동작(Undefined Behavior, UB)’의 부재를 보증하는, 구체적이고 한정된 의미로 사용됩니다.

‘정의되지 않은 동작’은 C/C++과 같은 언어에서 프로그램이 언어 명세가 규정하지 않는 상태에 진입하여, 시스템 충돌, 데이터 오염, 보안 취약점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행위를 의미합니다.

러스트의 설계 목표 중 하나는 ‘Safe Rust’로 분류되는 코드 영역에서 이러한 UB가 발생하는 것을 컴파일 시점에 정적으로 방지하는 것입니다. 러스트의 컴파일러(특히 빌림 검사기)는 해제 후 사용(use-after-free), 널 포인터 역참조(null pointer dereferencing), 버퍼 오버플로(buffer overflow), 그리고 스레드 간의 데이터 경쟁(data race)과 같은 UB 유발 원인들을 차단합니다.

이 정의는 러스트의 공식 문서 ‘러스트노미콘(The Rustonomicon)’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코드가 ‘안전(Safe)’하다고 말하는 것은, 이 코드가 어떠한 정의되지 않은 동작(UB)도 일으키지 않을 것임을 약속하는 것입니다.”3

따라서 러스트의 ‘안전성 보증’은 ‘메모리 안전성’과 ‘스레드 안전성(데이터 경쟁 방지)’이라는 특정 영역에 집중됩니다. 이 기술적 정의는 ‘안전성’이라는 용어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예: 프로그램의 논리적 정확성, 런타임 오류 부재)과 범위 차이가 있으며, 이는 이후 절에서 분석할 한계(메모리 릭, 패닉 등)를 이해하는 기준점이 됩니다.

3.2.2 unsafe 키워드와 C ABI 종속성

러스트의 컴파일 시점 안전성 보장은 ‘Safe Rust’로 분류된 영역에서 유효합니다. 그러나 러스트는 unsafe 키워드를 통해, 컴파일러의 규칙(소유권, 빌림 규칙 등)을 우회할 수 있는 명시적인 경로를 제공합니다. unsafe 블록 내에서 개발자는 원시 포인터(raw pointer) 역참조, 가변 정적 변수 접근 등 정의되지 않은 동작(UB)을 유발할 수 있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unsafe의 존재는 러스트의 안전성 보증이 미치는 범위와 그 경계를 규정합니다.

unsafe 키워드의 주요 사용 목적 중 하나는 외부 언어 연동, 즉 FFI(Foreign Function Interface)입니다. 현대의 많은 운영체제, 하드웨어 드라이버, 핵심 라이브러리들은 C언어의 ABI(Application Binary Interface)를 사실상의 표준 인터페이스로 사용합니다. 러스트 프로그램이 파일 시스템, 네트워크, 저수준 하드웨어 제어 등 운영체제의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C ABI로 구현된 시스템 API를 호출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FFI 호출은 unsafe 블록을 요구합니다. 이는 러스트 컴파일러가 FFI 경계 너머 C 코드의 동작(예: 전달된 포인터가 유효한지, 버퍼 크기가 정확한지)을 검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즉, 러스트는 C ABI와의 상호작용 지점에서 구조적인 종속성을 가지며, 이 지점에서 안전성 보증의 책임은 컴파일러에서 unsafe 코드를 작성하는 개발자에게로 이전됩니다.

unsafe는 FFI 외에도 다음과 같은 저수준 작업을 위해 사용됩니다.

  • 컴파일러가 검증할 수 없는 고성능 자료구조 구현 (예: Vec<T>의 내부적인 메모리 할당 관리)
  • 운영체제 커널이나 임베디드 환경에서의 하드웨어 레지스터 직접 제어

러스트 생태계는 이러한 unsafe 코드를 ‘안전한(safe)’ 인터페이스로 추상화하여 캡슐화하는 패턴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이 구조에서 unsafe 구현부에 결함이 존재할 경우, ‘Safe Rust’로 작성된 코드에서도 메모리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unsafe 키워드는 러스트가 C ABI를 포함한 저수준 시스템과 상호작용하기 위한 필수적인 장치이며, 동시에 러스트의 정적 안전성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 경계면을 명시적으로 드러내는 역할을 합니다.

3.2.3 ‘안전한 실패’와 panic의 의미

러스트의 오류 처리 모델에는 ‘안전한 실패(safe failure)’라는 개념이 있으며, 이는 panic 메커니즘과 관련됩니다. panic의 의미를 분석하기 위해, ‘실패’라는 용어를 두 가지 관점에서 구분할 수 있습니다.

  • 메모리 무결성 관점 (Safe Failure): 정의되지 않은 동작(UB)이나 데이터 오염을 유발하는 실패(예: C/C++의 세그멘테이션 폴트)와 구별되는, 제어된 방식의 프로그램 종료를 의미합니다. 러스트의 panic은 기본적으로 스택을 풀고(unwinding) 각 객체의 소멸자(drop)를 호출하며, 메모리 무결성을 보존한 채 스레드를 종료시킵니다. 이 관점에서 panic은 UB를 유발하지 않으므로 ‘안전한 실패’입니다.

  • 서비스 연속성 관점 (Unrecoverable Halt): 오류 발생 시 예외 처리 등을 통해 로직을 복구하거나 서비스를 지속하지 않고, 해당 스레드가 종료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 관점에서 panic은 ‘회복 불가능한 중단’에 해당합니다.

기술적으로 panic은 메모리 무결성을 보장하며 디버깅을 보조하는 기능을 합니다. 그러나 이는 시스템의 지속적인 생존이나 서비스의 ‘회복력(resilience)’과는 구별되는 개념입니다.

러스트는 std::panic::catch_unwind 함수를 통해 panic이 스레드 경계를 넘어 전파되는 것을 차단하고 복구를 시도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합니다.4 이는 panic의 ‘회복 불가능한 중단’ 특성을 관리하기 위한 예외적인 수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본 실패 모드(Default Failure Mode)의 비교: 가용성과 무결성의 상충

이러한 차이는 타 언어와의 ‘기본 실패 모드’ 비교를 통해 분석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개발자가 오류 처리를 수행하지 않았을 때 시스템이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비교의 기준이 됩니다.

자바(Java)나 C# 환경에서는 개발자가 예외 처리를 생략(omission)하더라도, 예외가 자동으로 상위로 전파되어 프레임워크 레벨에서 포착되는 ‘실패 시 안전(Fail-Safe)’ 구조가 작동합니다. 이는 예외 미처리가 서비스 전체의 중단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서비스 생존’ 중심의 설계입니다.

반면 러스트에서는 Result 타입의 복잡한 처리를 대신하여 unwrap()을 선택(commission)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는 ‘실패 시 중단(safe failure)’으로 이어집니다. 즉, 개발자가 ‘최소 저항 경로(path of least resistance)’를 택했을 때, 자바는 ‘서비스 지속’으로 연결되는 반면, 러스트는 ‘서비스 중단’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구조적으로 높습니다. 이는 러스트가 ‘데이터 무결성(integrity)’‘서비스 가용성(availability)’보다 우선시하는 구조적 경향성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3.2.4 ‘안전한’ 메모리 릭 문제

러스트의 ‘안전성’ 정의(3.2.1절)는 정의되지 않은 동작(UB)을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메모리 릭(memory leak)은 이 보증 범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메모리 릭은 프로그램이 할당된 메모리를 해제하지 않아 시스템의 가용 메모리가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현상입니다.

러스트의 관점에서 메모리 릭은 UB(Undefined Behavior)가 아니므로 ‘안전한(safe)’ 동작으로 분류됩니다. 메모리가 해제되지 않고 누수되는 것은 프로그램의 리소스 고갈 문제를 일으킬 수는 있으나, 해제된 메모리에 접근(use-after-free)하거나 동일한 메모리를 두 번 해제(double-free)하는 것과 같은 메모리 오염이나 시스템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Safe Rust’ 코드 내에서도 메모리 릭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사례는 참조 카운팅(Reference Counting) 스마트 포인터인 Rc<T>와 내부 가변성을 제공하는 RefCell<T>을 함께 사용할 때 발생하는 순환 참조(reference cycle)입니다.

두 개 이상의 Rc 인스턴스가 RefCell 등을 통해 서로를 상호 참조하는 순환 구조를 형성하면, 각 인스턴스의 참조 카운트(reference count)가 0에 도달하지 못하게 됩니다. 프로그램의 다른 부분에서 이 순환 구조에 접근할 수 없게 되더라도, 순환 참조 내부의 카운트는 0이 되지 않아 소멸자(drop)가 호출되지 않고, 관련 메모리는 해제되지 않습니다.

이는 러스트의 소유권 및 빌림 규칙을 위반하지 않는 ‘안전한’ 코드 내에서 발생하는 논리적 문제이며, 러스트의 안전성 모델이 모든 종류의 메모리 관련 문제를 자동으로 해결하는 것은 아님을 보여줍니다.

3.2.5 보증 범위 밖의 문제 (논리적 오류, 교착 등)

러스트 컴파일러가 제공하는 ‘안전성’ 보증은 3.2.1절에서 정의했듯이 ‘메모리 안전성(UB 방지)’과 ‘데이터 경쟁(data race) 방지’라는 특정 영역에 집중됩니다. 컴파일러가 이 범위를 넘어서는 모든 종류의 버그를 방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은 러스트의 안전성 보증 범위 밖에 있으며 개발자의 책임 영역에 속하는 주요 문제 유형입니다.

  • 논리적 오류 (Logical Errors) 프로그램의 로직 자체가 의도와 다르게 작성된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금융 계산에서 이자율을 잘못 적용하거나 할인 로직을 중복으로 처리하는 등의 비즈니스 로직 오류가 해당합니다. 러스트의 빌림 검사기는 메모리 접근의 유효성은 검증하지만, 코드의 비즈니스 로직이 ‘정확하게’ 동작하는지는 검증하지 않습니다.

  • 교착 상태 (Deadlocks) 러스트의 동시성 보증은 여러 스레드가 동일한 데이터에 ‘동시에 쓰기’를 시도하여 발생하는 ‘데이터 경쟁’을 방지합니다. 하지만, 둘 이상의 스레드가 서로 다른 자원(예: 뮤텍스 A, B)을 점유한 채, 상대방의 자원(B, A)을 무한정 기다리는 ‘교착 상태’는 방지하지 못합니다. 이는 메모리 안전성 문제가 아닌, 동시성 설계의 논리적 결함입니다.

  • 정수 오버플로 (Integer Overflow) 정수형 변수가 표현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연산이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러스트는 디버그 빌드에서는 panic을 발생시키지만, 릴리즈(배포) 빌드에서는 기본적으로 값이 순환(wrapping)하도록 처리합니다. 이는 정의되지 않은 동작(UB)은 아니지만, 개발자가 명시적으로 처리하지 않을 경우 계산 오류나 논리적 버그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자원 고갈 (Resource Exhaustion) 3.2.4절의 메모리 릭 외에도, 파일 핸들러, 네트워크 소켓, 데이터베이스 커넥션 등 한정된 시스템 자원을 논리적 오류로 인해 해제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러스트의 RAII 패턴(Drop 트레잇)이 자원 해제를 보조하지만, 모든 종류의 자원 누수를 언어 차원에서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보증 범위의 한계는 2024년에 발견된 CVE-2024-24576 취약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취약점은 러스트의 ‘안전한(safe)’ 표준 라이브러리 API(std::process::Command)에서 발생했으며, CVSS 10.0(Critical) 등급을 받았습니다. 원인은 메모리 오류가 아닌, Windows 환경에서 명령어를 처리할 때 인수를 제대로 이스케이프 처리하지 못해 발생한 명령어 삽입(Command Injection) 취약점, 즉 논리적 오류(CWE-78)였습니다.

이 사례는 러스트가 메모리 관련 UB를 방지하더라도, 그 보증 범위 밖에서는 논리적 보안 취약점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3.3 비교 분석 1: C++의 다층적 안전성 확보 방안

러스트의 안전성을 다루는 담론은 종종 C/C++과의 비교를 통해 그 가치를 설명합니다. 이 과정에서 1990년대의 C/C++이 아닌, 이후 변화가 축적된 ‘현대의 C/C++ 생태계’를 비교 대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C++ 언어와 그 생태계는 안전성 확보를 위해 언어, 도구, 방법론에 걸친 다층적인 접근법을 사용해왔습니다. 이러한 접근법은 컴파일러에 내장된 러스트의 보증과 달리, 개발자의 선택, 추가 비용, 그리고 규율을 요구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1. 언어의 변화: 모던 C++와 ‘선택적’ 안전성

C++11 표준 이후 ‘모던 C++’은, RAII(Resource Acquisition Is Initialization) 패턴을 지원하는 스마트 포인터(std::unique_ptr, std::shared_ptr)를 표준 라이브러리에 도입했습니다. 이는 자원의 소유권을 명시하고 메모리를 자동으로 관리하여, 기존 C++의 메모리 관련 문제 일부를 언어 수준에서 방지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C++에서 스마트 포인터의 사용은 강제되지 않는 ‘모범 사례(best practice)’입니다. 개발자는 여전히 원시 포인터(raw pointer)를 사용할 수 있으며, 컴파일러는 이를 막지 않습니다. 안전성에 대한 책임은 개발자의 규율에 의존합니다.

2. 도구 생태계: ‘비용과 전문성’을 요구하는 접근

C/C++ 개발 환경은 다음과 같은 자동화된 도구들을 활용하여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 정적 분석: Coverity, PVS-Studio, Clang Static Analyzer 등은 컴파일 단계 이전에 코드베이스를 분석하여 잠재적 버그를 찾습니다.
  • 동적 분석: Valgrind, 주소 새니타이저(AddressSanitizer) 등은 프로그램을 실행하며 메모리 접근을 감시하여 런타임에 오류를 탐지합니다.
  • 실시간 린팅: Clang-Tidy와 같은 린터(linter)는 C++ Core Guidelines5의 규칙을 강제하여 특정 코딩 스타일을 유도합니다.

이러한 도구들은 안전성을 향상시키지만, 일부 상용 도구들은 비용이 발생하며, 설정하고 분석 결과를 해석하는 데 전문성을 요구합니다. 이는 러스트의 공식 툴체인(cargo)이 기본 제공하는 정적 분석 기능과는 접근성과 비용 면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3. 미션 크리티컬 시스템의 방법론: ‘특수 분야’의 접근

자동차, 항공, 의료 기기와 같이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미션 크리티컬(mission-critical)’ 시스템 분야에서는 특정 방법론을 적용합니다.

  • 코딩 표준 강제: MISRA C/C++와 같은 코딩 표준을 통해 동적 할당 등 잠재적 위험이 있는 언어 기능의 사용을 제한합니다.
  • 정적 검증 수행: Polyspace, Frama-C와 같은 정적 코드 검증(static code verification) 도구를 통해 런타임 오류(예: 오버플로) 가능성을 수학적으로 검증합니다.

이러한 접근법은 C/C++ 코드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지만, 특정 분야에 한정되며 일반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에 적용하기에는 개발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비용과 노력을 수반합니다.

결론: ‘선택적 노력’과 ‘강제적 기본값’의 차이

C++ 생태계는 안전성 확보를 위해 다층적인 방법론을 사용해왔습니다. C++23 표준에 도입된 std::expected가 러스트의 Result와 유사한 접근 방식을 취하는 것처럼, 프로그래밍 패러다임 간의 아이디어 교류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C++에서 이러한 기능과 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개발자의 ‘선택’에 의존하는 ‘모범 사례’에 해당합니다. 다수의 프로젝트에서 이러한 표준과 방법론이 일관되게 적용되지 않을 수 있으며, 메모리 관련 보안 사고는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6

결론적으로, 러스트의 컴파일러 내장 안전 기능은 C++의 다층적 접근법과 비교했을 때, ‘안전성’을 ‘선택’이 아닌 ‘강제적인 기본값(enforced default)’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3.4 비교 분석 2: Ada/SPARK의 수학적 증명과 보증 수준

본 절에서는 Ada 및 그 부분집합인 SPARK를 ‘분석적 도구’로 활용하여, 러스트의 안전성 모델이 시스템 프로그래밍의 안전성 보증 스펙트럼에서 어느 지점에 위치하는지를 기술합니다. SPARK의 ‘수학적으로 증명된 정확성’과 비교 분석을 통해, 러스트 모델의 공학적 특징과 보증 범위를 탐색합니다. 이 비교는 각기 다른 설계 철학이 선택한 상충 관계를 이해하기 위함입니다.

러스트의 안전성 보증: ‘정의되지 않은 동작(UB)’ 방지

3.2절에서 분석했듯이, 러스트의 핵심적인 안전성 보증은 ‘소유권’과 ‘빌림’ 규칙을 통해, 컴파일 시점에 정의되지 않은 동작(Undefined Behavior, UB)을 유발하는 메모리 접근 오류 및 데이터 경쟁(data race)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보증은 프로그램의 논리적 정확성(logical correctness)이나, 모든 종류의 런타임 오류(runtime error) 부재를 보증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정수 오버플로, 배열 인덱스 초과 등의 오류는 panic(3.2.3절)으로 이어지며, 이는 시스템의 안정적 ‘실행’ 보장과는 구별됩니다.

Ada/SPARK의 안전성 보증: ‘프로그램 정확성’ 증명

반면, Ada/SPARK 생태계는 더 넓은 범위의 정확성을 목표로 합니다.

  1. Ada의 기본 안전성 및 회복력: Ada는 언어 차원에서 타입 시스템과 ‘계약 기반 설계(Design by Contract)’를 통해 논리적 오류 방지를 시도하며, 정수 오버플로를 포함한 런타임 오류 발생 시 예외(exception)를 발생시키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이는 오류 처리 루틴을 통해 시스템이 임무를 지속하게 하는 ‘회복력(resilience)’을 지향하는 설계입니다.

  2. SPARK의 수학적 증명: Ada의 부분집합인 SPARK는 정형 검증(formal verification) 도구를 통해 코드의 논리적 속성을 수학적으로 분석합니다. 이를 통해 런타임 오류(정수 오버플로, 배열 인덱스 초과 등 포함)가 발생하지 않음을 컴파일 시점에 ‘증명’할 수 있습니다.

오류 처리 설계의 차이: 복구(recover)와 중단(panic)

이러한 기술적 차이는 오류를 다루는 설계 철학에서 기인합니다.

  • Ada: 런타임 오류를 ‘예외’로 취급하여 시스템 복구(recover)를 지원합니다. 이는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시스템 전체가 멈추지 않고 가용한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미션 크리티컬(가용성 중시)’ 시스템의 요구사항을 반영합니다.
  • Rust: 동일한 오류를 프로그램의 ‘버그’로 취급하여 해당 실행 흐름을 중단(panic)시킵니다. 이는 잘못된 상태로 실행을 지속하여 발생할 수 있는 2차적인 문제(메모리 오염 등)를 방지하기 위해 ‘메모리 안전(무결성 중시)’을 우선시하는 설계입니다.

이 차이는 기능의 유무를 넘어, 각 언어가 목표로 하는 시스템의 성격에 따른 설계 목표의 차이를 나타냅니다.

두 언어의 보증 수준 비교

오류 유형 Rust Ada (기본) SPARK
메모리 오류 (UB) 컴파일 시 차단 (보장) 컴파일/런타임 차단 (보장) 수학적으로 부재 증명
데이터 경쟁 컴파일 시 차단 (보장) 런타임 차단 (보장) 수학적으로 부재 증명
정수 오버플로 panic (디버그) / 순환 (릴리즈) 런타임 예외 (회복 가능) 수학적으로 부재 증명
배열 범위 초과 panic (회복 불가능한 중단) 런타임 예외 (회복 가능) 수학적으로 부재 증명
논리적 오류 프로그래머 책임 계약 기반 설계로 일부 방지 계약에 따라 부재 증명 가능

결론: 안전성 스펙트럼에서의 위치

이 비교 분석은 러스트의 안전성 모델이 ‘안전성’ 스펙트럼의 특정 지점에 위치함을 보여줍니다. SPARK가 ‘수학적 증명’을 위해 개발자의 명시적인 증명 노력(주석, 계약 명시 등)과 전문 도구 활용을 요구하는 반면, 러스트는 일부 보증 범위(UB 방지)에 집중하고 개발자의 학습 곡선(빌림 검사기)을 비용으로 지불하는 방식으로 자동화된 안전성을 제공합니다.

두 기술은 각기 다른 공학적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며, 러스트의 안전성을 C/C++만을 비교 대상으로 평가하는 것은 시스템 프로그래밍의 전체 스펙트럼을 파악하는 데 한계를 가질 수 있습니다.

3.5 비교 분석 3: 대안적 메모리 관리 방식 (GC)의 재평가

러스트의 메모리 관리 방식은 C/C++의 수동 관리 방식과 비교되곤 합니다. 그러나 시스템 프로그래밍 스펙트럼에는 가비지 컬렉터(GC)를 통해 메모리 안전성과 생산성을 달성하는 언어들(예: Go, C#, Java) 역시 포함됩니다.

러스트 관련 담론의 일부에서는 GC의 ‘Stop-the-World’ 멈춤 현상과 런타임 오버헤드를 근거로, GC 언어들이 특정 시스템 프로그래밍 영역에 부적합하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주장은 과거 GC 기술에는 해당될 수 있으나, 최근 GC 기술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현재 주류 언어에 탑재된 GC는 제너레이셔널(generational) GC, 동시성(concurrent) GC, 병렬(parallel) GC 등의 기법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의 실행 중단을 최소화하면서 메모리를 관리합니다. 예를 들어, Go 언어의 GC는 마이크로초(µs) 단위의 멈춤 시간을 목표로 설계되었으며 네트워크 서버와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사용됩니다. JavaZGCShenandoah GC 등은 대용량 힙(Heap)에서도 밀리초(ms) 단위의 일시 정지를 목표로 합니다.

러스트의 소유권 모델과 GC는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에 대한 설계 철학의 차이로 볼 수 있습니다.

  • 러스트의 접근법: 런타임 비용을 최소화하는 대신, 그 비용을 컴파일 시간과 개발자의 인지적 부담(학습 곡선, 빌림 검사기), 즉 ‘개발 시간’으로 이전합니다.
  • GC 언어의 접근법: 개발자의 인지적 부담과 개발 시간을 줄이는 대신, 런타임에 CPU와 메모리 자원이라는 ‘기계 시간’을 비용으로 사용합니다.

하드웨어 제약이 있는 임베디드 시스템이나 하드 리얼타임(hard real-time) 운영체제와 같이 GC 사용이 제한되는 영역은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특정 요구사항을 일반화하여 모든 GC 기반 언어의 실용성을 평가하는 것은, 다양한 비즈니스 환경의 요구를 고려하지 않는 것일 수 있습니다. 일부 상업적 환경에서는 개발 속도와 시장 출시 시간이 런타임 성능보다 중요할 수 있으며, 이 경우 GC 언어는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3.6 담론 분석: ‘실용성’과 ‘책임’의 재정의

앞선 절(3.1-3.5)에서는 러스트의 ‘안전성’ 모델을 기술적, 역사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C++, Ada/SPARK, GC 언어 등 타 접근법과 비교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러스트의 개념적 선례(3.1)와 기술적 한계(3.2) 또한 다루었습니다.

본 3.6절에서는 분석의 초점을 ‘기술적 사실’에서 ‘기술적 담론(discourse)’으로 이동합니다. 즉, 이러한 기술적 사실들이 러스트 생태계 내에서 어떻게 소통되고 해석되는지, 그리고 ‘안전성’이라는 핵심 서사가 어떻게 유지되고 방어되는지를 분석합니다.

먼저 ‘혁신’의 의미가 ‘실용성’으로 재정의되는 방식(3.6.1)과, 메모리 릭이나 unsafe 버그와 같은 기술적 한계에 대한 ‘책임’이 귀속되는 방식(3.6.2)을 검토합니다.

3.6.1 ‘실용적 혁신’의 담론적 기능

3.1절에서 러스트의 핵심 개념들이 C++, Ada 등 선행 기술에 기반하고 있음을 분석했습니다. 이러한 분석에 대해, 러스트의 혁신이 ‘개념의 발명’이 아닌 ‘가치의 대중화(democratization)’ 또는 ‘실용적 혁신’에 있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이 주장의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Ada/SPARK의 ‘GC 없는 안전성’은 항공, 국방 등 특정 분야에서 높은 비용(학습 곡선, 전문 도구, 개발 속도)을 요구하여 일반 개발자들에게 확산되지 못했습니다. 반면, 러스트는 카고(Cargo)와 같은 도구 생태계 및 커뮤니티를 통해 이 개념을 일반 시스템 프로그래밍 영역으로 확산시켰다는 것입니다. 즉, 소수만 사용하는 기술보다 다수가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공학적 의미가 더 크다는 주장입니다.

본서가 분석하는 지점은 이 ‘실용적 혁신’이라는 주장이 기술 담론 내에서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이 주장은 ‘개념적 독창성의 부재’라는 비판적 질문에 대한 응답으로 사용될 때, 수사적 도구(rhetorical tool)로 기능하는 경향이 관찰됩니다.

“A는 개념적으로 새로운가?”라는 질문에 대해, “A는 시장에서 사용되며 실용적이다”라고 답변하는 것은, 전자의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이는 논의의 범주를 ‘개념의 기원(origin)’에서 ‘실용적 효용성(utility)’으로 전환시키는 논점 변경(topic shift)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논리적 전환은, 러스트의 ‘실용적 성과’를 근거로 ‘개념적 유일성’을 암시하는 담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 결과, Ada와 C++ 같은 언어들의 역사적, 공학적 결과물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거나 논의에서 배제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실용적 혁신’이라는 개념은 러스트의 성과를 설명하는 동시에, ‘혁신’이라는 용어의 본래 의미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회피하는 담론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3.6.2 ‘책임’의 귀속: 메모리 릭과 unsafe의 논의 방식

러스트의 기술적 한계(3.2절)가 논의될 때, 해당 문제에 대한 ‘책임’이 귀속되는 방식은 특정 담론적 패턴을 보입니다. 이는 ‘안전성’이라는 언어의 핵심 개념을 보존하기 위한 논리적 경계 설정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1. 메모리 릭: ‘안전성’의 정의를 통한 책임 분리

3.2.4절에서 분석했듯이, 러스트는 순환 참조 등으로 ‘안전한(safe)’ 코드 내에서도 메모리 릭(memory leak)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사실이 러스트의 ‘메모리 안전성’에 대한 비판으로 제기될 때, 담론은 종종 3.2.1절의 기술적 정의(안전성 = UB 방지)를 참조합니다. 메모리 릭은 정의되지 않은 동작(UB)을 유발하지 않으므로, ‘안전하지 않은(unsafe)’ 동작이 아니며, 따라서 컴파일러의 ‘안전성 보증’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논리입니다.

이 접근법은 ‘메모리 문제’를 ‘UB를 유발하는 문제’와 ‘UB를 유발하지 않는(safe) 논리적 문제(메모리 릭)’로 분리합니다. 결과적으로, 메모리 릭 방지의 책임은 컴파일러의 보증 영역에서 개발자의 논리적 책임 영역으로 이전됩니다. 이는 C/C++ 커뮤니티에서 메모리 관리가 포괄적인 개발자의 ‘책임’으로 다루어지는 방식과 차이를 보입니다.

2. unsafe 버그: unsafe 경계를 통한 책임 고립

3.2.2절에서 설명했듯이, unsafe 블록 내부의 코드는 컴파일러의 안전성 검사를 우회하며, 이 부분의 버그는 ‘Safe Rust’ 코드의 안정성까지 훼손할 수 있습니다.

라이브러리의 unsafe 코드에서 메모리 오류가 발생했을 때, 담론은 ‘Safe Rust’의 보증 자체가 실패한 것이 아님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오류의 원인은 ‘Safe Rust’ 모델이 아닌, unsafe 코드를 작성한 개발자의 책임’으로 귀속됩니다.

unsafe 키워드는 코드의 특정 영역을 ‘신뢰할 수 없음’으로 명시하는 동시에, 그 영역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책임을 개발자에게 고립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C/C++에서 라이브러리 버그가 언어 자체의 내재된 위험성의 발현으로 받아들여지는 것과 대조됩니다.

결론적으로, 이 두 가지 논의 방식은 러스트의 핵심 개념인 ‘Safe Rust의 메모리 안전 보장’을 유지하는 기제로 작동합니다. (1) ‘안전성’의 정의를 (UB 방지로) 한정하고, (2) unsafe라는 명시적 경계를 통해 책임을 분리함으로써, 기술 생태계에서 실제 발생하는 문제(메모리 릭, unsafe 버그)에도 불구하고 ‘Safe Rust’의 보증은 유효하다는 핵심 서사를 유지합니다.

3.7 결론: 성능, 안전성, 생산성의 상충 관계

소프트웨어 공학에서 단일 도구가 모든 요구사항을 만족시키기는 어렵습니다. 이는 프로그래밍 언어 설계에도 적용됩니다. 공학적 설계는 일반적으로 여러 목표 사이의 상충 관계(trade-off) 를 조정하는 과정입니다.

프로그래밍 언어는 통상적으로 성능 및 메모리 제어, 개발 생산성, 그리고 컴파일러 수준의 안전성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설계 방향이 결정됩니다. 각 언어와 생태계는 이 세 가지 요소 사이에서 특정한 지점을 선택하며, 각기 다른 특징과 비용을 가집니다.

  • C/C++: 하드웨어 제어와 실행 성능을 우선순위에 둡니다. 이를 위해 개발자는 메모리 관리를 포함한 책임을 직접 담당해야 하며(3.3절), 안전성은 외부 도구나 규율에 의존합니다.
  • Go, Java/C#: 가비지 컬렉터(GC)와 런타임을 통해 개발 생산성에 중점을 둡니다(3.5절). 이 설계는 런타임 오버헤드를 비용으로 지불합니다.
  • Ada/SPARK: 수학적으로 증명 가능한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정확성을 목표로 합니다(3.4절). 이는 높은 수준의 개발 비용과 전문성을 요구합니다.
  • Rust: GC 없이 C++과 유사한 수준의 성능과 ‘메모리 안전성(UB 방지)’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3.2절). 이는 런타임 비용 대신, 개발자가 소유권과 빌림 검사기 모델을 학습하고 코드에 적용해야 하는 ‘개발 시간’과 ‘인지적 비용’을 요구합니다.

이러한 설계적 차이로 인해 각 언어는 특정 개발 시나리오에서 다른 적합성을 보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웹 서비스 백엔드는 Go의 생산성을, 항공기 제어 시스템은 SPARK의 증명 가능한 안정성을, GC가 제약이 되는 시스템에서는 Rust의 모델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안전성’은 단일한 개념이 아닌 다층적인 스펙트럼(3.4절 표 참고)이며, 모든 언어는 고유의 설계 목표에 따라 특정 특징과 그에 수반되는 비용을 가집니다. 따라서 특정 문제 영역의 제약 조건과 요구사항을 분석하여 그에 맞는 도구를 선택하는 것이 공학적 접근 방식에 해당합니다.

4. ‘소유권’ 모델의 재평가와 설계 철학

먼저 4.1절에서는 이 개념이 C++의 RAII 패턴과 스마트 포인터에서 어떻게 기원했는지 분석합니다. 이어서 4.2절에서는 러스트의 특징이 C++의 ‘선택적 패턴’을 ‘강제적 규칙’으로 전환시킨 컴파일러의 역할에 있음을 분석합니다. 마지막으로 4.3절에서는 Ada/SPARK의 ‘계약 기반 설계’와 비교하여, 소유권 모델이 특정 자료구조 구현 시 어떤 상충 관계(trade-off)를 갖는지 검토합니다.

4.1 소유권 개념의 기원: C++의 RAII 패턴과 스마트 포인터

러스트의 소유권(ownership) 모델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C/C++ 언어에서 자원 관리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C언어의 수동 메모리 관리와 그 한계

C언어는 malloc()free() 함수를 통해 프로그래머에게 동적 메모리에 대한 제어권을 부여합니다. 이러한 설계는 유연성과 성능을 제공하지만, 할당된 모든 메모리를 특정 시점에, 한 번만 해제해야 하는 책임을 프로그래머에게 부여합니다.

이러한 수동 관리 모델은 프로그래머의 실수가 발생할 경우 다음과 같은 메모리 오류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 메모리 릭 (memory leak): 할당된 메모리를 해제하지 않아 가용 메모리가 감소하는 현상입니다.
  • 이중 해제 (double free): 이미 해제된 메모리를 다시 해제하여, 메모리 관리자의 상태를 손상시키는 현상입니다.
  • 해제 후 사용 (use-after-free): 해제된 메모리 영역에 접근하여, 데이터 손상이나 보안 취약점을 유발하는 문제입니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C++에서는 프로그래머 개인의 책임에 의존하는 방식 외에 이를 시스템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패러다임이 모색되었습니다.

C++의 발전: RAII 패턴과 스마트 포인터

C++는 자원 관리의 책임을 프로그래머 개인에게서 언어의 객체 생명주기 관리 규칙으로 이전하기 위해 RAII(Resource Acquisition Is Initialization) 패턴을 도입했습니다. RAII는 객체의 생성자에서 자원을 획득하고, 소멸자에서 자원을 해제하는 방식입니다. C++ 컴파일러는 객체가 스코프를 벗어날 때(정상 종료 및 예외 발생 포함) 소멸자 호출을 보장하므로, 자원 해제 누락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 RAII 패턴을 동적 메모리 관리에 적용한 사례로 스마트 포인터(smart pointers)가 있습니다. C++11 표준 이후 도입된 스마트 포인터는 러스트의 소유권 모델과 유사성을 보입니다.

  • std::unique_ptr (유일 소유권): 특정 자원에 대한 독점적 소유권을 표현합니다. 복사가 금지되고 소유권의 ‘이동(move)’만 허용된다는 개념은, 러스트의 기본 소유권 모델 및 이동 의미론(move semantics)과 연결됩니다.
  • std::shared_ptr (공유 소유권): 참조 카운팅(reference counting)을 통해 여러 포인터가 하나의 자원을 공동으로 소유하는 방법을 제공합니다. 이는 러스트의 Rc<T>Arc<T>의 기반이 되는 개념입니다.

C++는 RAII와 스마트 포인터를 통해 ‘자원의 소유권’ 개념을 정립하고, 이를 다루는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4.2 러스트의 소유권 모델: ‘개념의 발명’이 아닌 ‘컴파일러의 강제’

앞선 4.1절은 러스트의 소유권(ownership) 개념이 C++의 RAII 패턴 및 스마트 포인터와 연결됨을 분석했습니다. 러스트의 특징은 개념 자체의 ‘발명’이 아니라, 기존의 소유권 원칙을 언어 차원에서 ‘강제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선택적 패턴에서 강제적 규칙으로의 전환

C++에서 std::unique_ptr와 같은 스마트 포인터의 사용은 설계 패턴(design pattern)이며, 개발자의 ‘선택 사항’입니다. 개발자는 이 패턴을 따르지 않고 원시 포인터(raw pointer)를 사용할 수 있으며, 컴파일러는 이를 막지 않습니다. 안전성 확보의 책임은 개발자에게 있습니다.

반면, 러스트는 소유권 규칙을 선택 가능한 패턴이 아닌, 언어의 타입 시스템에 내장된 강제적인 규칙(mandatory rule)으로 설정했습니다. 모든 값은 이 규칙을 따르며, 빌림 검사기(borrow checker)라는 정적 분석 도구가 이 규칙의 준수 여부를 컴파일 시점에 검증합니다. unsafe 블록을 사용하지 않는 한, 규칙 위반은 컴파일 오류로 이어져 프로그램 생성을 차단합니다.

이러한 설계는 안전성 보장의 주체를 ‘개발자’에서 ‘컴파일러의 정적 분석’으로 이전시킨다는 점에서 C++과 차이를 보입니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도구에 대한 의존이 런타임 안전성 확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C언어 환경에서는 코드의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방어적 코딩의 수행을 유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컴파일러의 안전성 보장에 대한 신뢰는 런타임의 논리적 오류나 예외 상황에 대한 방어적 접근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Result 타입의 에러 처리를 명시적으로 수행하는 대신 unwrap()을 사용하는 것은, 언어가 제공하는 안전망에 기반하여 편의성을 우선시한 결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숙련된 개발자의 관점에서 본 상충 관계

이러한 ‘컴파일러의 강제’라는 특징은, C/C++ 개발자의 관점에서 유용성제약이라는 양면성을 가집니다.

일부 C/C++ 개발자들은 러스트의 소유권 규칙이 기존의 모범 사례(best practice)들과 일치함을 인지할 수 있습니다.

  • 러스트의 move 의미론은 C++의 std::unique_ptrstd::move를 사용한 소유권 이전 패턴과 유사합니다.
  • 러스트의 불변 참조(&T)와 가변 참조(&mut T)는, C++에서 데이터 불변성을 보장하기 위해 const T&를 사용하거나 동시 수정을 막으려던 설계 원칙과 그 맥락을 공유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러스트는 기존의 ‘암묵적인 규율’을 컴파일러가 명시적으로 강제하는 도구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강제성이 한계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특정 자료구조를 구현하거나 성능 최적화를 수행할 때, 개발자는 빌림 검사기의 분석 능력을 넘어서는 메모리 관리 패턴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빌림 검사기는 모든 유효한 프로그램을 증명할 수 없으므로, 논리적으로 안전한 코드가 ‘컴파일러가 증명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거부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결론적으로 러스트의 소유권 모델은 규칙 강제를 통해 코드의 안전성 수준을 높이는 기능을 합니다. 동시에, 정해진 규칙을 우선시하는 설계 철학으로 인해, 특정 상황에서는 개발의 유연성을 제약하는 상충 관계(trade-off)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4.3 설계 철학 비교: 소유권 모델과 계약 기반 설계

프로그래밍 언어는 정확성(correctness)을 보장하기 위해 각기 다른 설계 철학을 채택합니다. 러스트가 사용하는 소유권(ownership) 및 빌림(borrowing) 모델은 컴파일 시점에 특정 유형의 오류를 자동으로 방지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반면, Ada/SPARK와 같은 언어에서 활용하는 계약 기반 설계(design by contract)는 개발자가 명시한 논리적 ‘계약’을 도구가 검증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이 두 철학의 차이점과 각각의 공학적 상충 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컴퓨터 과학의 자료구조인 이중 연결 리스트(doubly-linked list) 구현을 사례 연구로 사용하고자 합니다.

1. 접근법 1: Rust의 소유권 모델

이중 연결 리스트는 각 노드(Node)가 이전 노드와 다음 노드를 상호 참조하는 구조를 가집니다. 다른 언어에서 포인터나 참조를 사용해 구현될 수 있는 이 구조는, 러스트의 기본 규칙과 직접적으로 충돌합니다. 러스트의 소유권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순환 참조(reference cycle)나 단일 데이터에 대한 다중 가변 참조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구조를 참조로 직접 표현하려는 노드 정의는 빌림 검사기(borrow checker)에 의해 컴파일 오류로 처리됩니다.

// 컴파일되지 않는 코드
struct Node<'a> {
    value: i32,
    prev: Option<&'a Node<'a>>,
    next: Option<&'a Node<'a>>,
}

이러한 제약을 ‘안전한(safe)’ 러스트 코드 내에서 해결하기 위해서는, 언어가 제공하는 특정 기능들을 사용해야 합니다. 즉, 공유 소유권을 위한 Rc<T>, 내부 가변성(interior mutability)을 위한 RefCell<T>, 그리고 순환 참조를 끊기 위한 Weak<T>를 조합하여 사용합니다.

// Rc, RefCell, Weak를 사용한 구현 예시
use std::rc::{Rc, Weak};
use std::cell::RefCell;

type Link<T> = Option<Rc<Node<T>>>;

struct Node<T> {
    value: T,
    next: RefCell<Link<T>>,
    prev: RefCell<Option<Weak<Node<T>>>>,
}
  • 분석: 이 접근법은 컴파일러가 데이터 경쟁(data race)과 같은 특정 유형의 동시성 문제를 자동으로 방지하는 이점을 제공합니다. 소유권 규칙은 특정 메모리 안전 규칙을 강제하며, 이중 연결 리스트와 같이 공유 상태가 필요한 경우는 개발자가 Rc, RefCell 등을 사용하여 해당 상태를 명시적으로 처리하도록 유도합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지적 비용(cognitive cost)과 코드의 장황함(verbosity)이 이 설계 철학의 비용입니다. 개발자의 초점은 문제의 논리적 구조보다, 컴파일러의 규칙을 만족시키는 방법에 더 집중될 수 있습니다.

2. 접근법 2: Ada/SPARK의 포인터 및 계약 기반 설계

Ada는 access 타입을 통해 C/C++과 유사한 포인터 사용을 지원하며, 이중 연결 리스트의 구조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 Ada를 사용한 표현
type Node;
type Node_Access is access all Node;
type Node is record
  value : Integer;
  prev  : Node_Access;
  next  : Node_Access;
end record;

기본적으로 Ada는 널 포인터(null access) 역참조와 같은 오류를 런타임에 검사하여 Constraint_Error 예외를 발생시킴으로써 안전성을 확보합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Ada의 부분집합인 SPARK는 계약 기반 설계를 통해 런타임 오류의 부재를 컴파일 시점에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방법을 제공합니다. 개발자는 프로시저(procedure)나 함수에 사전 조건(precondition, Pre)과 사후 조건(postcondition, Post)을 명시하고, 정적 분석 도구는 이 계약을 코드가 항상 만족시키는지를 검증합니다.

-- SPARK 계약을 통한 안전성 증명 예시
procedure Process_Node (Item : in Node_Access)
  with Pre => Item /= null; -- 'Item은 null이 아니다'라는 계약을 명시
  • 분석: 이 접근법은 C/C++과 유사한 포인터 모델을 통해 개발자가 자료구조를 표현할 수 있게 합니다. 안전성은 런타임 검사 또는 개발자가 직접 작성하는 명시적 계약과 정적 분석 도구의 증명을 통해 확보됩니다. 이 설계 철학의 비용은 개발자가 모든 잠재적 오류 경로를 고려하고, 이를 형식화된 계약으로 작성해야 하는 책임과 노력입니다. 계약이 누락되거나 잘못 작성될 경우, 안전성 보증은 불완전해질 수 있으며, 이는 자동화된 규칙에 의존하는 방식과는 다른 종류의 위험을 내포합니다.

3. 설계 철학 비교 및 결론

두 접근법은 소프트웨어의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한 책임과 비용을 각기 다른 주체와 시점에 배분합니다.

구분 러스트 (Rust) Ada/SPARK
안전성 확보 주체 컴파일러 (암묵적 규칙의 자동 강제) 개발자 + 도구 (명시적 계약 작성 및 정적 증명)
기본 패러다임 제한적(restrictive by default), 예외적 허용(opt-in complexity) 허용적(permissive by default), 계약을 통한 제약(opt-in safety proof)
주요 비용 특정 패턴 구현 시의 인지적 부하(cognitive overhead) 및 코드 복잡성 모든 상호작용에 대한 형식적 명세(formal specification) 작성 필요
주요 이점 데이터 경쟁과 같은 특정 오류 클래스의 자동 방지 개발자의 설계 의도 직접 표현 및 광범위한 논리적 속성 증명 가능

결론적으로, 러스트의 소유권 모델은 ‘혁신’ 또는 ‘결함’이라는 이분법적 시각으로 평가되기보다, 장점과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가진 하나의 설계 철학으로 분석됩니다. 이 철학은 특정 유형의 버그를 예방하는 기능을 가지며, 그 과정에서 개발자에게 학습 비용과 특정 문제에 대한 해결 방식을 요구하는 상충 관계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언어의 적합성은 해결하려는 문제의 종류, 팀의 역량, 그리고 프로젝트가 우선시하는 가치(예: 자동화된 안전성 보증 vs. 설계 유연성)에 따라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3부: 생태계의 현실과 구조적 비용

제3부에서는 러스트 생태계가 마주한 현실적인 과제와 그 이면에 있는 구조적인 비용을 분석합니다. 러스트의 개발자 경험(DX), ‘무비용 추상화’ 원칙, 그리고 실제 산업 적용의 제약 조건들을 평가할 때, 우리가 마주하는 문제들은 그 성격에 따라 다음의 두 가지 범주로 구분하여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생태계의 ‘성숙도’ 문제 (problems of ‘maturity’): 이는 라이브러리의 부족, 일부 도구의 불안정성, 문서화 미비 등 시간과 커뮤니티의 노력이 축적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결되거나 완화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모든 성장하는 기술 생태계가 공통으로 겪는 성숙도 문제에 해당합니다.

  2. 설계에 내재된 ‘본질적 상충 관계’ (inherent ‘trade-offs’ in design): 이는 언어의 핵심 가치(예: 런타임 성능, GC 없는 메모리 안전성)를 달성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다른 가치(예: 학습 용이성, 컴파일 속도, 특정 패턴 구현의 유연성)를 희생한 결과입니다. 이는 ‘결함’이 아닌 ‘선택’의 문제이므로, 시간이 지나도 본질적으로 사라지기 어렵습니다.

본 장에서는 이 분석틀을 기반으로, 러스트의 여러 기술적 과제들이 어떤 성격의 문제에 해당하는지를 명확히 구별하여 평가하고자 합니다.

5. ‘개발자 경험(DX)’의 성과와 비용

5장에서는 러스트를 사용하는 개발자가 겪는 ‘개발자 경험(DX)’의 다양한 측면과 그에 수반되는 비용을 분석합니다.

논의는 러스트의 시스템인 ‘빌림 검사기’와 ‘학습 곡선’이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5.1)에서 시작합니다. 이어서 기술 선택의 ‘일반화 경향’(5.2)을 살펴본 뒤, ‘비동기 프로그래밍’(5.3)과 ‘오류 처리 모델’(5.4) 등 구체적인 기술 영역의 복잡성과 상충 관계를 검토합니다. 마지막으로, ‘라이브러리 생태계’(5.5)와 ‘개발 툴체인’(5.6, 5.7)의 과제들을 분석하여 개발자 경험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합니다.

5.1 빌림 검사기, 학습 곡선, 그리고 생산성의 상충 관계

러스트의 안전성 모델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은 소유권(ownership), 빌림(borrowing), 생명주기(lifetimes) 규칙을 컴파일 시점에 정적으로 강제하는 빌림 검사기(borrow checker)입니다. 이 메커니즘은 그 엄격함으로 인해 개발 생산성과의 상충 관계(trade-off) 를 형성합니다. 다른 프로그래밍 패러다임에 익숙한 개발자는 러스트의 모델을 적용하기 위해 기존의 접근 방식을 재구성해야 하며, 이는 학습 곡선으로 이어집니다.

상충 관계의 양면성: 학습 비용과 안전성 확보

빌림 검사기가 적용하는 규칙들은 개발 과정에서 인지적 비용을 발생시키지만, 동시에 특정 유형의 런타임 오류를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이득을 제공합니다.

  1. 소유권 및 빌림 모델의 비용과 이득: 개발자는 모든 값에 대해 단일 소유자 규칙을 적용하고, 데이터 접근 시 불변 또는 가변 빌림 규칙을 준수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개발자는 로직 구현 외에 컴파일러의 규칙을 만족시키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을 투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비용을 통해, 컴파일러는 데이터 경쟁(data race)과 같은 동시성 문제를 컴파일 시점에 방지하며, 해제 후 사용(use-after-free)과 같은 메모리 오류 가능성을 제거합니다.

  2. 생명주기 명시의 비용과 이득: 컴파일러가 참조의 유효성을 자동으로 추론할 수 없는 경우, 개발자는 생명주기 매개변수('a)를 직접 명시해야 합니다. 이는 컴파일러의 정적 분석을 통과시키기 위한 추가적인 추상적 사고를 요구하는 작업입니다. 그러나 이 명시적 표기를 통해, 댕글링 포인터(dangling pointer)와 같이 유효하지 않은 메모리를 참조하는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을 컴파일러가 정적으로 검증하고 차단할 수 있습니다.

  3. 특정 디자인 패턴 구현의 제약과 대안: 빌림 검사기의 분석 모델은 이중 연결 리스트나 순환 참조가 필요한 그래프 구조 등을 기본 규칙만으로는 구현하기 어렵게 합니다. 이는 빌림 검사기 모델이 표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범위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경우, 개발자는 Rc<T>, RefCell<T> 또는 unsafe 블록을 사용하여 명시적으로 규칙의 예외를 처리하고 원하는 자료구조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 담론

이러한 기술적 특성은 프로젝트의 생산성에 영향을 미칩니다. 개발팀에 새로운 구성원이 합류할 때 적응 기간과 교육 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초기 생산성 저하), 기능 구현이 컴파일 오류 해결로 인해 지연되어 프로젝트 일정의 예측 가능성을 낮출 수 있습니다. 이는 개발 시간을 자원으로 사용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비용(cost)리스크(risk) 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학습 곡선은 ‘성능 저하 없는 안전성’이라는 목표를 위해 선택된 설계적 상충 관계의 일부입니다. 일부 온라인 토론에서는 이러한 학습의 어려움이 개발자의 역량 강화나 전문성의 지표로 재해석되는 담론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학습 과정의 어려움에 대한 논의를 개인의 역량 문제로 귀결시켜, 신규 개발자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거나 도구의 사용성 개선에 대한 논의를 제한할 수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5.2 기술 선택의 일반화 경향과 공학적 상충 관계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을 때, 그 적용 범위를 본래의 목적을 넘어 확장하려는 경향이 관찰됩니다. 이는 ‘도구의 법칙(law of the instrument)’으로 알려진 현상으로, 기술 채택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사회-심리적 역학으로 볼 수 있습니다.

러스트 언어는 이러한 현상을 분석하기 위한 사례 연구를 제공합니다. 언어가 제공하는 ‘메모리 안전성’이라는 가치와, 이를 숙달하는 데 필요한 학습 시간은 개발자가 해당 기술에 상당한 노력을 투입하게 합니다. 이러한 투자는 해당 기술의 활용 범위를 특정 분야를 넘어, 더 넓은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본 절에서는 이러한 ‘일반화’ 경향이 러스트 관련 논의에서 나타나는 두 가지 측면을 분석합니다. 첫째,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를 평가할 때 러스트의 주요 특징(예: GC 부재, 런타임 성능)이 배타적인 평가 기준으로 작용하는 경향을 검토합니다. 둘째, 일반적인 웹 애플리케이션 개발 사례를 통해, 문제의 특성과 제약 조건을 고려한 상충 관계 분석이 어떻게 다르게 적용될 수 있는지 살펴봅니다.

다른 기술과의 비교 방식에 나타나는 편향성

기술 선택의 일반화 경향은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와의 비교 방식에 특정 편향성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러스트의 특징인 ‘가비지 컬렉터(GC) 없는 메모리 안전성’과 ‘높은 런타임 성능’이 기술을 평가하는 주된 기준으로 적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다른 언어들이 다음과 같이 평가될 수 있습니다.

  • C/C++: 메모리 안전성 부재가 다른 측면(생태계, 하드웨어 제어 능력 등)보다 주된 평가 근거가 됩니다.
  • Go, Java, C#: GC의 존재가 성능 저하의 잠재적 원인으로 분석되며, 이들 언어의 개발 생산성이나 생태계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 Python, JavaScript: 정적 타입 시스템의 부재가 안정성 문제의 근거로 제시되며, 이들 언어의 특징인 빠른 프로토타이핑 및 개발 속도는 부차적 요소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공학적 평가는 다양한 상충 관계(trade-off)를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특정 기준만을 선택적으로 강조하는 방식은, 각 기술이 다른 문제 영역에서 가지는 적합성을 평가하는 데 한계를 가질 수 있습니다.

사례 연구: 웹 백엔드 개발에서의 일반화

이러한 일반화의 한 사례는 일부 웹 백엔드 개발에 러스트를 적용하려는 주장입니다.

러스트는 고성능 API 게이트웨이, 실시간 통신 서버 등 높은 성능과 낮은 지연 시간이 요구되는 특정 웹 서비스 분야에서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메모리 안전성은 서버의 안정성을 높이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러스트의 특징이 부각되는 특정 영역의 요구사항을 다른 웹 백엔드 영역으로 일반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수의 일반적인 웹 애플리케이션(예: SaaS, 사내 관리 시스템, 커머스 플랫폼) 개발에서는 성능 외에 다음과 같은 비즈니스 및 공학적 요소가 함께 고려됩니다.

  • 개발 속도와 시장 출시 시간(time-to-market)
  • 생태계의 성숙도 (인증, 결제, ORM 등 라이브러리의 완성도)
  • 신규 인력의 학습 용이성 및 개발자 인력풀의 규모

이러한 척도에서는 Go, C#/.NET, Java/Spring, Python/Django 등 기존 생태계를 갖춘 언어들이 적합한 선택지일 수 있습니다. 문제의 특성과 비즈니스의 제약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특정 기술의 적용 범위를 넓게 주장하는 것은, 공학적 상충 관계 분석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접근으로 볼 수 있습니다.

5.3 비동기 프로그래밍 모델의 복잡성과 공학적 상충 관계

러스트의 비동기 프로그래밍 모델(async/await)은 ‘무비용 추상화(Zero-Cost Abstractions)’ 원칙에 기반하여, 가비지 컬렉터나 그린 스레드(Green Thread) 없이 런타임 성능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되었습니다. 이는 운영체제 스레드를 활용하는 시스템 프로그래밍 영역에서 설정된 설계 목표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설계상의 선택은 개발자가 부담하는 비용, 즉 개념적 복잡성디버깅의 어려움을 수반합니다.

기술적 복잡성의 원인

러스트의 async/await는 컴파일러가 비동기 코드를 상태 기계(state machine)로 변환하는 방식으로 동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메모리에 자기 자신에 대한 참조를 포함하는 ‘자기 참조 구조체(self-referential struct)’가 생성될 수 있으며, 러스트는 이 구조체의 메모리 주소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Pin<T>이라는 포인터 타입을 도입했습니다.

Pin<T>과 그와 관련된 제너레이터(Generator) 등은 다른 주류 언어에서 찾아보기 힘든 추상적 개념으로, 작동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학습을 요구합니다. 이러한 복잡성은 ‘새어 나오는 추상화(leaky abstraction)’의 한 형태로 볼 수 있으며, 러스트의 비동기 생태계 개발자들 역시 블로그나 강연을 통해 해당 개념의 학습 곡선을 언급하며 사용성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개발 경험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

async 모델의 내부 복잡성은 실제 개발 및 유지보수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어려움을 야기합니다.

  1. 디버깅의 난이도 증가: async 코드에서 오류가 발생했을 때 출력되는 스택 트레이스는 비동기 런타임의 내부 함수들과 컴파일러가 생성한 상태 기계 호출들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아, 오류의 근본 원인을 추적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동기 코드와 달리 비동기 함수의 지역 변수들은 상태 기계 객체 내부에 캡처되므로, 디버거를 통한 상태 추적이 까다롭습니다.
  2. 비용 전가(Cost Shifting): 결과적으로 러스트의 비동기 모델은 런타임의 CPU 및 메모리 사용량(기계 시간)을 최소화하는 대신, 그 비용을 개발자의 학습 시간과 디버깅의 어려움(개발자 시간)으로 전가하는 설계상의 상충 관계를 가집니다.

대안적 모델과의 비교 분석

이러한 상충 관계는 Go 언어의 고루틴(Goroutine)과 같은 대안적 비동기 모델과 비교했을 때 명확해집니다. 고루틴은 언어 런타임이 관리하는 경량 스레드(green thread)를 통해 개발자에게 단순화된 동시성 프로그래밍 모델을 제공합니다.

구분 러스트 async/await Go 고루틴 (Goroutine)
설계 목표 제로 런타임 오버헤드 개발 생산성 및 단순성
런타임 비용 최소화 스케줄러, GC로 인한 비용 존재
학습 곡선 높음 (Pin 등 개념 필요) 낮음 (go 키워드)
디버깅 어려움 (복잡한 스택 트레이스) 용이함 (명확한 스택 트레이스)

CPU 연산 중심(CPU-bound)의 작업에서는 러스트 모델의 성능상 이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네트워크 레이턴시나 데이터베이스 응답 속도가 병목인 일반적인 I/O 중심(I/O-bound) 작업 환경에서는, Go 모델이 감수하는 런타임 비용보다 러스트 모델이 요구하는 개발 및 디버깅의 복잡성 비용이 더 클 수 있습니다.

러스트 커뮤니티 일부에서는 Go 모델을 ‘무비용’이 아니라는 이유로 평가하는 경향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는 ‘런타임 성능’이라는 단일 척도로만 기술을 평가하고, ‘개발 생산성’이나 ‘유지보수의 용이성’과 같은 다른 공학적 가치를 간과하는 접근일 수 있습니다.

5.4 명시적 오류 처리 모델(Result<T, E>)의 실용성 재고

러스트는 Result<T, E> 열거형과 패턴 매칭, ? 연산자를 통해 컴파일 시점에 오류 처리를 강제하는 명시적 오류 처리 모델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 모델은 오류 처리 누락을 방지하는 기능을 합니다. 본 절에서는 이 모델의 실용성을 분석하기 위해, 대안적인 오류 처리 방식과의 비교, 개념의 역사적 기원, 그리고 실제 사용 시 발생하는 비용을 분석합니다.

1. 대안적 모델과의 비교: try-catch 예외 처리

러스트의 Result 모델을 논의할 때, try-catch 기반의 예외 처리 모델은 종종 예측 불가능한 제어 흐름으로 인해 비판의 대상이 됩니다. 그러나 예외 처리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은 공학적 특징을 가집니다.

  • 관심사의 분리(separation of concerns): try 블록에는 정상적인 로직을, catch 블록에는 예외 상황 처리를 분리하여 기술할 수 있습니다. 오류가 발생한 지점에서 이를 처리할 지점까지 제어 흐름을 즉시 전달하므로, 여러 함수 단계를 거치며 오류를 수동으로 전파하는(return Err(...)) 방식을 피할 수 있습니다.
  • 컴파일 시점 검사: “어떤 예외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비판은 모든 경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자바(Java)의 ‘체크 예외(Checked Exception)’는 함수가 던질 수 있는 예외를 시그니처에 명시하도록 하고, 컴파일러가 그 처리를 강제합니다. 이는 오류 누락을 방지한다는 목표를 Result 타입과 다른 방식으로 달성하는 사례입니다.
  • 시스템 회복력(resilience): 예외 처리 시스템은 오류 기록(logging), 자원 해제(finally), 그리고 오류 복구 로직을 통해 프로그램의 비정상적인 중단을 막고 서비스의 운영을 지속하는 데 역할을 합니다.

2. 개념의 역사적 기원: 함수형 프로그래밍

ResultOption을 통한 명시적 오류 및 상태 처리 방식은 러스트 고유의 것이 아니며, 기존에 존재하던 개념을 차용한 것입니다. 이 아이디어의 뿌리는 함수형 프로그래밍(functional programming) 진영에 있습니다.

하스켈(Haskell)의 Maybe a, Either a b 타입이나 OCaml, F#과 같은 ML 계열 언어의 합 타입(Sum Type)은 수십 년 전부터 값의 부재나 오류 상태를 타입 시스템으로 표현하고, 컴파일러가 모든 경우를 처리하도록 강제하는 방식을 사용해왔습니다.

따라서 러스트의 기여는 이 개념을 ‘발명’한 것이라기보다, 시스템 프로그래밍 언어의 맥락에 맞게 ‘재해석’하고 ? 연산자와 같은 문법적 편의성을 통해 ‘대중화’한 데에 있다고 분석될 수 있습니다.

3. 실용적 비용: 오류 타입 변환의 장황함(verbosity)

? 연산자는 동일한 오류 타입을 전파하는 시나리오에서는 사용되지만, 다양한 외부 라이브러리를 사용하는 실제 애플리케이션에서는 한계를 보입니다. 각기 다른 라이브러리는 자신만의 고유한 오류 타입(예: std::io::Error, sqlx::Error)을 반환하며, 개발자는 이들을 애플리케이션의 단일한 오류 타입으로 변환해주는 상용구 코드(boilerplate code)를 반복적으로 작성해야 합니다.

// 여러 다른 종류의 오류를 단일 애플리케이션 오류 타입으로 변환하는 예시
fn load_config_and_user(id: Uuid) -> Result<Config, MyAppError> {
    let file_content = fs::read_to_string("config.toml")
        .map_err(MyAppError::Io)?; // std::io::Error -> MyAppError

    let config: Config = toml::from_str(&file_content)
        .map_err(MyAppError::Toml)?; // toml::de::Error -> MyAppError

    // ...
    Ok(config)
}

이러한 반복적인 변환을 해소하기 위해 anyhow, thiserror와 같은 외부 라이브러리가 사용됩니다. 그러나 생태계에서 특정 기능(이 경우, 유연한 오류 처리)을 위해 외부 라이브러리 사용이 사실상 표준처럼 여겨진다는 사실은, 언어의 기본 기능만으로 실용적인 애플리케이션 개발 시 추가적인 요구사항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4. 사례 연구: Cloudflare 장애와 unwrap()의 사용

러스트의 오류 처리 모델이 실제 운영 환경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2025년 11월 발생한 Cloudflare의 서비스 중단 사고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7 이 사고는 Result 타입을 반환하는 함수에서 에러 케이스를 match? 연산자로 처리하지 않고, unwrap()을 사용하여 패닉(panic)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러스트는 Result 타입을 통해 개발자가 오류를 명시적으로 처리하도록 강제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unwrap()이라는 메서드를 통해 그 강제성을 우회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합니다. 이론적으로 unwrap()은 프로토타이핑이나 테스트 코드에 주로 사용되지만, 실제 개발 과정에서는 복잡한 에러 처리 로직을 작성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프로덕션 코드에서도 사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사례는 언어의 강제성이 개발자의 편의성을 우선시하는 선택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합니다. 컴파일러가 규칙을 강제하더라도, 개발자가 구현 편의를 위해 안전장치를 우회하는 경로(unwrap)를 선택한다면, 그 결과는 시스템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러스트의 ‘강제적 안전성’ 모델이 실제 엔지니어링 현장의 인적 요인(Human Factor)과 결합될 때 발생할 수 있는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5.5 러스트 생태계의 질적 성숙 과제와 커뮤니티 담론 분석

러스트의 공식 패키지 매니저인 카고(Cargo)와 중앙 저장소인 크레이트(Crates.io)는 언어의 빠른 채택과 성장에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이는 라이브러리, 즉 크레이트(crate)가 공유되는 양적 팽창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 성장 이면에는, 프로덕션 환경에서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있어 질적인 성숙도라는 과제가 존재합니다. 본 절에서는 러스트 생태계가 마주한 주요 질적 과제들을 분석하고, 이러한 문제 제기에 대한 커뮤니티의 특징적인 담론 구조를 살펴봅니다.

1. 크레이트 생태계의 질적 성숙도 관련 주요 과제

프로덕션 환경에서 러스트를 사용하는 개발자들은 라이브러리 생태계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 API 안정성 부족: 상당수의 크레이트가 시맨틱 버저닝(semantic versioning) 1.0.0 미만의 0.x 버전으로 장기간 유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해당 라이브러리의 공개 API가 안정화되지 않았으며, 하위 호환성을 보장하지 않는 변경(breaking change)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프로덕션 의존성이 있는 프로젝트에서 이는 잠재적인 유지보수 비용과 리스크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 문서화의 편차: cargo doc을 통해 표준화된 문서를 생성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크레이트의 문서화 수준은 편차가 큽니다. 일부 크레이트는 API 목록 외에 구체적인 사용 예제나 설계 철학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여, 해당 라이브러리를 사용하기 위해 개발자가 직접 소스 코드를 분석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는 라이브러리 사용의 목적인 생산성 향상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 유지보수의 지속성 문제: 다수의 오픈소스 생태계가 가진 공통적인 문제로서, 핵심적인 크레이트조차 소수의 자원봉사자에 의해 유지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약 핵심 관리자가 개인적 사유로 프로젝트를 중단할 경우, 보안 취약점이나 주요 버그에 대한 후속 조치가 장기간 지연될 위험이 존재합니다. 이는 해당 크레이트에 의존하는 전체 생태계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2. 생태계 문제에 대한 비판과 관찰되는 대응 패턴 분석

생태계의 질적 문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었을 때, 특정 온라인 포럼과 같은 여러 공개적인 토론 공간에서는 문제의 기술적 본질과는 다른 방향으로 논의를 이끌어가는 특정 담론 패턴이 관찰되곤 합니다. 이는 문제의 기술적 본질에 대한 토론과는 다른 방향으로 논의를 이끌어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 ‘참여 유도’를 통한 책임의 전환: “Pull Requests are welcome(기여를 환영합니다)” 또는 “필요하다면 직접 기여하라”는 응답은 오픈소스의 가치인 자발적 참여를 장려하는 표현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표현이 라이브러리의 결함이나 문서 부족에 대한 비판에 대한 답변으로 사용될 경우, 문제 해결의 책임을 최초 문제 제기자에게 전가하는 수사적 기능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모든 사용자가 라이브러리를 수정할 전문성이나 시간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러한 반응은 피드백의 순환을 위축시킬 수 있습니다.
  • 성공 사례의 대표성 문제와 통계적 관점: 생태계 전반의 질적 성숙도에 대한 비판에 대해, tokio, serde와 같이 성공적으로 관리되는 소수의 핵심 크레이트 사례를 제시하며 반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성공 사례들이 러스트 생태계의 잠재력과 도달 가능한 품질 수준을 보여준다는 점은 의미가 있습니다. 이러한 성공 사례들이 러스트 생태계의 잠재력과 도달 가능한 품질 수준을 보여준다는 점은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논증 방식은 ‘표본의 대표성(representativeness of the sample)’의 관점에서 검토될 수 있습니다. 소수의 성공한 사례가, 수많은 라이브러리로 구성된 생태계 전체의 평균적인 성숙도나 일반적인 개발자가 마주하는 현실을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는 단순한 논리적 오류를 지적하기보다, 특정 표본(성공 사례)이 전체 모집단(생태계)의 특성을 설명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공학적, 통계적 질문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개별 라이브러리들이 처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대신, 논점을 소수의 최상위 사례로 한정시켜 생태계의 현주소를 과대평가하게 할 수 있습니다.

5.6 개발 툴체인의 기술적 과제와 생산성

러스트 언어의 개발자 경험은 특정 기능과 함께 몇 가지 기술적 과제를 동반합니다. 이러한 과제들은 대규모 프로젝트의 개발 생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본 절에서는 컴파일러의 자원 사용 문제, IDE 통합 및 디버깅 환경, 그리고 빌드 시스템의 유연성 측면에서 현안을 분석합니다.

5.6.1 컴파일러의 자원 사용량과 그 영향

러스트 컴파일러(rustc)는 컴파일 과정에서 시간과 메모리 자원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무비용 추상화(ZCA)’ 원칙을 구현하기 위한 모노모피제이션(monomorphization) 전략과 LLVM 백엔드 의존성 등 언어 설계에서 기인합니다.

  • 컴파일 시간: 모노모피제이션은 제네릭 타입별로 코드를 생성하므로, 컴파일러가 처리하고 최적화해야 할 코드의 양을 증가시킵니다. 이로 인해 ‘코드 수정 → 컴파일 → 테스트’로 이어지는 개발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가 지연되며, 특히 프로젝트 규모가 커질수록 개발자의 생산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cargo check와 같은 도구가 문법 검사를 제공하지만, 완전한 빌드와 테스트에는 시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메모리 사용량: 컴파일 과정에서의 메모리 사용량은 리소스가 제한된 개발 환경(개인용 노트북, 저사양 CI/CD 빌드 서버 등)에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대규모 프로젝트에서는 컴파일러 프로세스가 시스템의 가용 메모리를 초과하여, 운영체제의 OOM(Out of Memory) Killer에 의해 강제 종료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는 개발 경험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소입니다.

다만, 이러한 비용이 고정된 것은 아닙니다. 러스트 프로젝트와 커뮤니티는 컴파일 시간을 개선 과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디버그 빌드 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Cranelift 백엔드의 개발, rustc 컴파일러 자체의 병렬 처리 능력 강화 시도 등은, 이러한 공학적 상충 관계가 관리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5.6.2 IDE 통합 및 디버깅 환경: 추상화의 이면에 있는 비용

러스트의 개발자 경험을 논할 때, IDE 통합 및 디버깅 환경은 언어의 설계 철학이 어떻게 개발자의 실제 작업에 비용을 발생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영역입니다. 러스트는 언어 서버와 표준 디버거를 지원하지만, 그 복잡성과 추상화 모델이 인지적 부담과 생산성 저하를 유발하는 지점들이 존재합니다.

언어 서버(rust-analyzer)의 현실과 한계

언어 서버인 rust-analyzer는 러스트의 복잡한 타입 시스템과 매크로 기능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코드 완성, 타입 추론, 오류 검사 등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는 러스트 생태계의 생산성을 향상시킨 도구로 평가됩니다.

이러한 분석의 깊이가 비용으로 작용합니다. rust-analyzer는 프로젝트의 의존성을 포함한 코드를 메모리에 상주시키고, 개발자가 코드를 수정할 때마다 복잡한 트레잇 해석(trait resolution)과 매크로 확장(macro expansion)을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이로 인해 다음과 같은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 자원 사용량: 대규모 프로젝트에서는 rust-analyzer 프로세스 자체가 수 기가바이트(GB)의 메모리를 점유하며, 이는 리소스가 제한된 개발 환경에서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 분석의 불안정성: 복잡한 제네릭 타입이나 절차적 매크로(procedural macro)가 사용된 코드에서는 타입 추론에 실패하거나 부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경우가 발생하여, 개발자가 언어 서버의 결과를 신뢰하기보다 컴파일러(rustc)의 최종 진단에 의존하게 만드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rust-analyzer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컴파일러의 작업을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 언어 서버의 한계이자, 러스트 언어의 복잡성을 보여주는 방증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추상화와 디버깅의 상충 관계

러스트의 ‘무비용 추상화(Zero-Cost Abstractions)’ 원칙은 디버깅 과정에서 그 비용을 개발자에게 발생시킵니다. LLDB나 GDB와 같은 디버거를 사용하지만, 러스트의 추상화된 타입을 디버깅하는 경험은 다른 언어와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Vec<String> 타입의 변수를 디버거에서 검사할 때, Java나 C#의 통합 IDE 환경에서는 ["hello", "world"]와 같이 컬렉션의 내용물이 표시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러스트 디버거에서는 Vec 구조체의 필드, 즉 힙 메모리를 가리키는 포인터(ptr), 할당된 총 용량을 나타내는 capacity, 그리고 현재 요소의 개수인 length와 같은 메모리 구조가 표시됩니다.

이러한 방식은 개발자가 프로그램의 논리적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디버거가 보여주는 저수준의 메모리 구조를 해석해야 하는 인지적 부담을 발생시킵니다. 이는 런타임 비용을 제거한 추상화가 디버깅의 편의성 저하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상충 관계입니다.

비동기 코드 디버깅

이러한 양상은 async/await 코드를 디버깅할 때 나타납니다. 5.3절에서 분석했듯, 러스트의 async 함수는 컴파일러에 의해 상태 기계(state machine)로 변환됩니다. 이로 인해 스택 기반 디버깅이 작동하기 어렵습니다.

오류 지점에서 중단하고 콜 스택(call stack)을 확인해도, 개발자가 작성한 function_afunction_b를 호출하는 논리적 흐름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대신 보이는 것은 비동기 런타임(예: tokio)의 스케줄러 내부 함수들과, 컴파일러가 생성하여 개발자가 해석해야 하는 상태 기계의 poll 함수 호출들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코드가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는 다른 생태계, 가령 C#의 Visual Studio나 Java의 IntelliJ IDEA가 비동기 코드의 논리적 콜 스택을 재구성하여 보여주는 것과 대조를 이룹니다. 러스트의 비동기 디버깅 환경은, 런타임 오버헤드를 최소화하는 설계 철학이 개발 및 유지보수 단계에서 복잡성 비용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5.6.3 빌드 시스템(Cargo)의 유연성

러스트의 공식 빌드 시스템인 카고(Cargo)는 표준화된 프로젝트 관리와 의존성 해결 등 ‘규칙 우선(convention over configuration)’ 철학을 바탕으로 생산성을 제공합니다. 이는 카고의 특징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특징은 프로젝트의 요구사항이 표준적인 범위를 벗어날 때 경직성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복잡한 코드 생성, 외부 라이브러리와의 특수한 연동 등 비표준적인 빌드 절차가 필요한 경우, build.rs 스크립트만으로는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대규모 모노레포(monorepo) 환경에서는 피처 플래그(feature flags)의 조합이 복잡해져 의존성 관리가 또 다른 유지보수 비용을 발생시키기도 합니다. 이는 다양한 빌드 시나리오에 대응해야 하는 대규모 산업 환경에서 제약 조건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은 러스트가 제공하는 개발자 경험이 특정 이점과 함께, 기술적 과제를 동반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개발 환경을 단편적으로 평가하기보다, 이것이 각기 다른 설계 철학의 결과물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절에서는 각 생태계를 단일 철학으로 규정하는 시각에서 벗어나, ‘분리된 툴체인’과 ‘통합적 경험’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비교하고, ‘성숙도’라는 변수를 함께 고려하여 논쟁의 본질을 탐구하고자 합니다.

5.7 개발 환경의 비교: 성숙도와 설계 철학의 교차점

이전 절에서는 러스트의 개발 환경이 가진 기술적 과제를 분석했습니다. 이러한 분석은 종종 “Java/C#의 통합 IDE”와 “러스트의 VS Code 환경”처럼, 각 생태계의 특징만을 비교하는 이분법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두 생태계가 모두 ‘분리된 툴체인’‘통합적 경험’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을 간과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교는 각 철학을 나란히 놓고, 그 위에서 ‘생태계의 성숙도’라는 변수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첫 번째 비교: ‘분리된 툴체인’ 환경 (VS Code)

언어 서버 프로토콜(LSP)의 등장은 여러 언어가 Visual Studio Code와 같은 에디터에서 유사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이 환경에서 각 생태계의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 Java/C#의 경우: Eclipse JDT LS, Red Hat의 Java 확장 기능, 그리고 C#의 Roslyn LSP는 수년간의 개발과 기업의 지원을 통해 안정성과 성숙도를 확보했습니다. 이들은 엔터프라이즈 프로젝트에서 코드 완성, 진단, 리팩토링 기능을 제공합니다.
  • 러스트의 경우: rust-analyzer는 러스트 생태계 성장에 기여했습니다. 그러나 5.6절에서 분석했듯이, 언어 자체의 복잡성(매크로, 트레잇 해석 등)으로 인해 불안정성을 보이거나 시스템 자원을 요구하는 등, 성숙도 측면에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 분석: ‘분리된 툴체인’이라는 동일한 조건에서, Java/C#의 LSP는 긴 역사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언어 명세 위에서 발전하여 성숙도를 보입니다. 반면 러스트의 rust-analyzer는 언어적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는 어느 한쪽의 우월성이 아닌, 각 생태계의 역사적 경로와 기술적 과제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2. 두 번째 비교: ‘통합적 경험’ 환경 (전문 IDE)

두 생태계는 LSP의 기능 외에 통합 환경 역시 제공합니다.

  • Java/C#의 경우: IntelliJ IDEA와 Visual Studio는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코드 분석 외에 ‘프로젝트 지능(project intelligence)’을 제공합니다. 코드의 의미론적 구조를 분석하여 제공하는 리팩토링, 디버깅 및 프로파일링 경험은 이들 IDE가 ‘개발 플랫폼’으로 분류되는 이유입니다. 이는 ‘통합’ 철학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 러스트의 경우: JetBrains의 RustRover와 CLion은 러스트 생태계에도 ‘통합적 경험’이라는 선택지가 존재함을 보여줍니다. 이 IDE들은 rust-analyzer 외에 자체 분석 엔진을 통해 디버거 통합과 리팩토링 기능을 제공하려 시도합니다. 이는 러스트 개발자 경험을 위한 진전입니다.

  • 분석: 이 영역에서는 ‘성숙도의 격차’가 드러납니다. RustRover는 IntelliJ의 Java 지원 기능과 비교하면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Java 생태계의 리팩토링 패턴과 디버깅 관련 기능을 단기간에 구현하는 것은 과제입니다. 이는 러스트의 기술적 한계라기보다, 성장하는 기술이 겪는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3. 결론: 비교 프레임의 재구성

“Java/C#의 통합 IDE”와 “러스트의 VS Code”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각 생태계에서 성숙한 부분과 대중적인 부분을 교차시켜 비교하는 비대칭적인 프레임입니다.

비교를 통해 도출되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두 생태계 모두 두 가지 철학의 개발 환경을 제공합니다.
  2. ‘분리된 툴체인’과 ‘통합적 경험’ 두 영역 모두에서, Java/C# 생태계는 긴 역사와 투자를 통해 성숙도를 보입니다.
  3. 러스트 생태계의 개발 환경은 발전하고 있으나, 언어 자체의 복잡성과 생태계의 역사적 시간 부족으로 인한 성숙도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따라서 두 개발 환경의 차이를 어느 한쪽의 ‘종속성’이나 특정 철학의 우열 문제로 귀결하는 것은 결론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본문에서 분석했듯이, 각 생태계가 도달한 ‘성숙도의 단계’가 다르다는 데 있습니다. Java/C# 생태계는 시간과 투자를 통해 ‘통합’과 ‘분리’ 두 방식 모두에서 완성도를 이룬 반면, 러스트 생태계는 언어의 복잡성을 해결하며 성장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공학적 평가는 이러한 현실을 인정한 상태에서, 주어진 프로젝트의 요구사항에 적합한 도구와 철학을 선택하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6. ‘무비용 추상화’의 실제 비용 분석

6장에서는 러스트의 설계 원칙인 ‘무비용 추상화(Zero-Cost Abstractions, ZCA)’가 수반하는 실제 비용을 분석합니다.

첫 번째 절(6.1절)에서는 ZCA의 런타임 비용이 ‘모노모피제이션(monomorphization)’이라는 메커니즘을 통해 어떻게 컴파일 시간 및 바이너리 크기 증가라는 비용으로 전가되는지 검토합니다. 이어서 6.2절에서는 이 중 바이너리 크기 문제를 분석하고, ABI 불안정성, 정적 링킹과의 관계 및 실제 사례를 통해 이것이 적용 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봅니다.

6.1 비용 전가의 메커니즘: 모노모피제이션(monomorphization)의 역할

러스트의 설계 원칙 중 하나는 ‘무비용 추상화(Zero-Cost Abstractions, ZCA)’입니다. 이는 개발자가 제네릭(Generics), 이터레이터(Iterator) 등 추상화 기능을 사용하더라도, 그로 인해 프로그램의 런타임 성능 저하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의미합니다.

이 원칙은 C++의 설계 철학과 연결됩니다. C++의 창시자 비야네 스트롭스트룹(Bjarne Stroustrup)이 제시한 “사용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You don’t pay for what you don’t use)”는 원칙은 ZCA의 본질과 같습니다. C++은 템플릿(Templates)과 같은 기능을 통해 컴파일 시점에 코드를 생성하여 런타임 오버헤드를 제거하는 방식을 구현해왔습니다.

러스트는 이러한 ZCA 철학을 계승하면서, 이를 소유권(ownership) 및 빌림 검사기(borrow checker)와 결합하여 메모리 안전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구현되었습니다. 그러나 ‘무비용’이라는 용어는 ‘무(無)런타임 비용’을 의미할 뿐, 추상화에 필요한 비용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러스트의 ZCA는 런타임 성능을 확보하는 대신, 그 비용을 개발 주기(development cycle)의 다른 단계로 전가하는 비용 전가(cost-shifting)의 메커니즘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이 비용 전가는 모노모피제이션(monomorphization)이라는 컴파일 전략과 관련됩니다. 이는 Vec<T>와 같은 제네릭 코드를 컴파일할 때, Vec<i32>, Vec<String> 등 코드에서 사용된 모든 구체적인 타입에 대해 각각 특화된 별도의 코드를 생성하는 방식입니다. 이 전략은 런타임에 타입을 검사하거나 가상 함수 호출을 하는 등의 간접 비용을 제거하여 실행 속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비용을 발생시킵니다.

  1. 컴파일 시간 증가: 컴파일러는 사용된 제네릭 타입의 수만큼 코드를 복제하고, 각각을 개별적으로 최적화해야 합니다. 이는 컴파일러(특히 LLVM 백엔드)가 처리해야 할 코드의 양을 증가시켜 전체 컴파일 시간을 늘리는 원인이 됩니다.
  2. 바이너리 크기 증가: 생성된 특화된 코드들은 최종 실행 파일에 포함됩니다. 이로 인해 동일한 로직을 가진 코드가 여러 개의 복사본으로 존재하게 되어, 최종 바이너리의 크기가 커지게 됩니다. 이는 정적 링킹(static linking) 방식과 결합될 때 두드러집니다.

러스트는 이러한 모노모피제이션의 대안으로, 트레잇 객체(&dyn Trait)를 활용한 동적 디스패치(dynamic dispatch) 방식을 제공합니다. 이 방식은 코드를 복제하는 대신 단일한 함수를 생성하고 런타임에 필요한 구현을 찾아 호출하므로, 런타임 비용을 감수하는 대신 컴파일 시간을 단축하고 바이너리 크기를 줄이는 상충 관계(trade-off)를 제시합니다.

결론적으로, 러스트의 ‘무비용 추상화’는 런타임 성능을 고려하는 설계 철학의 산물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컴파일 시간 및 바이너리 크기 증가라는 비용은 개발 생산성과 배포 환경에 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비용 전가의 측면은 ZCA 원칙을 평가할 때 고려되어야 할 요소입니다. 이는 ‘런타임 비용 제로’라는 목표를 위해 컴파일 시간과 바이너리 크기라는 비용을 지불하는, 설계상의 상충 관계입니다.

6.2 바이너리 크기 분석: 설계 원칙이 적용 분야에 미치는 영향

러스트 프로그램은 C/C++로 작성된 유사 기능의 프로그램에 비해 실행 파일(binary)의 크기가 큰 경향을 보입니다. 이는 러스트가 C/C++의 대안으로 논의되는 자원 제약적인 시스템 프로그래밍 영역에서 고려사항이 됩니다. 본 절에서는 이러한 현상의 기술적 원인을 분석하고, 구체적인 사례 비교를 통해 그 파급 효과를 검토합니다.

1. 기술적 원인: ABI 불안정성과 정적 링킹

러스트 바이너리 크기 증가의 원인 중 하나는 표준 라이브러리(libstd)의 ABI(Application Binary Interface)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않는다는 설계상의 특징에 있습니다. C언어는 수십 년간 안정적인 libc ABI를 기반으로, 시스템에 설치된 공유 라이브러리를 여러 프로그램이 함께 사용하는 동적 링킹(dynamic linking)을 지원합니다. 이로 인해 C 프로그램의 실행 파일은 자신의 고유 코드만 포함하여 작은 크기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반면 러스트는 언어와 라이브러리의 개선과 발전을 위해 libstd의 내부 구현을 변경할 수 있도록 ABI를 안정화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안정적 호환성’보다 ‘빠른 진화’를 우선하는 설계상의 선택입니다. 이 선택의 결과로, 버전 간 호환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동적 링킹 대신 프로그램이 필요한 라이브러리 코드를 실행 파일 내에 포함하는 정적 링킹(static linking)이 기본 방식으로 채택되었습니다. 따라서 프로그램이라도 libstd의 관련 기능들이 바이너리에 포함되어 크기가 증가하게 됩니다.

2. 사례 연구: CLI 도구 및 코어 유틸리티 비교

이러한 설계의 영향은 실제 프로그램의 크기 비교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례 1: grepripgrep ripgrep은 러스트로 작성된 텍스트 검색 도구로, C언어 기반의 grep과 비교되곤 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리눅스 시스템에서 동적 링킹된 grep의 크기는 수십 킬로바이트(KB)인 반면, 정적 링킹된 ripgrep은 수 메가바이트(MB)에 달합니다. 이는 단일 애플리케이션 배포 시 의존성 관리를 용이하게 하지만, 운영체제의 기본 도구 전체를 대체하는 시나리오에서는 총용량 증가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사례 2: BusyBoxuutils 자원이 제한된 임베디드 리눅스 환경에서는 ls, cat 등 다수의 명령어를 단일 바이너리로 제공하는 BusyBox가 사용됩니다. C언어로 작성된 BusyBox는 전체 크기가 1MB 미만입니다. 반면, 유사한 목적으로 러스트로 개발된 uutils는 수 MB에 달하는 크기를 가집니다. 구체적인 크기는 각 프로젝트의 버전과 컴파일 환경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나, 이러한 경향성은 두 언어의 표준 라이브러리 설계와 기본 빌드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구조적인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아래 표는 알파인 리눅스(Alpine Linux) 패키지 기준의 비교입니다.

표 6.2: 코어 유틸리티 구현체의 패키지 크기 비교 (Alpine Linux v3.22 기준)8

패키지 언어 구조 설치 크기 (근사치)
busybox 1.37.0-r18 C 단일 바이너리 798.2KiB
coreutils 9.7-r1 C 개별 바이너리 1.0 MiB
uutils 0.1.0-r0 Rust 단일 바이너리 6.3 MiB

이 데이터는 러스트의 기본 빌드 방식이 BusyBox가 목표로 하는 임베디드 환경의 요구사항과는 차이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3. 크기 축소 기법과 그 상충 관계

러스트 바이너리 크기를 줄이기 위한 여러 기법들이 존재하며, 이는 min-sized-rust 등의 가이드라인을 통해 공유됩니다. 기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패닉 핸들링 방식 변경 (panic = 'abort'): 패닉 발생 시 스택을 정리하는(unwinding) 대신 즉시 프로그램을 중단시켜 관련 코드와 메타데이터를 제거합니다. 이는 크기를 줄이지만, 자원 해제(resource cleanup) 과정을 생략하며 catch_unwind를 통한 패닉 복구를 불가능하게 합니다. 즉, 바이너리 크기 최적화와 시스템의 회복력(resilience) 확보 기능 사이의 공학적 상충 관계(trade-off)를 수반합니다.
  • 표준 라이브러리 제외 (no_std): 힙 메모리 할당, 스레딩, 파일 입출력 등 운영체제 의존적인 기능을 제공하는 libstd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는 크기를 줄일 수 있으나, Vec<T>, String 등 자료구조와 기능들을 직접 구현하거나 외부 크레이트에 의존해야 하는 제약이 따릅니다.

이처럼 러스트에서 C/C++ 수준의 바이너리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언어가 기본으로 제공하는 기능과 일부 안전장치를 비활성화해야 합니다. 이는 러스트의 기본 설계 철학이 바이너리 크기보다 기능 및 런타임 성능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무비용 추상화’ 원칙과 그 구현 방식인 모노모피제이션이 초래하는 컴파일 시간 및 바이너리 크기 증가는, 러스트의 설계 철학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러한 비용은 ‘성숙도 문제’가 아니라, ‘런타임 성능’이라는 가치를 확보하기 위해 ‘개발 시간’과 ‘배포 크기’라는 다른 자원을 교환한 ‘본질적 상충 관계’입니다. 이는 “비용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이전될 뿐”이라는 공학의 원칙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개발자는 ‘무비용’이라는 용어의 이면에 있는 이러한 비용 전가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자신의 프로젝트가 요구하는 제약 조건(예: 컴파일 속도, 바이너리 크기)과 러스트의 설계 철학이 부합하는지를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7. 산업 적용의 제약 조건

7장에서는 러스트가 실제 산업 분야에 적용될 때 직면하는 제약 조건들을 분석합니다.

논의는 ‘임베디드 및 커널 환경’(7.1)과 ‘미션 크리티컬 시스템’(7.2)과 같은 특수 분야의 과제에서 시작합니다. 이어서 ‘일반 산업계’ 도입의 장벽(7.3)을 검토하고, 마지막으로 ‘거대 기업 채택’ 서사(7.4)를 다각적으로 분석하며 논의를 마무리합니다.

7.1 임베디드 및 커널 환경: 적용 현실과 공학적 과제

러스트가 C/C++의 대안으로서 평가받는 영역 중 하나는 임베디드 시스템과 운영체제 커널 개발입니다. 그러나 이 두 분야에서 러스트를 적용하는 데에는 몇 가지 공학적 과제가 존재합니다. 커널 환경에서는 C언어가 glibc와 같은 사용자 공간의 표준 라이브러리를 사용할 수 없듯이, 러스트 역시 운영체제의 기능에 의존하는 표준 라이브러리(libstd)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no_std의 존재 자체보다, std 환경에 익숙한 러스트 개발자가 no_std로 전환할 때 겪게 되는 개발 모델의 차이와 그로 인한 비용이 과제가 됩니다. C언어 개발 모델은 저수준 환경을 가정하는 반면, std 생태계에 익숙한 러스트 개발자에게 no_std로의 전환은 인지적 비용을 요구합니다. 힙 메모리 할당, 스레딩, 표준 자료구조(Vec<T>, String 등)와 같은 기능의 부재, 그리고 std에 의존하는 라이브러리를 사용할 수 없게 되어 활용 가능한 생태계가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하려는 시도 중 하나는 ‘Rust for Linux’ 프로젝트이며, 그 접근 방식은 다음과 같은 특징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안전한 추상화 계층(safe abstractions) 구축: 프로젝트의 목적 중 하나는 기존 리눅스 커널의 C로 작성된 ‘불안전한(unsafe)’ 저수준 API들을 러스트의 소유권(ownership)과 생명주기(lifetime) 규칙을 활용해 ‘안전하게(safe)’ 감싸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커널의 메모리 할당 함수(kmalloc, kfree), 락(lock) 메커니즘, 참조 카운팅(reference counting)과 같은 요소들을 러스트의 Box<T>, Mutex<T>, Arc<T>와 유사한 ‘안전한’ 자료구조로 추상화합니다. 이를 통해 개발자들은 커널의 내부 동작을 직접 다루는 대신, 러스트가 제공하는 컴파일 시점의 안전성 검사를 활용하며 고수준의 논리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2. unsafe의 활용: 그러나 이 추상화 계층의 하단에서는, C 함수를 호출하거나 하드웨어 레지스터에 직접 접근하기 위해 unsafe 코드의 사용이 필요합니다. 이는 C 생태계와 상호 운용하기 위한 FFI(Foreign Function Interface) 설계의 결과입니다. 즉, unsafe 코드를 특정 경계면에 격리하고, 그 위에서는 ‘안전한(safe)’ 코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전략입니다.
  3. 실제 적용 사례와 문화적 도전: 이러한 기반 위에서, 현재 러스트는 안드로이드의 Binder IPC 드라이버, Apple M1/M2 GPU 드라이버 등 실제 시스템의 일부에서 실험적으로 채택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는 기술적 장벽 외에, 일부 C 커널 개발자들의 회의적인 시각이나 리눅스 커널 메일링 리스트(LKML)의 문화적, 철학적 논쟁이 통합 과정의 일부로 존재합니다.

리눅스 커널의 통합 현황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kernel.org에서 배포된 리눅스 커널 v6.15.5 (2025년 7월 9일 기준) 소스 코드를 cloc v2.04 도구를 사용하여 분석했습니다.9 분석 결과, 주석과 공백을 제외한 순수 코드 라인(SLOC)은 총 28,790,641 라인이었으며, 이 중 러스트 코드는 14,194 라인으로 전체의 약 0.0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수치는 특정 시점의 현황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러스트의 커널 내 통합은 현재진행형인 프로젝트이므로 이 비중은 향후 변동될 수 있습니다. 이 데이터는 2025년 중반 현재, 러스트가 커널의 C언어 코드베이스 내에서 차지하는 상대적 규모와 통합 현황을 보여줍니다. 코드의 양적 비중이 해당 코드의 중요성이나 기술적 영향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포함된 코드의 내용을 살펴보면, 그 역할은 드라이버 작성을 위한 기본 인프라 구축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이러한 데이터에 기반한 비판이 특정 기술 담론 내에서 어떻게 수용되고 방어되는지는 8.4절의 사례 연구를 통해 다시 분석될 것입니다.

아래 표는 해당 커널 버전 내에서 코드 라인 비중이 높은 언어의 분포를 요약한 것입니다.

표 7.1: 리눅스 커널 v6.15.5 내 언어 비중 (단위: 라인, %)¹

순위 언어 코드 라인 수 비율 (%)
1 C & C/C++ Header 26,602,887 92.40
2 JSON 518,853 1.80
3 reStructuredText 506,910 1.76
4 YAML 421,053 1.46
5 Assembly 231,400 0.80
14 Rust 14,194 0.05

¹총 코드 라인 28,790,641 라인 기준. 일부 언어는 생략됨.

7.2 미션 크리티컬 시스템과 국제 표준의 부재

항공, 국방, 의료 등 고신뢰성이 요구되는 미션 크리티컬(mission-critical) 시스템 분야에서 언어를 선택할 때는 기술적 성능 외에 산업 표준과 생태계의 성숙도가 주요 기준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분야는 소프트웨어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 표준(예: ISO/IEC) 준수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표준화된 언어는 명세가 고정되어 있어 장기적인 유지보수를 지원하며, 다양한 벤더가 호환되는 컴파일러, 정적 분석 도구, 인증 지원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상업적 생태계의 기반이 됩니다. C, C++, Ada와 같은 언어는 이러한 표준화 절차와 벤더 생태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러스트는 국제 표준으로 제정된 언어가 아니며, 발전을 위해 언어 명세를 변경하는 모델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빠른 진화’ 모델은 단기적인 기능 개선에 기여할 수 있으나, 변화에 보수적이고 장기적인 안정성을 중시하는 미션 크리티컬 분야의 요구사항과는 상충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관련 규제 준수 및 인증 절차가 복잡해지고, 상업 벤더의 지원을 받기 어려워 해당 분야로의 진입에 구조적인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7.3 일반 산업계 도입의 장벽

러스트가 특정 분야를 넘어 일반적인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장벽들이 존재합니다.

  1. 인력 수급 및 교육 비용: 러스트 개발자의 인력풀은 Java, C#, Python 등 다른 언어들에 비해 제한적입니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 채용의 어려움과 인건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기존 개발자들을 러스트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소유권 모델과 같은 개념에 대한 학습 비용과 초기 생산성 저하 기간을 수반합니다.
  2. 엔터프라이즈 생태계의 성숙도: 대규모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사용되는 ORM(객체 관계 매핑) 프레임워크, 클라우드 서비스 SDK, 인증/인가 라이브러리 등의 생태계가 Java나 .NET 등에 비해 성숙하지 않은 영역이 존재합니다. 이는 개발 속도와 안정성을 중시하는 기업 환경에서 도입의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3. 레거시 시스템 연동 및 마이그레이션 비용: 대부분의 기업은 이미 C++, Java 등으로 구축된 레거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들을 러스트로 전면 재작성하는 것은 높은 비용과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를 동반합니다. 따라서 점진적인 통합이나 연동이 대안이지만, FFI(Foreign Function Interface)를 통한 언어 간 상호 운용은 그 자체로 기술적 복잡성과 잠재적 오류 발생 가능성을 내포합니다.

이러한 요인들은 언어의 기술적 특징과는 별개로, 실제 기업이 기술 스택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하는 비즈니스 및 공학적 제약 조건들입니다.

7.4 ‘거대 기업 채택’ 서사의 다각적 분석: 맥락, 한계, 그리고 전략적 함의

러스트의 실용성과 미래 가치를 주장하는 논거 중 하나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기술 기업들의 채택 사례입니다. 이러한 기업들이 러스트를 사용한다는 사실은, 러스트의 기술적 특징과 특정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공학적 평가를 위해서는, ‘어떤 기업이 사용하는가’라는 사실 외에, 그 채택의 구체적인 ‘맥락(context)’, ‘규모(scale)’, 그리고 ‘조건(condition)’을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다각적 분석은 ‘거대 기업의 채택’이라는 서사와 기술적 현실 및 그 전략적 함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1. 채택의 맥락, 규모, 조건에 대한 검토

첫째, 적용의 맥락입니다. 이들 기업은 러스트를 모든 시스템과 제품에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러스트의 특징이 부각되는 특정 영역에 ‘선택적으로(selectively)’ 적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운영체제 커널의 저수준 컴포넌트, 웹 브라우저의 보안에 민감한 렌더링 엔진 일부, 그리고 가비지 컬렉터의 지연이 허용되지 않는 고성능 인프라스트럭처 등이 그 대상입니다. 이는 해당 기업들이 C#, Java, Go, C++를 더 넓은 영역에서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현실 속에서, 러스트가 ‘전면적 대체’가 아닌 ‘전략적 도구’로 활용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둘째, 채택의 규모입니다. ‘채택’이라는 단어는 종종 조직 전체의 수용을 암시하지만, 현실은 다를 수 있습니다. 해당 기업들의 전체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수나 개발자 인력풀과 비교했을 때, 러스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성장 단계에 있습니다. 일부 팀의 도입 사례가, 해당 기업의 로고를 통해 조직 전체의 표준 기술인 것처럼 확대 해석되는 ‘후광 효과(halo effect)’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셋째, 채택의 조건입니다. 기술 기업은 새로운 기술 도입에 따르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자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학습 곡선에 따른 개발자 교육 비용, 생태계의 부족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내부 툴링 및 라이브러리 개발 비용, 그리고 도입 초기의 생산성 저하를 수용할 수 있는 시간적, 재정적 여유가 포함됩니다. 이러한 자원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특정 기업의 사례를 인력과 예산이 한정된 일반 기업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 증거’로 제시하는 것은 ‘표본의 대표성(representativeness of the sample)’ 문제를 간과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특정 표본 집단(기술 기업)에서 관찰된 결과가, 전체 산업 생태계라는 모집단에서도 동일하게 재현될 것이라고 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는 5.5절에서 지적한 ‘표본의 대표성(representativeness of the sample)’ 문제와도 연결됩니다.

2. 전략적 채택의 함의

이들 기업이 러스트를 ‘전략적으로 선택’했다는 사실은, 이 기업들이 러스트를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했는지와 연결됩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커널, 크롬 브라우저 등은 수억 라인에 달하는 기존 C++ 코드베이스 위에서 동작합니다. 이 시스템들에서 성능 저하 없이 메모리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은 과제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러스트는 ‘기존의 C++ 성능과 제어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규모 코드베이스에 확장 가능한 방식으로 메모리 안전성을 점진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기술적 해답’으로 선택되었습니다. 이는 러스트가 엔지니어링 조직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선택은 러스트가 ‘틈새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시스템 프로그래밍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선행 지표(leading indicator)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3. 결론: 다각적 분석

결론적으로, 거대 기업의 러스트 채택 사례는 양면적으로 분석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것이 모든 문제 상황에 대한 증거로 사용되기보다 그 구체적인 맥락과 한계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 선택적 채택이 시스템 프로그래밍 분야의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러스트의 특징을 보여주며, 패러다임의 변화를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공학적 판단은 다각적인 분석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으며, 특정 기술이 가진 한계와 잠재력을 평가하는 데서 출발할 수 있습니다.

본 장에서 분석한 러스트의 산업 적용 제약 조건들은, ‘성숙도 문제’와 ‘본질적 상충 관계’라는 두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국제 표준의 부재나 ABI 안정성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미션 크리티컬 시스템으로의 진입 장벽은, ‘빠른 진화’를 우선시하는 러스트의 개발 모델에서 비롯된 ‘본질적 상충 관계’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개발자 인력풀의 부족이나 특정 엔터프라이즈 영역의 라이브러리 생태계 미비는, 기술의 채택이 확산되고 커뮤니티가 성장함에 따라 완화될 수 있는 ‘성숙도 문제’입니다.

결론적으로, 러스트가 현재의 적용 분야를 넘어 더 넓은 산업 분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두 가지 성격의 장벽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생태계의 성숙과 함께, 언어의 설계 철학이 다양한 산업의 요구사항과 어떻게 부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4부: 기술 공동체 담론 분석

제3부까지 러스트의 기술적 특징과 공학적 상충 관계를 분석했으며, 제4부에서는 러스트를 둘러싼 사회적 현상, 즉 ‘담론(discourse)’의 구조를 분석합니다.

본 부의 분석은 특정 기술 공동체에서 나타나는 방어적 담론의 형성 과정과 그 논리적 패턴을 살펴보는 사례 연구(case study)로서 접근합니다. 분석 대상은 러스트 프로젝트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닌, 일부 온라인 토론 공간에서 관찰되는 특정 경향성에 국한됨을 명시합니다. 이는 소수의 목소리를 커뮤니티 전체의 의견으로 과잉 해석하려는 시도가 아님을 밝힙니다. 본서가 이러한 비공식적 담론에 주목하는 이유는, 설령 그것이 소수의 목소리일지라도 신규 개발자의 기술에 대한 첫인상을 형성하고 생태계 진입 경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이러한 공개적 담론은 거대 언어 모델(LLM)의 학습 데이터가 되어 기존의 편향을 기술적으로 재학습하고 증폭시키는 파급 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본 부는 러스트라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이러한 기술 담론의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8장에서는 ‘만능 해결책 서사(silver bullet narrative)’10가 어떻게 형성되고 이것이 비판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집단 방어 기제로 작동하는지 분석하고, 9장에서는 이러한 담론이 개발자의 기술 선택과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합니다. 마지막으로 10장에서는 앞선 모든 분석을 종합하여, 러스트 생태계의 과제와 전망을 제시하며 결론을 맺습니다.

제4부는 특정 기술에 대한 지지나 비판적 논의를 넘어, 기술 생태계가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8. ‘만능 해결책 서사’와 집단 방어 기제의 형성

8장에서는 ‘만능 해결책 서사’가 어떻게 형성되고, 이것이 비판에 직면했을 때 ‘집단 방어 기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분석합니다.

논의는 이 서사의 형성 과정과 그 효과를 살펴보는 것(8.1)에서 시작합니다. 이어서 ‘완전한 대체’ 서사의 한계(8.2)와 기술 담론의 역사적 선례(8.3)를 검토합니다. 이후 비판적 담론에 대응하는 구체적인 논증 패턴(8.4), 게이트키핑(8.5), 거버넌스 논란(8.6), 외부 기관 보고서 인용(8.7) 사례를 분석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담론의 이면에 있는 공식적인 개선 노력과 거버넌스(8.8)를 고찰하며 장을 마무리합니다.

8.1 ‘만능 해결책 서사’의 형성 과정과 그 효과

본 장의 ‘만능 해결책 서사’ 분석은 그 대상을 한정합니다. 이 분석은 러스트 재단(Rust Foundation)이나 핵심 개발팀의 공식 입장을 다루지 않으며, 러스트 커뮤니티 전체를 단일한 집단으로 일반화하려는 시도가 아님을 밝힙니다. 본 장이 주목하는 지점은 러스트 프로젝트의 공식적인 자기 비판 문화와는 다른 경향을 보이는 특정 담론입니다.

실제로 러스트의 핵심 개발자들과 재단은 본서의 이전 장들에서 기술된 async의 복잡성, 컴파일 시간, 툴체인 문제 등을 개선 과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RFC(Request for Comments) 프로세스나 공식 블로그를 통해 기술적 한계를 명시하고 커뮤니티와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본 장의 분석 대상은 이러한 공식적인 개선 활동과는 별개로, 일부 온라인 기술 포럼이나 소셜 미디어 등에서 관찰되는 특정 지지층의 방어적이거나 일반화된 수사에 국한됩니다.11 이러한 비공식적 담론의 양적 비중을 측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본 분석은 해당 담론의 ‘빈도’보다 ‘논리적 구조’와 ‘효과’를 분석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앞선 2.3절의 분석처럼, 러스트의 성장에 영향을 미친 요인 중 하나는 ‘성능 저하 없는 안전성’과 같은 가치를 중심으로 형성된 서사였습니다. 이 서사는 공동체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자원봉사자들의 기여를 유도하여 생태계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서사가 외부의 비판이나 기술적 한계에 직면했을 때, “러스트가 모든 시스템 프로그래밍 문제를 해결한다”는 ‘만능 해결책 서사(silver bullet narrative)’10로 단순화되며 집단 방어 기제로 이어지는 경향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이 현상의 사회적 동인을 분석하기 위해 사회심리학의 일부 개념을 분석적 틀(analytical framework)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특정 집단이나 개인의 심리를 ‘진단’하려는 시도라기보다, 정체성을 가진 기술 공동체에서 나타나는 담론의 형성 구조와 효과를 설명하기 위한 접근입니다.

예를 들어,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이론은 개인이 자신의 노력이나 믿음과 상충되는 정보에 직면했을 때 발생하는 상태를 설명하는 개념입니다. 이 틀을 적용하면, 개발자가 러스트의 학습 곡선을 극복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상황을 가정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투자 이후 언어의 단점이나 한계에 대한 비판에 직면하는 것은, 자신의 노력을 정당화하려는 동기와 충돌하는 부조화 상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개인은 이러한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자신이 선택한 기술의 장점을 강조하고 단점을 축소하여 서술하는 경향을 보일 수 있습니다.

나아가, 사회 정체성 이론(social identity theory)의 관점에서, 특정 기술의 숙달이 개발자의 전문적 정체성(developer identity)과 연결될 때, 커뮤니티는 ‘내집단(in-group)’을 형성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경우, 외부의 비판은 기술적 검토로 수용되기보다 ‘내집단’의 가치나 정체성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역학은 다른 기술 생태계인 ‘외집단(out-group)’의 가치를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하는 방어적 담론이 형성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내집단-외집단 구도는 특정 온라인 공간에서 ‘에코 챔버 효과(echo chamber effect)‘를 통해 강화될 수 있습니다. 에코 챔버는 닫힌 시스템 내에서 유사한 의견이 반복을 통해 증폭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 환경에서는 커뮤니티의 주된 서사에 부합하는 정보가 공유되는 반면, 비판적 의견이나 대안적 관점은 논의에서 소외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참여자들의 기존 믿음은 강화되며, 이는 ‘만능 해결책 서사’를 공고히 하고 외부 비판에 대한 방어적 자세를 유지시키는 기제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심리적 기반 위에서 ‘만능 해결책 서사’는 특정 정보 프레이밍을 통해 강화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선택적 프레이밍의 구조적 원인 분석

러스트 관련 담론이 C/C++와의 대립 구도를 선택적으로 강조하고 Ada/SPARK와 같은 대안을 비중 있게 다루지 않는 현상은, ‘담론 주도권 확보’라는 의도만으로는 설명되기 어렵습니다. 여기에는 개발자 생태계가 작동하는 방식에 내재된 다음과 같은 구조적인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1. 정보 접근성과 학습 자원의 비대칭성: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특정 기술을 학습하고 비교하는 과정은 사용 가능한 정보의 양과 질에 의존합니다. C/C++은 수십 년간 축적된 서적, 대학 강의, 온라인 튜토리얼, 커뮤니티 토론 자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러스트 역시 공식 문서(“The Book”)와 커뮤니티를 통해 학습 생태계를 구축했습니다. 반면, Ada/SPARK는 항공, 국방 등 특정 고신뢰성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일반 개발자가 접근할 수 있는 최신 학습 자료나 공개적인 커뮤니티 토론이 상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이러한 정보 접근성의 차이는 개발자들이 C/C++을 주요 비교 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배경으로 작용합니다.
  2. 산업적 연관성과 시장의 요구 변화: 기술 담론은 현재 시장에서 사용되고 경쟁하는 기술들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C/C++은 운영체제, 게임 엔진, 금융 시스템 등 여러 산업의 기반 기술이며, 러스트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웹 인프라, 블록체인 등 고성능 시스템 영역에서 C/C++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즉, 두 언어는 실제 산업 현장에서 경쟁하거나 대체재로 고려되는 관계에 있습니다. 반면 Ada/SPARK가 주로 사용되는 미션 크리티컬 시스템 시장은 일반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시장과는 요구사항과 생태계가 달라 직접적인 비교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3. 교육 과정과 개발자의 공유된 경험: 컴퓨터 과학 교육 과정에서 C/C++은 운영체제, 컴파일러, 컴퓨터 구조 등 과목의 실습 언어로 채택되어, 프로그래머에게 ‘공용어’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C/C++의 메모리 관리 문제는 많은 개발자가 겪어본 공유된 경험이자 공통의 문제의식입니다. 러스트 담론이 C/C++의 문제를 지적할 때 공감을 얻는 이유는, 이러한 공유된 배경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해 Ada는 대부분의 표준 교육 과정에서 다루어지지 않으므로, 비교 대상으로 삼기에는 개발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요인들을 종합하면, C/C++ 중심의 대립 구도는 특정 집단의 의도적인 배제라기보다는, 정보 생태계의 비대칭성, 시장의 현실적 요구, 그리고 개발자들의 공유된 교육적 배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메모리 안전성’ 의제의 선점과 담론 주도권

이 서사 형성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 중 하나는, 시스템 프로그래밍 분야에서 ‘메모리 안전성(memory safety)’이라는 의제를 선점한 것입니다.

본래 자바(Java), C#, Go 등 주류 언어들은 GC 등을 통해 메모리 안전성을 기본적으로 제공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들 생태계에서 ‘메모리 안전성’은 전제였기에 논의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러스트를 지지하는 일부 담론은 C/C++와의 대립 구도 속에서 ‘메모리 안전성’을 언어의 차별점이자 가치로 강조했습니다. 그 결과, 개발자들이 러스트를 통해 ‘메모리 안전성’이라는 용어를 인식하게 되는 ‘의제 설정(agenda-setting)’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이는 특정 가치를 담론의 중심으로 가져와, 해당 개념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형성하고 브랜드 자산으로 만드는 사례로 분석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만능 해결책 서사’는 일부 지지층에 의해 비교 대상의 선택적 프레이밍과 의제 선점이라는 방식을 통해 형성되었습니다. 이는 러스트를 알리고 공동체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데 영향을 주었으며, 동시에 기술 생태계에 대한 특정 시각을 저해할 수 있다는 비판적 검토의 여지를 남깁니다.

정보 생태계 및 AI 학습 데이터에 미치는 파급 효과

특정 기술에 대한 지배적인 담론(dominant discourse)이 형성되면, 그 커뮤니티의 경계를 넘어 기술 정보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되어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첫째, 신규 학습자의 정보 접근성에 영향을 줍니다. 특정 분야(예: 안전한 시스템 프로그래밍)에 대한 정보를 탐색할 때, 온라인상에서 양적으로 많은 담론이 검색 결과의 상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경우, 학습자는 C/C++의 대안으로 러스트를 우선적으로 접하게 되며, Ada/SPARK와 같이 비중이 적게 다뤄지는 다른 기술적 대안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술 선택의 기회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둘째, 거대 언어 모델(LLM)의 학습 데이터 편향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LLM은 인터넷의 텍스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보를 학습하므로, 훈련 데이터의 양적 분포가 모델의 답변 생성 경향에 영향을 미칩니다. 만약 특정 기술(러스트)의 장점을 강조하는 프레이밍이 담론을 주도할 경우, LLM은 “가장 안전한 시스템 프로그래밍 언어는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에 대해, 훈련 데이터에서의 등장 빈도에 따라 다른 기술적 대안(Ada/SPARK)보다 러스트를 우선적으로 언급하거나 더 비중 있게 다룰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기존의 담론적 편향이 인공지능에 의해 재학습되고 증폭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8.2 ‘완전한 대체’ 서사의 한계

‘만능 해결책 서사’는 종종 “러스트가 기존 시스템 프로그래밍 언어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확장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완전한 대체’라는 서사는 소프트웨어 생태계의 다음과 같은 제약 조건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기술적 제약: C ABI(Application Binary Interface)에 대한 의존성 현대 운영체제와 하드웨어 드라이버, 라이브러리들은 C언어의 호출 규약(calling convention)을 표준 인터페이스로 사용합니다. 러스트 역시 이러한 기존 생태계와 상호 운용하기 위해서는 C ABI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는 러스트가 C 생태계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공존’하거나 ‘연동’해야 하는 구조적 관계에 있음을 의미합니다.
  • 시장적 제약: 기존 애플리케이션 생태계 소프트웨어 시장의 가치는 언어 자체가 아닌, 그 언어로 만들어진 응용 프로그램(게임, 전문 소프트웨어 등)에 의해 결정됩니다. 수십 년간 C/C++로 축적된 상용 및 오픈소스 애플리케이션 자산은, 기술적 특징만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시장 진입 장벽으로 작용합니다.

8.3 기술 담론의 역사적 선례: 1990-2000년대 운영체제 경쟁

특정 기술을 중심으로 형성된 서사와 집단 정체성은 러스트만의 현상이 아닙니다. 이는 기술의 역사 속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패턴입니다. 사례로 1990년대와 2000년대 초의 ‘리눅스(Linux) 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Windows)’ 경쟁 구도를 들 수 있습니다.

당시 리눅스 커뮤니티에서는 목소리가 공존했지만, 그중에서도 ‘자유와 공유’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한 흐름을 통해 하나의 서사가 형성되었습니다. 이들은 스스로를 ‘거대 독점 기업’에 맞서는 기술적/도덕적 대안으로 여겼고, 이러한 정체성은 특정 기업을 ‘M$’12로 지칭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서사 형성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유사한 패턴들이 나타났습니다.

  • 대립 구도: ‘개방성’ 대 ‘폐쇄성’, ‘해커 문화’ 대 ‘상업주의’와 같은 이분법적 프레임이 사용되었습니다.
  • 기술적 우월감: 텍스트 기반의 CLI(명령 줄 인터페이스, Command-Line Interface)와 커널 컴파일 능력 등이 ‘진정한 개발자’의 역량으로 간주되며, GUI에 의존하는 사용자층과 구분 짓는 기준으로 작용했습니다.
  • 비판에 대한 대응: 사용성의 문제나 하드웨어 호환성 문제에 대한 비판은 사용자의 ‘노력 부족’이나 ‘이해 부족’으로 치부되었습니다. (예: “RTFM, Read The Fucking Manual”)13
  • 미래에 대한 낙관론: 객관적인 시장 점유율과 별개로, ‘리눅스 데스크톱의 해(Year of the Linux Desktop)’라는 승리에 대한 믿음이 커뮤니티 내에서 공유되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사례는, 특정 기술 커뮤니T.의 담론이 기술적 특징 외에 가치와 정체성을 중심으로 형성될 때 나타나는 현상을 보여줍니다. 이는 러스트 커뮤니티의 일부 현상을 분석할 때, 개인의 심리적 특성 외에 기술 사회학적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8.4 비판적 담론에 대한 논증 패턴 분석

특정 기술에 대한 담론이 형성된 커뮤니티에서는, 이에 반하는 비판적 담론에 대해 특정 대응 패턴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본 절에서는 특정 논증 구조의 예시를 통해 이러한 대응 패턴을 분석합니다. 이러한 패턴들은 여러 기술이 비교되는 기술 블로그 댓글, 혹은 X(구 트위터), Hacker News, Reddit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관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본 절의 목적은 특정 사건의 사실 관계를 고증하기보다, 이러한 공개적 토론에서 나타나는 논증 구조를 부록의 논리적 오류와 연결하여 예시하는 데 있습니다.


사례 연구 1: 객관적 데이터에 대한 대응

상황: 한 온라인 게시판에서, 리눅스(Linux) 커널 내 러스트 코드의 비중이 cloc 도구 분석 결과 0.1% 미만이라는 객관적인 데이터가 제시되었습니다. 이를 근거로 “러스트가 모든 시스템 프로그래밍을 대체할 것”이라는 주장의 현실적 한계를 지적하는 비판이 제기되었습니다.

관찰된 대응 패턴: 이 데이터 기반 비판에 대해, 일부 사용자들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1. 논점 이탈(red herring): 비판의 핵심인 ‘러스트의 낮은 비중’을 직접 반박하는 대신, “Ada와 같은 다른 언어는 커널에 진입조차 못 했다”며 논의의 대상을 전환하거나, “비판자가 특정 언어의 지지자이므로 편향되었다”며 비판의 동기를 문제 삼았습니다.14
  2. 인신공격(ad hominem): “그런 논리를 이해할 지적 능력이 부족하다” 또는 “그런 태도를 보니 수준을 알겠다” 와 같이, 비판의 내용이 아닌 비판을 제기한 사람의 지성이나 인격을 언급하는 반응이 나타났습니다.15
  3. 다른 사례 제시: 리눅스 커널 내 비중이라는 구체적인 데이터에 대응하기보다, “구글/MS 등 거대 기업이 러스트를 사용한다”는 다른 사례를 선택적으로 제시하며 원래의 주장을 옹호하려 했습니다. 이는 ‘체리 피킹(cherry picking)’ 또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hasty generalization fallacy)’와 관련될 수 있습니다.

분석: 위와 같은 대응 패턴은 논리적 오류의 유형에 해당합니다. 이는 객관적 데이터에 기반한 비판이 기존 서사와 충돌할 경우, 다른 방식의 반응이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사례 연구 2: ‘안전성’ 정의의 경계와 논의

상황: 한 개발자가 Rc<RefCell<T>>의 순환 참조로 인해 발생하는 메모리 릭이 장시간 실행되는 서버 애플리케이션에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3.3절의 논의와 연결)

관찰된 대응 패턴: 이 지적에 대해, 일부 사용자들은 용어의 ‘정의’에 집중하여 대응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1. 정의에 의한 논증(argument by definition): “러스트의 ‘메모리 안전성’이란 정의되지 않은 동작(UB)의 부재를 의미합니다. 메모리 릭은 UB가 아니므로, 이는 러스트의 안전성 보증과는 무관한 문제입니다. 따라서 당신의 지적은 논점에서 벗어납니다.” 와 같이, 언어의 공식적인 기술적 정의를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2. 책임 소재: “순환 참조를 만드는 것은 개발자의 실수이며, 러스트는 Weak<T>와 같은 해결책을 제공합니다. 도구가 제공하는 기능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못한 책임을 언어의 한계로 돌리는 것은 부당합니다.” 와 같이, 문제의 원인을 개발자 개인의 책임으로 언급했습니다.

사례 연구 3: ‘지적 정직성’ 관련 논의와 커뮤니티 간 갈등

상황: 한 비영리 보안 재단이 C언어로 작성된 영상 디코더를 러스트로 포팅한 버전을 공개하고, 성능 개선을 위한 상금을 제안하며 논쟁이 발생했습니다.

이 논쟁에서 제기된 기술적 쟁점과 갈등은 다음과 같이 요약됩니다.

  1. 성능과 ‘안전성’ 주장: 러스트로 포팅된 버전은 ‘메모리 안전성’을 언급했으나, 실제 성능은 원본 C 프로젝트의 어셈블리 코드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 코드는 러스트의 안전성 검사를 우회하는 unsafe 블록을 통해 호출되었습니다.
  2. ‘지적 정직성’에 대한 비판 제기: 이러한 구조에 대해, 원본 C 디코더 개발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되었습니다. 비판의 내용은 “성능의 실제 원천은 C/어셈블리 코드임에도, ‘안전한 러스트’의 성과인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원본 프로젝트의 공로를 정당하게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3. 유지보수 모델: 러스트 포팅 버전은 원본 C 프로젝트의 업데이트를 수동 이식(backport)해야 하는 구조였습니다. 이는 C 개발자 커뮤니티로부터 “핵심 R&D는 원본 C 프로젝트에 의존하면서 그 성과만을 활용하는 비대칭적 기여 구조(asymmetrical contribution structure)“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사례 연구 4: CVSS 10.0 취약점과 ‘메모리 안전성’ 관련 논의

상황: 2024년 4월, 러스트 표준 라이브러리(std::process::Command)에서 CVSS 10.0(Critical) 등급의 명령어 삽입 취약점(CVE-2024-24576)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는 ‘안전한’ 러스트 코드에서 발생한 보안 결함이었습니다.

관찰된 대응 패턴: 이 취약점의 발생 사실에 대해, 일부 온라인 담론에서는 이 사건이 러스트의 ‘안전성’ 보증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논의가 관찰되었습니다.

  1. ‘메모리 안전성’으로의 논점 한정: “이것은 버그이지만, 메모리 안전성(memory safety) 취약점은 아닙니다.“라는 논리가 사용되었습니다. 해당 CVE는 논리적 오류(CWE-78)이며, 메모리 오류(예: 버퍼 오버플로)는 아니었습니다.
  2. 외부 요인 언급: Rust 공식 블로그가 “취약점의 원인은 cmd.exe의 복잡성” 때문이라고 설명한 대목이 인용되며, 문제의 원인이 Windows 운영체제 API의 설계에 있다는 논리가 언급되었습니다.

8.5 ‘자격’과 ‘정상성’의 규정: 게이트키핑과 담론적 배제

기술적 비판에 대응하는 특정 담론은, 제기된 논점을 직접 다루기보다 비판의 주체나 대상의 ‘자격(qualification)’을 문제 삼는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는 토론의 주제를 기술적 타당성에서 정체성과 지위의 문제로 전환시키는 수사 전략으로, 주로 ‘게이트키핑(gatekeeping)’과 ‘정상성의 규정(defining normality)’이라는 두 가지 형태로 관찰됩니다.

1. 게이트키핑: ‘진정한 개발자’의 자격 설정

게이트키핑은 특정 집단의 구성원 자격 조건을 설정하여,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외부인의 의견을 논의에서 배제하는 사회적 행위입니다. 기술 커뮤니티에서 이는 특정 기술에 대한 비판을 비판자의 ‘전문성 부족’ 등을 근거로 그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도로 나타납니다.

  • 사례 분석: 한 게임 개발자가 3년간의 러스트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생태계의 미성숙함으로 인한 어려움을 회고했을 때, 다음과 같은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당신은 시스템 프로그래밍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정작 비즈니스 로직에만 집중하고 있군요. 진정한 시스템 프로그래밍은 이벤트 루프나 스케줄러 같은 핵심 요소를 직접 다루는 것입니다. 당신이 하는 것은 진짜 시스템 프로그래밍이 아닙니다.”

  • 담론적 기능: 이 응답은 제기된 문제점(생태계 미성숙)에 대응하는 대신 ‘진정한 시스템 프로그래밍’이라는 특정 기준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음을 주장함으로써, 비판의 전제가 되는 경험의 타당성을 문제 삼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반론이 제기되었을 때 논의의 대상을 재정의하여 기존 주장을 유지하는 ‘진정한 스코틀랜드인의 오류(No True Scotsman Fallacy)’16의 예시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게이트키핑은 논점을 비판의 내용에서 비판자의 자격으로 전환시키는 효과를 가집니다.

2. 정상성의 규정: 특정 생태계를 기준으로 한 평가

‘정상성의 규정’은 특정 기술 생태계의 특징을 ‘정상(normal)’ 또는 ‘표준(standard)’으로 설정하고, 다른 생태계의 접근법을 그 기준에 따라 평가하는 논증 방식입니다.

  • 사례 분석: 다른 언어의 툴체인을 평가하며 다음과 같이 표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 정상적인 언어라면 다 기본으로 갖추고 있는 내용이죠.”

  • 담론적 기능: 이 주장은 화자가 사용하는 러스트 생태계의 특징(예: 카고와 rust-analyzer를 중심으로 한 ‘분리된 툴체인’)을 ‘정상’의 기준으로 설정하는 기능을 합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Java/C# 생태계의 통합 IDE(IntelliJ, Visual Studio)가 제공하는 ‘통합적 경험’은 표준에서 벗어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프레임은 Java/C# 생태계가 VS Code와 언어 서버를 통해 ‘분리된 툴체인’ 환경 또한 지원한다는 사실을 포함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여러 접근 방식이 공존하는 현실을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로 단순화하여 특정 모델의 유효성을 강조하는 기반을 마련합니다.

결론적으로, ‘자격’과 ‘정상성’을 규정하는 담론은 기술적 사실에 대한 포괄적 분석보다 특정 관점을 뒷받침하는 데 기능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논증 방식은 커뮤니티가 외부의 다른 기술적 관점을 수용하는 데 장벽으로 작용하여, 논의의 범위를 제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8.6 2023년 상표권 정책 논란과 거버넌스에 대한 고찰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성장하고 제도화되는 과정에서는, 기존의 비공식적 관행과 새로운 공식 정책 간의 충돌이 발생하며 거버넌스 모델이 검토되기도 합니다. 2023년에 발생한 러스트 상표권 정책 초안을 둘러싼 논란은, 이러한 과정을 보여주는 사례 연구(case study)입니다.

2023년 4월, 러스트 재단(Rust Foundation)은 러스트의 이름과 로고 사용에 관한 새로운 상표권 정책 초안을 공개하고 커뮤니티의 피드백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공개된 초안의 내용이 기존 커뮤니티의 비공식적 관행에 비해 제한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커뮤니티로부터 비판과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비판의 주요 내용은, 해당 정책이 커뮤니티 행사, 프로젝트 이름, 크레이트(crate) 이름 등에 러스트 상표를 사용하는 것을 제약하여, 생태계의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였습니다.17

이 논란은 몇 가지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첫째, 커뮤니티의 반발로 ‘Crab-lang’이라는 이름의 언어 포크(fork) 가능성이 공개적으로 논의되었습니다. 이는 정책에 대한 불만이 프로젝트의 분열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둘째, 이 사건은 러스트 재단과 프로젝트를 구성하는 개발자 커뮤니티 간의 소통 방식과 인식의 차이를 드러냈습니다. 재단이 상표권 보호라는 법적 책임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커뮤니티가 유지해 온 문화와 가치를 고려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러스트 재단은 커뮤니티의 피드백을 수용하여 해당 정책 초안을 철회하고, 커뮤니티와 함께 정책을 다시 개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18

이 사례는 러스트 프로젝트의 리더십과 커뮤니티 간의 신뢰 관계 및 거버넌스 모델에 대한 질문을 제기한 사건으로 기록됩니다. 이는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공식적인 거버넌스 구조를 확립하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커뮤니티와의 소통 및 합의 형성의 필요성을 보여줍니다.

8.7 미국 정부 기관 보고서 인용을 통한 기술적 정당성 확보 담론 분석

특정 기술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외부 기관의 발표는 주장의 정당성을 강화하는 근거로 활용되곤 합니다. 러스트 언어와 관련된 기술 담론에서는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백악관에서 발표한 두 개의 보고서가 선택적으로 연계되어 인용되는 패턴이 관찰됩니다. 본 절에서는 이 두 보고서가 각각 어떤 내용을 담고 있으며, 기술 커뮤니티 내에서 어떻게 조합되고 해석되어 특정 결론을 뒷받침하는 데 사용되는지를 분석합니다.

1. NSA의 메모리 안전 언어 목록 제시 (2022-2023)

2022년 11월, 미 국가안보국(NSA)은 “Software Memory Safety”라는 제목의 정보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메모리 안전성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메모리 안전성을 제공하는 언어(memory-safe language)로의 전환을 권고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 NSA는 메모리 안전 언어의 구체적인 예시로 C#, Go, Java, Ruby, Rust, Swift를 명시적으로 나열했으며, 이후 2023년 4월 업데이트를 통해 Python, Delphi/Object Pascal과 Ada도 포함했습니다.19

이 보고서의 발표는 러스트가 국가 안보 수준에서 신뢰성을 논의하는 기관에 의해 다른 메모리 안전 언어들과 같은 범주에서 언급되었다는 근거로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2. 백악관의 메모리 안전 언어 전환 촉구 (2024)

2024년 2월, 미국 백악관 국가사이버국장실(ONCD)은 기술 생태계가 메모리 안전 언어로 전환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하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20 이 보고서는 C/C++과 같이 메모리 관리가 불안전한 언어에서 발생하는 취약점이 국가 사이버 안보에 미치는 심각한 위협을 지적하며, 개발자들이 메모리 안전 언어를 기본으로 채택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해당 보고서는 특정 언어 목록을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러스트를 메모리 안전 언어의 ‘하나의 예시(an example)’로 언급했습니다.

3. 두 보고서의 연계와 선택적 해석을 통한 담론 형성

이 두 보고서는, 그 내용과 발표 시점의 차이로 인해, 특정 논리를 구성하기 위해 선택적으로 연계되고 해석될 수 있는 구조적 특징을 가집니다. 그 논리적 구성은 다음과 같은 단계적 추론의 형태를 띨 수 있습니다.

  1. 전제 1 (NSA 보고서): 기술 기관(NSA)이 메모리 안전 언어의 구체적인 목록을 제시했다.
  2. 전제 2 (백악관 보고서): 국가 최고 행정기관은 메모리 안전 언어로의 전환이 시급한 국가적 과제임을 선언했다.
  3. 추론 및 필터링: 이 두 전제를 바탕으로, NSA가 제시한 목록에서 시스템 프로그래밍이라는 특정 목적에 부합하는 언어를 선별하는 과정이 진행된다.
    • 첫째, 가비지 컬렉터(GC)를 사용하는 Python, Java, C#, Go, Swift 등은 ‘런타임 오버헤드’를 이유로 시스템 프로그래밍 영역에 부적합하다는 기준이 적용되어 논의에서 제외되는 경향이 있다.
    • 둘째, 이 과정에서 NSA 목록에 포함된 비(非)GC 언어 중 하나인 Ada에 대한 언급은 생략되거나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는다.
  4. 결론 도출: 이러한 선택적 필터링을 거치면, “NSA가 제시한 안전 언어 목록 중에서, 백악관이 촉구하는 시스템 프로그래밍의 메모리 안전성 과제를 GC 없이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하고 현실적인 대안은 러스트”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러한 추론 과정은 서로 다른 목적과 맥락을 가진 자료들이 어떻게 연계되고, 특정 기준(예: ‘GC 부재’)이 선택적으로 적용됨으로써 초기 전제에 부합하는 결론을 도출하는 데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분석 사례입니다.

8.8 담론의 이면: 공식적 개선 노력과 공동체 거버넌스

본 장에서는 특정 기술적 비판에 대해 일부 지지층이 보이는 방어적 담론의 패턴을 분석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러스트 생태계의 전체 모습을 대표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비공식적 담론과 함께, 러스트의 기술적 한계를 인정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공식적인 노력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러스트 프로젝트의 특징 중 하나는 RFC(Request for Comments) 프로세스로 대표되는 거버넌스 모델입니다. 언어 변경 사항이나 새로운 기능 제안은 RFC 문서를 통해 공개적으로 논의됩니다. 이 과정에서 개발자가 기술적 타당성, 잠재적 문제점, 기존 생태계와의 호환성 등을 토론하며, 이를 통해 최종 결정이 이루어집니다. 이는 비판을 수용하여 기술을 발전시키는 문화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또한, 러스트의 개발자들과 여러 워킹 그룹(Working Group)은 본서에서 지적한 여러 기술적 과제들을 개선 목표로 설정하여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sync 모델의 복잡성과 학습 곡선 문제에 대해서는 개발자들이 블로그를 통해 관련 내용을 인정하고 개선 비전을 제시한 바 있으며, 컴파일 시간 단축은 컴파일러 팀의 과제 중 하나로 연구와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한 기술 생태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공식적 온라인 공간에서 나타나는 일부의 방어적 목소리와, 프로젝트의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이루어지는 개선 노력을 구분하여 바라볼 수 있습니다. 러스트 생태계 내에 이러한 공식적인 피드백 루프가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기술의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5부: 종합 분석 및 결론

5부에서는 기술적 분석과 생태계 현황을 바탕으로 러스트의 효용과 제약을 분석합니다.

9장에서는 러스트의 기술적 강점과 한계, 개발자 역량 모델, 그리고 커뮤니티 문화를 재평가합니다. 10장에서는 생태계의 성숙과 확장을 위한 과제를 제시하고, 기술 선택을 위한 분석적 사고틀을 제안하며 논의를 마무리합니다.

9. 러스트의 재평가: 효용, 제약, 그리고 기술 선택 전략

9장에서는 앞서 논의된 기술적 특징과 생태계의 현실을 바탕으로, 러스트의 효용과 제약을 종합적으로 분석합니다.

먼저 9.1절에서는 컴파일 시점의 메모리 안전성 보증이라는 기술적 특성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그리고 시장에서의 위치는 어떠한지 검토합니다. 이어서 9.2절에서는 기술 선호도 담론과 실제 고용 시장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고, 러스트의 추상화 수준이 개발자 역량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합니다. 마지막으로 9.3절에서는 기술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공동체의 문화와 피드백 루프의 역할을 논의합니다.

9.1 러스트의 기술적 특성 및 적용 분야 분석

1. 강점: 컴파일 시점의 메모리 안전성 보증

러스트 언어의 기술적 특징 중 하나는 특정 유형의 메모리 오류를 언어와 컴파일러 차원에서 방지하는 것입니다. C/C++과 같은 언어에서 보안 취약점의 원인이 되었던 버퍼 오버플로(buffer overflow), 해제 후 사용(use-after-free), 널 포인터 역참조(null pointer dereference) 등의 문제는, 러스트의 소유권(ownership) 및 빌림 검사기(borrow checker) 모델을 통해 컴파일 시점에 정적으로 분석되고 차단됩니다.

이는 소프트웨어 안전성 확보의 패러다임을 ‘런타임에서의 오류 탐지 및 방어’에서 ‘컴파일 시점에서의 오류 원천 방지’로 전환시키는 특징입니다. 코드가 컴파일에 성공하면, 해당 유형의 메모리 관련 취약점이 존재하지 않음을 보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메모리 안전성은 시스템 제어권 탈취를 막는 것뿐만 아니라, 민감 정보 유출 방지에도 기여합니다. 2014년의 하트블리드(heartbleed) 취약점은 메모리 경계 검사(bounds check) 누락이 정보 유출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러스트는 배열 및 벡터 접근 시 경계 검사를 기본으로 수행하고, 소유권 시스템을 통해 이미 해제된 메모리에 대한 접근을 금지함으로써 이러한 유형의 버그 발생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낮춥니다.

실제로 Microsoft, Google 등 기술 기업들은 자사 제품군에서 발생하는 보안 취약점의 약 70%가 메모리 안전성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21 22 이러한 외부 환경 분석은, 러스트가 제공하는 구조적인 안전 보증의 효용을 보여줍니다.

2. 적용 분야: 성능과 안정성이 교차하는 지점

러스트의 기술적 특성은 클라우드 네이티브(cloud-native) 인프라스트럭처 및 네트워크 서비스 분야에서 활용됩니다. 이 분야는 가비지 컬렉터(GC)의 멈춤(pause) 없는 저지연(low latency) 유지와 외부 공격에 대비한 보안 및 안정성을 요구합니다.

  • 사례 연구 1: Discord의 성능 문제 해결
    음성 및 텍스트 채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Discord는, Go로 작성된 서비스의 GC로 인한 지연 시간 급증(latency spike) 문제를 경험했습니다. 실시간 통신에서 이러한 지연은 사용자 경험에 영향을 미칩니다. Discord 팀은 백엔드 서비스(예: ‘Read States’ 서비스)를 러스트로 재작성했습니다. 그 결과, GC를 제거하여 저지연을 달성하고, C++의 수동 메모리 관리에 따르는 위험을 방지하며 메모리 안전성을 확보했습니다. 이는 GC의 제약에 대한 대안으로 러스트가 사용된 사례입니다.23

  • 사례 연구 2: Linkerd의 프록시 구현
    서비스 메시(service mesh) 프로젝트인 Linkerd는, 데이터 플레인 프록시(linkerd-proxy)를 러스트로 구현했습니다. 서비스 메시는 인프라에 배포되므로, 프록시는 낮은 리소스 점유율(low resource footprint), 속도, 안정성 및 보안이 요구됩니다. 러스트는 ‘무비용 추상화’ 원칙을 통해 C/C++ 수준의 성능과 낮은 메모리 사용량을 제공하며, 컴파일 시점의 안전성 보증을 통해 인프라 구성요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취약점 가능성을 낮춥니다. 이는 러스트가 성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요구하는 ‘시스템 구성요소(system component)’ 개발에 사용됨을 보여줍니다.24

이 외에도 Cloudflare, Amazon Web Services(AWS) 등 클라우드 기업들이 네트워크 서비스 및 가상화 기술(예: Firecracker)에 러스트를 채택하고 있으며, Figma는 웹어셈블리(WebAssembly) 환경에서 그래픽 렌더링을 위해 러스트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특정 시장에서 러스트가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3. 시장에서의 위치와 한계

러스트는 ‘성능’과 ‘안전성’이 요구되며, GC의 사용이 제한되는 특정 영역에서 기존 언어들의 대안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활용이 모든 소프트웨어 개발 영역으로 확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 전통적 시스템 프로그래밍 (C/C++): 운영체제, 임베디드, 게임 엔진 등 수십 년간 C/C++로 축적된 코드 자산과 생태계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합니다.
  • 기업용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Java/C#): 대규모 기업 환경에서는 런타임 성능 외에 개발 생산성, 라이브러리 생태계, 인력 수급 등이 평가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비즈니스 로직의 변경과 서비스 지속성이 요구되는 웹 백엔드 환경에서는, 엄격한 메모리 관리보다 가비지 컬렉터(GC)와 예외 처리 방식이 생산성 및 가용성 확보에 유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러스트의 현재 위치는 특정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특화된 도구’로서 분석될 수 있으며, 범용 언어로서 시장의 주류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영역의 기술적, 생태계적 과제들을 해결할 필요가 있습니다.

9.2 기술 생태계의 현실과 개발자 역량 모델

러스트의 기술적 특성과 생태계 현황은 개발자의 기술 선택 및 역량 개발 전략과 관련됩니다.

1. 기술 선호도 담론과 실제 고용 시장의 간극 분석

Stack Overflow 개발자 설문조사 등에서 러스트는 ‘가장 사랑받는 언어’ 항목에 선정되며 개발자 선호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기술 기업들의 채택 사례는 언어의 잠재력에 대한 인식을 형성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 선호도 담론과 실제 고용 시장의 수요 사이에는 차이가 존재합니다. 2025년 현재, 러스트 개발자에 대한 채용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이나, Java, Python, C++ 등의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작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러한 간극은 산업계가 새로운 기술을 채택할 때 고려하는 요인들, 즉 학습 비용, 생태계 성숙도, 기존 시스템과의 통합 비용 등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는 개발자가 경력을 계획할 때, 기술의 인기도나 잠재력 외에 시장 규모와 생태계 성숙도를 고려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2. 언어의 추상화 수준과 기초 컴퓨터 과학 지식의 관계

러스트의 소유권 및 생명주기(lifetimes) 모델은 개발자에게 메모리 관리 원리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며, 이는 시스템 프로그래밍 역량 함양에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러스트가 제공하는 추상화는, 일부 기초적인 컴퓨터 과학 원리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러스트는 안전한 메모리 관리를 언어 차원에서 강제하므로, 개발자는 C/C++처럼 수동 메모리 관리(malloc/free)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모리 누수(memory leak)나 이중 해제(double free)와 같은 오류를 직접 경험하고 해결할 기회가 적습니다.

마찬가지로, Vec<T>이나 HashMap<K, V>과 같은 표준 라이브러리의 자료구조를 사용하는 것과, 연결 리스트(linked list)나 해시 테이블(hash table)을 저수준 언어로 직접 구현하며 겪는 메모리 레이아웃 설계나 포인터 연산의 경험은 다른 차원의 학습입니다.

이는 특정 언어의 학습이 컴퓨터 과학의 모든 기초를 포괄할 수는 없음을 보여줍니다. 저수준 언어를 통한 직접적인 메모리 및 자료구조 구현 경험은, 러스트와 같은 언어가 제공하는 추상화의 가치와 그 내부 동작 원리를 이해하는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언어 기술의 숙달과 별개로, 자료구조, 알고리즘, 운영체제 등 컴퓨터 과학 기초 지식은 유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도구 의존성과 방어적 코딩의 관계

또한, 개발자 역량 모델에서 다루어지는 요소는 도구의 한계에 대한 인식입니다. 앞선 4.2절에서 분석된 바와 같이, “언어가 안전하다”는 명제가 “작성된 코드가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러스트 컴파일러는 메모리 오염(UB)을 방지하지만, 로직 오류로 인한 서비스 중단(panic)이나 가용성 저하를 방지하지는 않습니다.

언어의 안전성 보증에 대한 의존은 예외 상황 검증과 같은 방어적 코딩(defensive coding)의 수행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언어가 제공하는 안전성 보증의 범위를 파악하고, 해당 범위 밖의 영역(논리적 오류, 시스템 회복력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검증 및 규율을 적용하는 접근이 요구됩니다.

9.3 기술 공동체의 문화와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

특정 프로그래밍 언어의 지속성은 기술 자체의 특성뿐만 아니라, 공동체(community)의 문화와 관련됩니다. 공동체가 비판을 수용하는 방식과 신규 참여자를 대하는 태도는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에 영향을 미칩니다.

1. 비판과 피드백 루프의 역할

기술 생태계에서 외부의 비판이나 내부의 문제 제기는 피드백 메커니즘으로 기능합니다. C++, Ada, Go 등 다른 설계 철학을 가진 언어 커뮤니티와의 논의는, 특정 기술의 특징과 한계를 검토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따라서 공동체가 외부 피드백을 수용하고 처리하는 방식은 생태계의 성숙도와 관련됩니다. 일부 온라인 토론에서 관찰되듯, 기술적 비판에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향은 기술적 교류를 줄일 수 있습니다. 반면, 러스트 프로젝트의 RFC 프로세스처럼, 이를 공식적인 절차에 통합하는 문화는 생태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2. 신규 참여자 온보딩과 지식 공유 문화의 영향

기술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은 신규 참여자의 유입과 관련됩니다. 러스트 프로젝트는 공식적으로 행동 강령(Code of Conduct)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공식적인 지향점과 별개로, 일부 온라인 기술 포럼 등에서는 초심자의 질문에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는 패턴이 관찰됩니다.

  • 지식 부족 지적: 질문의 내용보다 질문자의 지식 부족이나 노력 부족을 언급하거나(“공식 문서를 먼저 읽어보십시오”), 질문의 전제 자체를 부정하는(“그러한 접근은 필요 없습니다”) 방식입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질문자에게 영향을 주어, 문제 해결을 지연시키거나 커뮤니티 참여 의지를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정보 제공 및 대안 제시: 질문자가 겪는 어려움에 공감하며, 문제의 원인이 개인의 역량보다는 기술 자체의 복잡성에 있음을 설명하고, 해결을 위한 정보나 대안을 제시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신규 참여자가 지식을 습득하도록 도우며, 공동체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여 기여자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합니다.

결론적으로, 기술에 대한 지지를 넘어 비판을 수용하는 자세와 신규 참여자를 대하는 지식 공유 문화는, 기술 생태계가 사회적 성숙으로 나아가는 데 영향을 미치는 요소입니다.

10. 결론: 생태계 지속 가능성을 위한 과제와 전망

10장에서는 러스트 생태계의 과제들을 제시하고, 본서의 논의를 종합합니다.

먼저 10.1절에서는 생태계의 질적 성숙과 산업 분야 확장을 위한 기술적, 정책적 과제들을 분석합니다. 이어서 10.2절에서는 러스트의 가치인 ‘안전성’과 ‘성능’을 공학적 맥락에서 재정의하고, 기술 선택을 위한 분석적 사고틀을 제안하며 책을 마무리합니다.

10.1 생태계의 구조적 개선을 위한 과제

러스트가 범용 시스템 프로그래밍 언어로 확장되기 위해서는, 언어의 기술적 특징과 더불어 생태계 전반의 질적 성숙이 과제로 제시됩니다. 본 절에서는 향후 러스트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적, 정책적 과제들을 분석합니다.

1. 기술적 과제: ABI 안정성과 설계 철학의 상충 관계

현재 러스트는 표준 라이브러리(libstd)의 안정적인 ABI(Application Binary Interface)를 제공하지 않으며,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정적 링킹(static linking) 방식을 사용합니다. 이는 바이너리 크기 증가의 원인 중 하나로, 자원이 제한된 시스템으로의 확장에 제약이 됩니다.

이러한 설계는 언어와 라이브러리의 개선과 최적화를 가능하게 하지만, 동적 링킹의 부재는 다른 언어와의 통합이나 시스템 라이브러리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제한합니다. 따라서 libstd의 ABI 안정화 여부는 ‘진화’와 ‘호환성’이라는 두 가치 사이에서 러스트 프로젝트가 선택해야 할 기술적 논점이 될 것입니다.

2. 생태계 과제: 라이브러리의 안정성과 신뢰성 확보

crates.io를 중심으로 한 러스트의 라이브러리 생태계는 양적으로 성장했으나, 질적인 측면에서는 개선의 여지가 있습니다. 다수의 핵심 라이브러리들이 1.0 미만의 버전으로 유지되고 있어 API의 불안정성을 내포하며, 소수 개인의 기여에 의존하는 유지보수 모델은 장기적인 신뢰성 확보에 잠재적 위험 요소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오픈소스 생태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안들이 활용됩니다.

  • 핵심 라이브러리에 대한 재정적/인적 지원: 재단이나 기업 후원을 통해 핵심 프로젝트의 유지보수를 지원합니다.
  • 성숙도 모델 도입: 라이브러리의 안정성, 문서화 수준, 유지보수 상태 등을 평가하는 등급 체계를 도입하여 사용자의 선택을 돕습니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들은 러스트 생태계가 질적 성숙으로 나아가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3. 확장성 과제: 산업 분야로의 적용을 위한 유연성

러스트의 적용 분야가 확장되기 위해서는, 언어와 생태계의 유연성 확보가 과제로 제시됩니다.

  • 언어 및 도구의 사용성: 빌림 검사기(borrow checker)의 분석 방식을 변경하는 ‘Polonius’ 프로젝트와 같이, 인지적 비용과 생산성에 관련된 작업은 언어의 접근성과 연관됩니다.
  • 실행 모델의 고려: 현재 러스트의 async 모델은 ‘무비용 추상화’에 기반합니다. Go의 고루틴(Goroutine)과 같은 경량 스레드(Green Thread) 모델을 선택적으로 제공하는 방안은, 네트워크 서비스 분야에서 러스트 채택의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 생태계 확장: 데스크톱 GUI, 데이터 과학 등 분야에 대한 라이브러리 개발 및 FFI(Foreign Function Interface) 기술은, 러스트의 활용 범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제들은 러스트 커뮤니티와 워킹 그룹(Working Group)을 통해 논의되고 있으며, 그 결과는 러스트의 위상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10.2 종합

본서는 러스트 언어의 특징과 담론을 분석하고, 다른 기술적 대안들과의 비교를 통해 공학적 상충 관계(trade-off)를 기술했습니다.

‘안전성’과 ‘성능’의 의미

러스트의 ‘안전성’과 ‘성능’은 기술적 정의 외에 공학적 맥락에서 고려될 수 있습니다.

  • 안전성(safety)의 확장: 컴파일 시점의 메모리 안전성 보증은 러스트의 기능입니다. 소프트웨어 시스템의 신뢰성은 프로그램의 논리적 정확성, 오류 발생 시 서비스 지속을 위한 회복력, 그리고 공동체의 협업 환경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다루어질 수 있습니다.
  • 성능(performance)의 확장: 러스트는 런타임 성능 최적화를 고려하여 설계되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의 효율성은 런타임 성능 외에 개발 생산성, 컴파일 시간을 포함한 피드백 루프의 속도, 유지보수 비용을 포함합니다. 런타임 성능과 다른 효율성 지표 간의 균형은 생태계의 고려사항입니다.

기술 선택을 위한 분석적 사고틀

기술을 평가할 때, 다음과 같은 분석적 사고틀을 적용하여 요소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1. 문제 영역 (Problem Domain): 해결하려는 문제의 요구사항은 무엇인가? 런타임 성능과 지연 시간인가(예: Rust, C++)? 개발 생산성과 시장 출시 속도인가(예: Go, C#)? 혹은 수학적 증명 가능성인가(예: Ada/SPARK)?
  2. 비용 분석 (Cost Analysis): 기술 채택에 수반되는 비용은 무엇이며, 조직의 리소스는 어떠한가? 런타임 비용(GC)과 개발자 학습 비용 및 컴파일 시간 사이의 상충 관계는 어떠한가? 상용 분석 도구나 전문 인력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가?
  3. 생태계 성숙도 (Ecosystem Maturity): 현재 생태계가 프로젝트의 요구사항에 부합하는가? 필수 라이브러리의 안정성과 신뢰성은 어떠한가? 공식 문서와 커뮤니티의 지원 수준은 어떠한가? 관련 기술 인력의 수급 현황은 어떠한가?
  4. 담론의 투명성 (Discourse Transparency): 해당 기술 공동체는 기술의 장점과 한계에 대해 논의하는가? 외부 비판에 대한 논의는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가? 신규 참여자의 질문과 학습을 지원하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가?
  5. 실패 시나리오의 허용 범위 (Allowable Range of Failure Scenarios): 단 한 번의 패닉으로 시스템이 중단되어서는 안 되는 미션 크리티컬 환경인가? 이러한 환경에서는 컴파일 타임의 메모리 안전성보다 런타임의 회복력(Java/C#)이나 무결점 증명(Ada/SPARK)이 우선시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질문들은 기술의 여러 측면을 고려하여, 제약 조건과 목표에 따른 공학적 결정을 내리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에필로그 (Epilogue)

본서는 러스트 언어의 기술적 특징과 담론을 역사적, 공학적 맥락에서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러스트는 컴파일 시점의 메모리 안전성 보증 기능을 제공함이 확인됩니다.

러스트의 설계 원칙들—소유권 모델, 무비용 추상화, 타입 시스템을 통한 오류 처리—은 C++의 RAII, Ada/SPARK의 안전성 모델, 그리고 함수형 프로그래밍 등 기존 아이디어들을 통합하고 강제한 결과물이며, 이 과정에서 학습 곡선, 컴파일 시간, 바이너리 크기, 디자인 패턴 구현의 복잡성과 같은 공학적 상충 관계(trade-off)를 수반합니다.

또한, 기술 공동체 내에서 기술적 우위를 강조하는 서사가 형성될 때, 이는 기술에 대한 평가와 타 생태계와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관찰되었습니다. 이는 커뮤니티 전체가 아닌, 본서의 분석 대상인 일부 담론에서 나타나는 특징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 운영체제 경쟁 사례에서도 발견되는 패턴으로, 기술적 선택이 집단의 정체성과 연결될 때 나타나는 사회적 역학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의 분석은 특정 기술에 대한 평가가 목적이 아닙니다. 이는 기술이 사회적 현상으로 다루어지는 과정과 담론의 구조를 분석하는 시도입니다. 이 논의는 개발자와 기술 공동체가 문제 해결을 위해 적합한 도구를 선택하는 공학적 접근 방식을 고려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부록: 기술 토론에서 관찰되는 논증 오류 사례 분석

이 부록은 본문에서 논의된 소통 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온라인 기술 토론에서 관찰되는 논증 패턴의 유형을 분석합니다. 제시된 사례들은 논증 오류를 설명하기 위한 예시입니다. 각 사례는 익명으로 처리되었으며, 논증 구조와 그것이 토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사례 1: 인신공격의 오류 (ad hominem)

  • 맥락: 한 개발자가 러스트의 학습 곡선과 async의 복잡성이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지적했을 때, 일부 사용자들은 기술적 논점 외에 발화자를 언급하는 응답을 보이는 경향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 관찰된 응답: “솔직히 말해서, 당신이 async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러스트의 문제가 아니라 당신의 능력 문제입니다. 아마 당신은 복잡한 시스템을 다룰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네요. 더 쉬운 언어로 돌아가는 것을 고려해보세요.”
  • 분석: 이 응답은 제기된 기술적 비판(학습 곡선, async의 복잡성)을 논의하는 대신, 주장을 제기한 개인의 역량과 자질을 언급합니다. 이는 논점의 본질을 벗어나 상대방을 공격하는 인신공격의 오류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논증 방식은 기술적 토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 사회-기술적 원인 분석: 이러한 유형의 반응은 러스트 커뮤니티의 ‘안전성’에 대한 정체성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메모리 안전성이 기술적 기능을 넘어 러스트의 가치나 철학으로 여겨질 때, async나 빌림 검사기(borrow checker)와 같은 안전성 구현 요소에 대한 비판은 기술 자체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논의는 “이 기능에 어떤 문제가 있는가?”에서 “왜 당신은 이 기능을 이해하지 못하는가?”로 전환되며, 비판의 주체를 기술이 아닌 개인의 역량 문제로 돌리는 인신공격의 오류가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됩니다.

사례 2: 발생학적 오류 (genetic fallacy) 및 정황적 오류

  • 맥락: 러스트의 빌림 검사기(borrow checker)는 컴파일 시점에 메모리 접근 규칙을 검사하여 데이터 경쟁과 같은 오류를 방지하는 기능입니다. 한 C++ 사용자는 이 빌림 검사기가 특정 상황에서 개발자의 유연성을 제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일부 사용자들은 주장의 내용이 아닌 배경이나 동기를 언급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 관찰된 응답: “당신이 러스트의 규칙을 ‘제약’이라고 느끼는 것은, 수십 년간 C++의 ‘안전하지 않은’ 방식에 익숙해져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저항감’을 보이는 것일 뿐입니다. 이는 기존 방식에 대한 애착에서 비롯된 편향된 시각입니다.”
  • 분석: 이 응답은 주장의 내용을 반박하기보다, 주장을 하게 된 동기나 배경(C++에 대한 익숙함)을 문제 삼습니다. 이는 주장의 출처나 동기를 근거로 주장을 평가하는 발생학적 오류의 한 형태로 볼 수 있으며, 기술적 논점을 심리적 분석으로 전환시키는 효과를 가집니다.
  • 사회-기술적 원인 분석: 이러한 오류는 러스트 담론을 형성하는 ‘C++ 대안 서사(narrative)’ 에 기반을 둡니다. 이 서사 안에서 C++은 종종 ‘안전하지 않은 과거’로 규정됩니다. 따라서 C++ 배경을 가진 사용자의 비판은 그 내용과 무관하게, ‘과거의 방식’에 익숙한 인물의 시각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이는 비판의 기술적 본질을 탐구하기보다 출처를 문제 삼아 주장을 기각하려는 발생학적 오류가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합니다.

사례 3: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 (straw man fallacy)

  • 맥락: 한 블로그 게시물에서 러스트의 Result 타입과 Java의 ‘체크 예외’를 비교 분석하는 주장이 제시되었을 때, 일부 사용자들은 이를 변형하여 공격하는 패턴을 보이기도 합니다.
  • 관찰된 응답: “그래서 당신의 주장은 ‘러스트의 오류 처리가 쓸모없다’는 것입니까? panicResultnull 포인터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시는군요. 당신은 그냥 모든 것을 try...catch로 감싸는 게으른 코딩을 하고 싶은 것뿐입니다.”
  • 분석: 이 응답은 원문의 비교 분석(“…에 비해 부족한 점이 있다”)을 “쓸모없다”는 주장으로 변형한 뒤, 그 변형된 주장을 공격합니다. 이는 상대방의 실제 주장이 아닌, 공격하기 쉽게 만든 허수아비를 공격하는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straw man fallacy)에 해당하며, 토론에 영향을 미칩니다.

  1. 프로그램이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메모리를 자동으로 찾아 정리해주는 시스템 

  2. Ada와 SPARK는 정형 검증(formal verification) 기법을 사용하여 프로그램의 모든 가능한 실행 경로에서 특정 속성(예: M. 런타임 오류 부재, 논리적 정확성)이 수학적으로 증명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는 러스트의 빌림 검사기가 제공하는 메모리 안전성 보증과는 다른 포괄적인 안정성 수준을 제공하며, 항공 관제, 원자력 발전소 제어 시스템 등 특정 수준의 안전과 신뢰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활용되어 왔습니다. (참고: AdaCore 문서, SPARK User’s Guide 등) 

  3. The Rustonomicon, “Meet Safe and Unsafe”. “When we say that code is Safe, we are making a promise: this code will not exhibit any Undefined Behavior.” https://doc.rust-lang.org/nomicon/meet-safe-and-unsafe.html 

  4. 이 기능은 주로 외부 C 라이브러리와의 경계(FFI)에서 발생하는 예외 처리나, 스레드 풀과 같이 특정 스레드의 실패가 전체 시스템 중단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목적으로 설계되었습니다. 

  5. C++ Core Guidelines: 비야네 스트롭스트룹과 허브 서터가 시작한 코딩 지침입니다. 소유권, 자원 관리, 인터페이스 설계 등의 영역을 포괄하며 C++ 프로그래밍을 위한 권장 사항을 제공합니다. 다양한 정적 분석 도구가 이 규칙들의 자동 검사를 지원합니다. (참고: https://isocpp.github.io/CppCoreGuidelines/

  6. JetBrains, “The State of Developer Ecosystem 2023”, C++ 섹션. 보고서에 따르면, C++17과 C++20이 널리 사용되나, 상당수의 프로젝트가 C++11 이전 표준을 사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7. Matthew Prince, “2025년 11월 18일 Cloudflare 서비스 중단”, Cloudflare Blog, 2025-11-18. https://blog.cloudflare.com/ko-kr/18-november-2025-outage/ 

  8. 패키지 크기는 알파인 리눅스 v3.22 안정 릴리스의 공식 패키지 데이터베이스에서 제공하는 ‘설치 크기(Installed size)’를 참조하였습니다. 이 표의 목적은 특정 시점의 최신 성능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각 언어 생태계의 설계 방식이 바이너리 크기에 미치는 구조적 경향성을 보여주는 데 있습니다. 이러한 근본적인 경향성은 안정 릴리스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폭의 패치 업데이트나 버전 변화에 의해 크게 좌우되지 않으므로, 데이터의 재현성과 논지의 일관성을 위해 특정 안정 릴리스를 기준으로 채택하였습니다. 참조된 각 패키지의 버전은 표에 명시된 바와 같습니다. 

  9. 분석은 linux-6.15.5.tar.xz 아카이브의 압축을 해제한 뒤, 소스 코드 루트 디렉터리에서 별도의 옵션 없이 cloc . 명령을 실행하여 얻은 결과입니다. 이 정보는 독자가 동일한 방법으로 분석 결과를 직접 검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공됩니다. 

  10. 본문에서 사용하는 ‘만능 해결책 서사(silver bullet narrative)’는 특정 기술이나 커뮤니티를 폄하하려는 의도가 아닌, 기술 사회학에서 사용되는 분석적 용어입니다. 이는 복잡한 문제에 대해 단순화된 단 하나의 기술적 해결책이 존재한다고 믿는 경향을 지칭하며, ‘기술적 개선주의(technological triumphalism)’와도 맥락을 같이합니다. 이 용어는 해당 담론의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었습니다.  2

  11. 본 4부에서 진행되는 담론 분석은 특정 개인이나 비공개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하지 않습니다. 분석의 근거는 X(구 트위터), Hacker News, Reddit(예: r/rust, r/programming)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공개 토론, “Why Rust?”를 주제로 하는 다수의 기술 블로그 게시물, 그리고 관련 기술 콘퍼런스 발표의 질의응답 등, 누구나 접근 가능한 공개된 정보에 나타난 반복적인 논증 패턴에 대한 정성적 관찰에 기반합니다. 본 분석의 목적은 이러한 담론의 통계적 빈도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구조와 논리를 이해하는 데 있습니다. 

  12. ‘M$’는 1990년대 일부 리눅스 및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상업적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사용된 표현입니다. 이는 ‘Microsoft’의 ‘S’를 돈을 상징하는 달러 기호($) 로 바꾸어(M$, Micro$oft), 회사의 상업주의를 비판하는 의도를 담고 있습니다. 

  13. RTFM은 ‘Read The Fucking Manual’의 약어로, ‘그 빌어먹을 설명서나 읽어라’는 의미를 가진 비격식적인 표현입니다. 이는 초보적인 질문을 하는 사용자에게 스스로 답을 찾으라고 요구하는, 1990년대 해커 문화의 배타적인 단면을 보여주는 용어로 사용되곤 했습니다. 

  14. 주장의 내용이 아닌 출처나 동기를 근거로 주장의 가치를 평가하는 이러한 방식은 ‘발생학적 오류(genetic fallacy)’에 해당합니다. (부록 ‘사례 2: 발생학적 오류’ 참고) 

  15. 제기된 비판의 타당성이 아닌, 주장을 제기한 개인의 역량이나 자질을 문제 삼는 것은 ‘인신공격의 오류(ad hominem)’에 해당합니다. (부록 ‘사례 1: 인신공격의 오류’ 참고) 

  16. 진정한 스코틀랜드인의 오류(No True Scotsman Fallacy): 영국의 철학자 안토니 플루(Antony Flew)가 명명한 논증 오류. 가령 “스코틀랜드인은 죽에 설탕을 넣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가, “하지만 제 주변의 스코틀랜드인은 설탕을 넣어 먹던데요”라는 반박을 받자, “‘진정한’ 스코틀랜드인이라면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말을 바꾸는 식입이다. 이처럼 논증의 대상을 ‘진정한’이라는 임의의 기준으로 한정하여 반박을 원천적으로 회피하려는 시도를 의미합니다. 

  17. Thomas Claburn, “Rust Foundation apologizes for bungled trademark policy”, The Register, April 17, 2023. https://www.theregister.com/2023/04/17/rust_foundation_apologizes_trademark_policy/ 

  18. Rust Foundation, “Rust Trademark Policy Draft Revision & Next Steps,” Rust Foundation Blog, April 11, 2023. https://rustfoundation.org/media/rust-trademark-policy-draft-revision-next-steps/ 

  19. National Security Agency, “Software Memory Safety,” CSI-001-22, November 2022. https://media.defense.gov/2022/Nov/10/2003112742/-1/-1/0/CSI_SOFTWARE_MEMORY_SAFETY.PDF 

  20. Office of the National Cyber Director, “Back to the Building Blocks: A Path Toward Secure and Measurable Software,” February 2024. https://bidenwhitehouse.archives.gov/wp-content/uploads/2024/02/Final-ONCD-Technical-Report.pdf 

  21. Microsoft Security Response Center, “A Proactive Approach to More Secure Code”, 2019-07-16. https://msrc.microsoft.com/blog/2019/07/16/a-proactive-approach-to-more-secure-code/ 

  22. Google은 여러 프로젝트에서 메모리 안전성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Chrome: “The Chromium project finds that around 70% of our serious security bugs are memory safety problems.”, The Chromium Projects, “Memory-Safe Languages in Chrome”, https://www.chromium.org/Home/chromium-security/memory-safety/ (해당 페이지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됩니다)
    Android: “Memory safety bugs are a top cause of stability issues, and consistently represent ~70% of Android’s high severity security vulnerabilities.”, Google Security Blog, “Memory Safe Languages in Android 13”, 2022-12-01. https://security.googleblog.com/2022/12/memory-safe-languages-in-android-13.html 

  23. Discord Engineering, “Why Discord is switching from Go to Rust”, 2020-02-04. https://discord.com/blog/why-discord-is-switching-from-go-to-rust 

  24. Linkerd, “Under the Hood of Linkerd’s Magic”, Linkerd Docs. https://linkerd.io/2/reference/architecture/#prox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