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GER 리츠 ETF, 시장의 외면 속 숨겨진 기회 분석

들어가며: ‘리츠(REITs)’란 무엇일까요?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리츠’라는 개념을 먼저 간단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리츠(REITs)는 영어로 ‘Real Estate Investment Trust’의 약자이며, 한국어로는 ‘부동산 투자 신탁’이라고 부릅니다.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대형 오피스 빌딩, 쇼핑몰, 물류센터 등 수익이 나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회사를 말합니다.

투자자는 리츠 주식 한 주를 사는 것만으로도 거대 부동산의 간접적인 주인이 될 수 있으며, 리츠는 법적으로 (「부동산투자회사법」 제28조) 발생한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투자자에게 배당해야 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즉, 소액으로 우량 부동산에 투자하여 안정적인 임대 수익(배당)을 얻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금융 상품입니다.

※ 참고: 부동산투자회사법 제28조 (배당)

① 부동산투자회사는 「상법」 제462조제1항에 따른 해당 연도 이익배당한도의 100분의 90 이상을 주주에게 배당하여야 한다. 이 경우 「상법」 제458조에 따른 이익준비금은 적립하지 아니한다.

(이하 생략)


시장의 미스터리: 왜 리츠는 잠잠할까?

2025년 주식 시장에는 흥미로운 현상이 있습니다. 정권 교체와 경기 부양 기대감으로 ‘KODEX 건설’과 같은 건설주 ETF는 폭등하는데, 같은 부동산/인프라 테마를 공유하는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는 왜 4,200원 선에서 미동조차 않는 것일까요?

이 글에서는 그 이유를 분석하고, 현재의 상황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현재의 부진, 세 가지 이유

시장이 TIGER 리츠에 대해 관망세를 보이는 이유는 다음과 같이 분석해 볼 수 있습니다.

  1. ‘안전 자산’과의 수익률 경쟁: 리츠가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현재의 ‘높은 금리’ 그 자체입니다. 예를 들어, 은행에 돈을 넣어두기만 해도 연 5%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면, 투자자들은 굳이 원금 손실의 위험을 감수하며 리츠에 투자할 매력을 느끼지 못합니다. 즉, 리츠의 배당수익률이 은행 예금 금리라는 ‘안전한 대안’에 비해 압도적으로 좋지 않은 이상, 큰 자금이 유입되기 어려운 것입니다. 아직 금리가 본격적으로 인하되지 않은 현재가 바로 이 상황에 해당합니다.
  2. 높은 이자 비용 부담과 금리 인하의 시차: 리츠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기대감’보다 ‘실제 금리 수준’과 그로 인한 ‘이자 비용 부담’입니다. 리츠는 일반적으로 높은 부채 비율(레버리지)을 활용하여 자산을 매입하는데, 아직 한국은행이 금리를 본격적으로 내리지 않은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 저금리 시기에 빌렸던 대출의 만기가 돌아오면, 현재의 높은 금리로 대출을 연장(차환)해야만 합니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이자 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배당으로 지급할 수 있는 이익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져 주가를 직접적으로 짓누르고 있는 것입니다.
  3. 오피스 공실률의 그림자: 재택근무 확산 등으로 서울 주요 권역의 오피스 공실률이 높아진 점 역시, 리츠의 핵심 수익인 임대료에 대한 우려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핵심 투자 포인트: 데이터로 검증하는 높은 배당 매력

이 ETF의 가장 큰 매력은 ‘안정적인 월배당’입니다. 공식 데이터를 통해 실제 배당금과 수익률을 직접 계산해 보겠습니다.

  • 최근 1년간 주당 배당금 내역 (2024년 6월 ~ 2025년 5월)
지급기준일 주당 분배금(원)
2025-05-30 33
2025-04-30 33
2025-03-31 33
2025-02-28 41
2025-01-31 8
2024-12-30 15
2024-11-29 10
2024-10-31 29
2024-09-30 45
2024-08-30 32
2024-07-31 12
2024-06-28 41
합계 332
  • 현재 기준 연간 배당수익률 계산

    (연간 주당 배당금 332원 / 현재 주가 약 4,200원) * 100 = 약 7.9%

약 7.9%에 달하는 배당수익률은 이 ETF를 단순한 주식이 아닌, ‘고금리 채권’과 유사한 ‘수익형 자산’으로 만들어줍니다. 이 꾸준한 월배당은 금리 인하라는 핵심적인 변화를 기다리는 동안, 주가 변동성을 견디게 해주는 ‘안전마진’ 역할을 합니다.

반전을 위한 기회 요인들

하지만 이러한 우려 속에서도, 하반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두 가지 강력한 기회 요인이 있습니다.

  1. ‘만약’이 아닌 ‘언제’의 문제: 금리 인하 가장 강력한 촉매제는 ‘금리 인하’이며, 이는 더 이상 막연한 기대가 아닌 여러 데이터로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① 안정된 물가: 최근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하며, 한국은행의 목표치인 2% 내로 완전히 진입했습니다. 금리 인상을 정당화했던 가장 큰 걸림돌이 제거된 것입니다.
    ② 둔화된 경기: 1분기 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하회하고, 주요 기관들이 연간 성장률 전망을 1% 초반으로 하향 조정하는 등, 경기 둔화 신호가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중앙은행이 경기 방어를 위해 금리를 인하할 명분을 제공합니다.
    ③ 미국의 정책 전환: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월러 이사가 직접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만약 우리나라만 먼저 금리를 내리면, 더 높은 이자를 주는 미국으로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환율 상승) 위험이 있는데, 미국도 같이 내리면 그런 걱정이 줄어듭니다. 즉, 한국은행은 외국인 자금 유출이나 환율 상승에 대한 부담을 덜고 더 편안하게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정책적 공간’을 확보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시장이 미국 연준의 움직임을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이 세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되고 있기에, 2025년 하반기 금리 인하는 더 이상 ‘가능성’의 영역이 아니라 ‘시점’의 문제입니다.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리츠의 가장 큰 부담이었던 이자 비용이 줄고 배당 매력은 더욱 극대화되며, 보유한 부동산 자산의 가치도 재평가될 수 있습니다.

  2. ‘키 맞추기’와 자금의 이동: 주식 시장의 자금은 항상 초과수익을 찾아 움직입니다. 건설주가 이미 60% 가까이 폭등한 현시점에서, 스마트 머니는 다음 투자처를 찾기 시작할 것입니다. 금리 인하가 현실화되는 순간, 시장의 자금은 ‘정책 기대주’에서 ‘금리 인하의 직접적인 수혜주’인 리츠로 이동하는 ‘자금의 대순환(Great Rotation)’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장기 리스크: 인구 감소, 그리고 방어 논리

물론, 인구 감소는 한국 부동산 자산 전체를 짓누르는 거대한 구조적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 ETF는 서울 중심업무지구의 프라임 오피스, 최첨단 물류센터, 대형 쇼핑몰, 그리고 사회기반시설 등 다양한 우량자산에 분산 투자함으로써 개별 자산의 리스크를 방어합니다. 지방의 낡은 아파트와 서울 중심업무지구(CBD)의 프라임 오피스는 완전히 다른 자산입니다.

투자 시나리오: 5억원 투자 시 세후 월 현금흐름

참고: 아래 계산은 세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적인 정보이며, 개인의 소득 상황에 따라 실제 세액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세무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1. 투자 주식 수: 5억원 / 4,200원 = 약 119,047주
  2. 세전 연간 배당금: 119,047주 * 332원 = 약 3,952만원
  3. 세금: 연간 금융소득(이자+배당)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됩니다. 약 3,952만원의 배당소득은 이 기준을 초과하므로, 개인의 다른 소득과 합산되어 누진세율을 적용받습니다. 실효세율을 보수적으로 20~25%로 가정해 보겠습니다.
  4. 세후 월 현금흐름: 세전 월평균 배당금(약 329만원)에서 세금을 제외하면, 최종 수령액은 매월 약 245만원에서 265만원 사이가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결론 및 투자 시 고려사항

시장의 소음과 단기적인 비관론이, 금리 인하라는 거대한 변화의 의미를 가리고 있을 수 있습니다. TIGER 리츠의 현재 주가 흐름은 리스크 요인을 반영하고 있지만, 동시에 논리적이고 용기 있는 투자자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안정적인 월배당은 이 모든 변화를 기다리는 동안 투자자가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따라서 시장을 면밀히 관찰하며, 이 배당금을 받으면서 분할 매수를 통해 비중을 조절하는 전략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 면책 조항 (Disclaimer)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 또는 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모든 투자의 최종 결정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