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빨러'에게 속아 러스트에 인생을 낭비하지 마세요 (TIOBE 데이터 및 GPU 사례 기반)

온갖 커뮤니티와 블로그에 ‘러스트가 미래다’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들을 ‘러빨러’라고 부릅니다. 그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당신의 소중한 시간과 경력을 낭비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제는 객관적인 데이터와 구체적인 사례를 기반으로 이 글을 씁니다.

물론, 러스트는 기술적으로 훌륭한 언어입니다. 하지만 개발자의 커리어는 기술적 이상향이 아닌 ‘시장’의 현실 위에서 만들어집니다. ‘러빨러’들이 절대 말해주지 않는, 숫자가 증명하는 차가운 현실을 짚어보겠습니다.

1. 숫자가 말해주는 냉정한 현실 (TIOBE 지표)

감정이 아닌 객관적인 지표를 봅시다. 2025년 7월 TIOBE 지표에 따르면, 러스트의 순위는 18위입니다.

이게 어느 정도 수준이냐면, 한때 ‘옛날 언어’ 취급받던 비주얼 베이직(8위), Ada(9위), 델파이(10위), 심지어 포트란(12위)보다도 낮은 순위입니다. ‘새로운 시대의 시스템 언어’라는 화려한 수식어와는 너무나도 거리가 멉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작년 13위에서 무려 5계단이나 하락했다는 사실입니다. ‘미래’라고 불리는 언어의 인기가 오히려 떨어지고 있는 이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TIOBE 측은 보고서에서 이렇게 평했습니다.

러스트, 코틀린, 다트, 줄리아는 어디에 있는가? 명백하게, 구관이 명관인 것 같다. (Where are Rust, Kotlin, Dart, and Julia? Apparently, established languages are hot.)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러스트 엔지니어에 대한 시장의 수요는 폭발하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정체되거나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것이 당신이 마주할 현실입니다.

2. 사례 연구: ‘모든 GPU를 위한 Rust’라는 허상

러스트의 과대광고가 현실과 어떻게 충돌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GPU 통합’ 프로젝트입니다. 최근 “하나의 Rust 코드로 모든 GPU를 정복한다”는 멋진 시도가 있었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러스트의 근본적인 한계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추상화’라는 이름의 비싼 세금

이 프로젝트의 아키텍처는 Rust 코드 → SPIR-V → Naga 변환 → HLSL/MSL → GPU 드라이버 와 같은 복잡한 ‘루브 골드버그 장치’입니다. 모든 추상화 계층은 성능 저하와 제어권 상실이라는 비싼 세금을 요구합니다. C++/CUDA가 하드웨어로 가는 직선 도로라면, 이 방식은 여러 갈래의 비포장도로를 거치는 것과 같아 예측 불가능하고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만능’은 ‘최고’가 될 수 없다

‘한 번 작성으로 어디서든 실행’이라는 구호는 결국 ‘최소 공통 분모’의 함정에 빠집니다. NVIDIA의 Tensor Core, Apple의 Unified Memory 같은 각 하드웨어의 핵심적인 장점을 포기해야만 범용성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는 모든 플랫폼에서 ‘그럭저럭’ 돌아가는 코드를 만들 뿐, 어느 곳에서도 ‘최고’의 성능을 내지 못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넘을 수 없는 ‘생태계’의 벽

NVIDIA의 CUDA는 단순히 언어가 아니라 cuDNN, TensorRT 같은 라이브러리와 NSight 같은 강력한 도구로 이루어진 거대한 생태계입니다. 러스트가 이 모든 것을 단기간에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는 GPU뿐만 아니라 다른 전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3. ‘안전’의 대가: 극악의 생산성

이러한 문제는 GPU 같은 특수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러스트의 자랑인 ‘메모리 안전성’은 공짜가 아니며, 그 대가는 개발자의 시간과 정신력, 즉 생산성입니다. 악명 높은 소유권과 빌림 검사기는 간단한 로직 하나를 구현하는 데도 몇 시간씩 컴파일러와 씨름하게 만듭니다.

물론 OS 커널처럼 극도의 안정성이 필요하다면 가치가 있겠지만, 99%의 일반적인 프로젝트에서 이 정도의 비용을 치를 필요가 있을까요? 이런 punishing한 학습 곡선과 개발 경험이 바로 러스트가 TIOBE 18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핵심적인 이유 중 하나입니다.

4. 특수 목적과 실전 투입의 현실

시장은 ‘만능’이 아닌 ‘특화된 최고’를 원합니다. TIOBE 보고서에서 CEO가 러스트가 아닌 Ada(9위)를 미래의 생존자로 꼽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수학적으로 검증된 안전성’이라는 특수한 목적에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 최고의 성능이 필요하면 C++/C를 씁니다. (TIOBE 2, 3위)
  • 최고의 생산성(AI/웹)이 필요하면 Python/Java를 씁니다. (TIOBE 1, 4위)
  • 최고의 안전성이 필요하면 Ada를 고려합니다. (TIOBE 9위)

더욱이, 러스트 기반의 프로젝트들은 Nightly 버전에 의존하거나 미성숙한 디버깅 경험 등 상업적으로 실전에 투입하기에는 심각한 리스크를 안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 데이터에 기반하여 현명하게 판단하라

러스트는 특정 소수 분야(시스템, 블록체인 등)의 전문가에게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개발자, 특히 커리어를 시작하는 주니어에게 러스트에 ‘인생을 거는’ 행위는 TIOBE 데이터가 보여주듯 매우 위험한 도박입니다.

‘러빨러’들의 종교와도 같은 맹신을 경계하십시오. 그들은 기술의 장점만 부풀리고, 숫자로 증명된 현실을 외면합니다. 부디 기술의 하이프에 휘둘리지 말고, 당신의 커리어와 프로젝트에 실제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데이터에 기반하여 냉정하게 판단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